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품고 자라는 이주배경아동.같은 공간에 있지만, 제도와 환경의 문턱 앞에서는 여전히 혼자 서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세이브더칠드런은 모든 아이가 ‘아동’ 그 자체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와 함께 <이주배경아동 삶의 질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주배경아동(34.6%)의 물질적 결핍 경험은 비이주배경아동(17.1%)의 두 배에 가까웠습니다.물질적 결핍은 단순한 소득 부족이 아닌 하루 세 끼 식사, 신선한 과일과 채소, 연령에 맞는 책 등 아동이 일상에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생활과 경험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상태를 뜻합니다.
하루 세 끼는 반복되는 일상처럼 보입니다.하지만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한 끼는 몸이 자라고, 가족과의 대화가 오가는 시간입니다.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이 ‘굶지 않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자라도록 식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편의점에 집중된 한 끼매년 약 27만 명의 아동이 결식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국회·지자체 자료 분석에 따르면, 아동급식카드 사용의 약 40% 가 편의점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배고픔은 면할 수 있지만, 균형 잡힌 식사를 이어가기에는 어려운 환경입니다. 굶지 않는 것과 건강하게 자라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건강한 한 끼를 꾸준히 이어왔습니다.저염 건강식과 밀키트를 통해 아이들이 더 다양한 음식을 경험하고, 가족이 함께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이 생겼습니다.인스턴트 식품 섭취가 줄고, 식탁에서 대화가 오가는 변화도 나타났습니다.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아이들의 일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습니다.
조손가정은 부모 대신 조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가정입니다.이는 친인척이나 다른 가정이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위탁’의 한 형태입니다. 이미 부모의 역할을 마친 세대가 다시 아이를 책임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체력과 경제적 부담, 세대 차이에서 오는 갈등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가정은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자리입니다.
흔들리는 자리에서 다시 배우는 시간세이브더칠드런은 대구·전북·충북·부산 4개 가정위탁지원센터와 함께 <가정위탁 양육코칭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136명의 아동과 112명의 보호자가 참여해 가정 안의 갈등을 함께 돌아보고 관계를 다시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 아니라, 각 가정의 상황에 맞춰 함께 배우고 조정해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숫자로 확인된 변화프로그램 이후 조부모의 양육스트레스는 줄어들고, 가족 간 의사소통과 관계 만족도는 높아졌습니다.지시가 질문으로 바뀌고, 꾸중 대신 설명이 늘어났습니다. 아이를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를 가진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가정위탁은 ‘대체 가정’이 아니라 지금 아이가 살아가는 현재의 가정입니다. 관계의 변화를 통해, 우리는 아이의 오늘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캄보디아에서 온 이주여성입니다. 한국에서 교제하던 사람과의 관계에서 임신을 하게 되었지만, 그 사실을 알린 뒤 돌아온 것은 폭력과 외면이었습니다. 쉼터에 머물다 34주 만에 아이를 일찍 낳았습니다. 건강보험이 없어 치료비는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었습니다. 그때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치료비와 육아 지원, 법률 상담까지 도움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아이는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고, 저도 다시 삶을 이어갈 힘을 얻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춘기 아들과 대화가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밀키트를 받던 날, 아이가 ‘이건 내가 해볼게.’라고 먼저 말하더라고요. 함께 요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고, 관계가 많이 부드러워졌습니다. 늦게 퇴근해 식사를 챙기지 못해 늘 미안했는데, 영양가 있는 반찬과 밀키트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7세 지석이(가명)는 또래 관계의 어려움으로 점점 말을 줄였습니다. 학교에서의 좌절은 집으로 이어졌고, 할머니와의 대화도 사라져 갔습니다. 코칭은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에서 시작됐습니다. 서로의 말을 끝까지 듣고, 질문을 던지고, 기다리는 시간. 지석이는 처음으로 말했습니다. “화가 난 게 아니라, 그냥 속상했어요.” 할머니는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는 손주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