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하단바로가기
열기
HOME > 기관안내 > 세이브더칠드런이야기 > 나눔이야기

기관안내

후원하기

나눔이야기

글조회
다운이의 말리이야기 ⑤ - 아픈 세구가 보건센터를 찾지 않았던 이유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1-08-29 조회수 7023


글: 문다운(세이브더칠드런 해외파견단원)

안녕하세요. 말리(Mali)의 현장 속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문다운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제가 요로쏘(Yorosso)의 쿠리(Koury)에서 만난 한 아동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아동의 이름은 세구(Seygou), 이제 30개월 된 남자아동입니다. 제가 세구를 만난 건 출장 차 쿠리의 지역보건센터(CSCom)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세구는 보건센터를 찾은 여러 아동 속에서도 한눈에 띌 만큼 마르고 작았습니다. 게다가 마른 팔다리와는 대조적으로 손과 발이 퉁퉁 부어있었고, 몸 전체에 걸쳐 작은 상처처럼 보이는 피부병도 앓고 있었습니다. 쿠리 보건센터의 의사는 세구가 부종과 피부병을 동반한 영양실조를 앓고 있으며 상태가 심각하니 더 큰 단위의 의료시설인 요로쏘의 제2차 지역보건센터(CSRef)로 세구를 후송할 것을 권하였습니다. 우리는 세구와 함께 요로쏘에 있는 제2차 지역보건센터(CSRef)로 갔습니다. 30개월 된 세구는 키 84cm에 몸무게 8.46kg, 중증영양실조였습니다. 같은 연령의 한국 남아 평균 키가 90cm에 몸무게 14kg인 것을 감안하면 세구의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그전까지 세구는 한번도 보건센터를 찾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세구의 상태가 왜 이토록 심각하게 되었는지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온 세구의 아버지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세구의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세구는 처음에 얼굴과 발이 붓는 증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 후 온 몸에 걸쳐 작은 상처처럼 생긴 것들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아버지는 세구를 보건센터로 데려오는 대신 나무잎사귀 등으로 만든 전통치료약을 만들어 먹이고 발라줬습니다. 영양실조 증세는 모유나 우유, 이유식 등 영양가 높은 다른 음식은 전혀 먹이지 않고 '부이(bouillie)'라고 불리는 쌀로 만든 묽은 죽만 먹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가 세구를 보건센터에 데려오는 대신 전통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받게 하고, 세구에게 부이만을 먹인 이유가 가정의 경제적인 상황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상태가 이렇게 심해질 때까지 왜 병원에 데려오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한 아버지의 답변은 저로선 참으로 의외였습니다. 이유인즉 마을 어른들이 세구의 아버지에게 말하길 보건센터로 데려가 현대적인 치료를 받게 하면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하루아침에 2살 된 자녀를 고열로 잃은 세구의 아버지는 그 말에 겁을 먹고 전통적인 치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아이에게 우유 말고 부이를 먹이라고 한 것도 마을의 전통치료사를 비롯한 어른들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이번 사례에서는 이 어린 아동을 그토록 고통 받게 했던 것은 가난도, 의료시설의 미비도 아닌 잘못된 인식과 영양에 대한 기초지식의 부족이었습니다.

우리는 세구를 제2차 지역보건센터(CSRef)의 영양회복센터(CRENI)에 입원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세구의 아버지와 함께 마을 어른들을 만나 상황을 알아 보기 위해 세구가 사는 마을을 찾았습니다. 마을은 쿠리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우리는 마을의 촌장님을 비롯한 어르신들을 만나 인사를 드린 후 세구의 상태와 이렇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아동의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경우 즉시 보건센터로 데리고 가야 하며 다양한 음식을 통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의 경우 단백질 부족으로 키가 자라지 않으면서 머리와 배만 커지고, 팔·다리의 살이 많이 빠지는 '콰시오커(kwashiorkor)' 증상이 종종 동반되곤 하는데, 말리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땅콩버터가 이를 예방하는 데 매우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을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세구의 다른 형제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 세구의 형인 무사(Moussa)는 정수리 부분의 머리가 많이 빠져있었습니다. 일종의 피부병이라고 현지직원이 설명해주었습니다. 우리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의 한 여인이 어린 딸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녀는 딸의 몸에도 자꾸 무언가가 난다며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말리의 많은 마을 아동에게 흔히 나타나는 이런 종류의 피부병은 대개 마시는 물과 관련이 깊습니다. 세구가 살고 있는 마을 역시 비위생적으로 관리되는 전통우물을 마을의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전통우물은 주변에 담도 둘러져 있지 않은 맨 바닥에 파여있고 대개 뚜껑이 없어 비가 오면 주변의 흙뿐 아니라 가축의 배설물을 비롯한 오물들이 우물로 흘러 들어 가게 됩니다. 이러한 비위생적인 수원은 피부병뿐 아니라 전 세계 5세 미만 영유아사망원인의 약 14%를 차지하는 설사병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전통우물을 개선하여 안전한 수원을 확보하는 일은 영∙유아 사망률을 감소하기 위한 필수 과제 중 하나입니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재 요로쏘에서 펼치고 있는 5개년 보건의료개선사업을 통해 요로쏘 내 5개의 보건센터에 물 펌프 및 수도시설을 포함한 대형우물을 건설했습니다. 또한 요로쏘의 모든 마을이 적어도 한 곳의 개선된 전통우물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전통우물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진/ 카랑가나(Karangana)의 보건센터에 건설된 우물                                             

이번 세구의 사례는 저에게 말리가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를 보여주었습니다. 말리 농촌지역의 많은 주민이 질병에 걸려도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찾지 않습니다. 생활형편이 어려워 치료비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현대적인 치료에 거부감이나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본인 스스로 질병을 고칠 수 있다거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을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의료서비스를 등한시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세구의 경우처럼 적절치 못한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시도해 병을 악화시키는 일이 흔히 발생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사헬지대사무소가 시카소(Sikasso) 지방의 가정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자녀가 말라리아에 걸렸을 때 치료를 위해 보건센터를 찾는 가정은 12%에 불과했습니다.

따라서 낙후된 의료시스템을 개선하고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과 함께 의료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보건과 영양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을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은 시카소 내 요로쏘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보건의료개선사업을 통해 '행동변화커뮤니케이션(Behavioral Change Communication, BCC)'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행동변화커뮤니케이션(BCC)활동으로 라디오를 통한 보건, 위생, 영양에 관한 메시지 전파를 들 수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협력하고 있는 요로쏘 지역 내 2개의 라디오방송국을 통해, '아기가 태어나면 이러이러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어떤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자녀를 보건센터로 데려가야 한다', '이러한 재료를 갖고 요리하면 균형적으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와 같은 실용적이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본 프로젝트를 통해 각 마을에 배치된 지역보건의료담당자(Community Health Worker)는 매달 자신의 마을에서 영양, 보건, 위생에 관한 설명회을 엽니다. 이때는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책으로 임산부와 부녀자에게 보건상식을 설명합니다. 뿐만 아니라 올바른 식재료 활용법과 조리법을 설명하기 위해 함께 음식을 장만하고 나누어 먹는 자리를 갖습니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은 요로쏘 내 모든 마을의 지역보건의료담당자에게 위와 같은 그림책을 공급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보건인식개선과 이에 따른 행동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보건소를 짓고, 모기장을 배포하는 것은 한 번에 눈에 띄는 결과를 가져오지만 주민을 보건소로 오게 하고, 배포된 모기장을 사용하도록 인지시키는 일은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듭니다. 따라서 이러한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이루려면 보다 장기적인 사업진행이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후원자 여러분의 지속적이고 끈기 있는 지원이 꼭 필요합니다.

프로젝트 배경
세이브더칠드런이 진행 중인 시카소 지역 내 요로쏘 지역의 보건의료서비스 개선사업은 마을보건의료센터, 모성보건센터를 건립하고, 의료장비 및 기자재를 공급하여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96개 모든 마을에 전문보건훈련을 이수한 지역보건의료담당자를을 배치함으로써 마을 단위에서 응급 처치, 질병의 초기 진단 및 환자 후송이 가능토록 합니다.

그 밖의 정보
말리는 2010년 유엔개발계획 인간개발지수(HDI) 기준 전체 169개국 중 160위에 머무르는 세계 10대 최빈국이며, 신생아 다섯 명 중 한 명이 5세 이전에 사망하는 곳입니다. 또한 일인당 GNP는 $500 이하로 대다수의 국민들이 절대 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해외아동보건/영양지원

말리 아동들에게
사랑을 전해주세요!

게시글 윗글 아랫글
윗글 주영이의 몽골이야기 ⑤ - 문화를 체험하다! 테렐지 국립공원
아랫글 함께 함으로 더 큰 사랑을 받았다는 배우 송선미씨, 앰배서더 되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