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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의 아프리카 희망歌⑨ 아프리카 우물파기 대작전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09-11-30 조회수 8474

‘한국, 세계 10대 물부족 국가 선정!’
‘2006년 물 4억톤 모자라!’

부끄러운 고백입니다만, 이런 경고를 종종 접해왔어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으며 살았습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아무리 저명 인사들이 목에 힘주어 ‘물 절약’을 외친다 할지라도, 수도 꼭지만 돌리면 물이 펑펑 나오고 가까운 아파트 단지 내 분수에서는 끊임없이 물이 솟구쳐 올라오는 현실에서 ‘물 부족’은 제게 직접적으로 와 닿는 이슈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변명을 너머 ‘물이 부족하긴 한거야?’ 와 같이 반문을 자아내기만 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물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말리에 도착한 직후입니다. 처음으로 ‘물이 부족한 삶’이 무엇인지 체험했기 때문이죠. 말리는 일년 평균 강수량이 매우 적고(북부는 400mm 이하, 남부는 700mm), 한국과 같이 계절간 편차도 심해 대부분의 강우량이 6월부터 8월 사이에 집중됩니다. 우기에는 물이 넘칠 정도로 충분하지만, 제가 도착했던 10월은 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할 즈음이었습니다. 

‘물 부족’…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릅니다. 삶이 이보다 고달플 수가 없습니다. 물이 나오지 않으니, 집안 청소를 할 수 없어 뭔가 찝찝하고 구리구리한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 집 화장실 물이 내려가지 않으니 냄새 날까 봐 일부러 사무실까지 걸어와서 일을 봐야 합니다. (그나마 사무실에서는 물 저장 시설이 있는 것이 다행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거주하고 곳은 물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새벽을 제외한 시간에는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구역이었습니다. 정확히 새벽 언제쯤 물이 나온다는 것인지 확실치 않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그래도 그 소식이 기뻐 새벽에라도 물을 받기 위해 시장에 가서 8,000FCFA (한화 20,000원 가량) 를 주고 큰 플라스틱 통 하나를 구입하였습니다. 그런데 꼭두 새벽까지 수돗물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것도 쉽지가 않더군요. 새벽 2, 3시까지 기다리는 것도 예사였습니다. 

그나마 저는 외국인이고, 국제 단체인 Save the Children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사람들 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가 물 부족을 호소할 정도인데, 현지인들의 고통은 얼마나 될지…


(사진 1/2 말리 요로쏘 지역의 전통 재래식 우물)

(사진 3 오염된 재래식 우물 내부, 헉! @_@)

(사진 4 전통 재래식 우물에서 물을 긷는 마을 청년들)

 ‘말리 5세 미만 영유아 보건의 의료 서비스 향상’ 사업 대상 지역인 요로쏘 지역의 마을들의 물 공급원은 마을 곳곳 무분별하게 파헤쳐 있는 전통 재래식 우물이 대부분입니다. 지하수를 제외한 다른 물 공급원이 없기 때문에 그저 땅을 파고 물 긷는 최소한의 시설만을 설치해 놓은 것일 뿐, 사실 우물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사람들의 손으로 판 우물이라 깊지도 않고, 덮개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외부의 오염 물질에 그대로 노출되어있습니다. 한 우물 옆에는 진흙탕에서 돼지 몇 마리가 뜨거운 더위를 피해 물장구 치고 있었습니다. 동물들의 배설물, 진흙물이 여과 없이 우물에 들어갈 텐데, 인식이 부족한 탓 인지, 물을 긷고 있는 마을 아낙도 그 돼지들을 쫓아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염된 우물은 더 이상 물 공급원이 아닌 질병의 공급원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마을 아낙네가 떠온 물을 확인해 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이처럼 오염된 우물의 물을 그대로 어린이들의 식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내 어린이들은 자주 설사병 증세를 호소합니다. 말리 인구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 해 90,000명에 이르는 신생아와 영유아들이 설사병으로 불필요하게 죽어가고 있으며, 설사병은 말라리아/폐렴과 더불어 이곳 어린 생명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질병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재래식 우물이라도 있는 것이 축복일까요… 물을 긷기 위해 뜨거운 땡볕 밑을 10여 킬로미터 이상 왕복하는 아낙네와 어린이들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의 표정에서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삶의 고단함이 묻어나올 때는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사진 5 자기 덩치 만한 물통을 혼자 힘으로 끌고 가야 하는 어린이)

Save the Children 은 ‘국제 빈곤 퇴치 기여금 (항공 연대 기금)’의 지원을 받아 말리 요로쏘 지역 보건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지역 내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두나 마을에 이제 막 자리 잡은 보건 의료 센터 옆에도 커다란 현대식 우물의 공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사진 6 두나 마을에 신축된 현대식 우물 시설)

재래식 우물과 달리 오염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두꺼운 콘크리트 덮개가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깊이도 13미터나 되어 보다 깨끗한 지하수 공급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힘들게 물을 길을 수고도 필요 없습니다. 우물 위에 설치된 손 펌프를 사용하면 2,000 리터 용량의 물 탱크에 물이 저장되며, 20m 반경에 위치한 두나 보건 의료 센터와 마을 학교의 수도가에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 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7 두나 마을 학교 앞 수돗가, 수도 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것이 신기 하기만 합니다.)

깨끗한 물이 잘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보건 의료 센터와 학교에 새로 설치된 수돗가도 찾아가 보았습니다. 두나 마을 사람들과 학교의 어린이들이 모여 수도 꼭지에서 콸콸 쏟아져 나오는 물을 신기한 듯 쳐다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수도 꼭지를 지금 처음 보는 것이라 하네요. 전통 우물에서 떠온 부유물로 혼탁했던 물과 비교해 보면 너무나 깨끗합니다. 이제 약 2,000명의 두나 주변 마을 주민들은 물 부족과 오염된 물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었습니다. 이제 설사병에 대한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수돗가에서 떠온 물을 자녀들과 함께 마실 수 있겠죠.

Save the Children은 앞으로도 이와 같은 현대식 우물의 신축, 그리고 전통 재래식 우물들의 개/보수 및 마을 단위 위생 환경 정화 노력을 통해 보다 많은 요로쏘 지역 마을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세계 모든 사람들이 물 부족에서 해방되는 날을 위하여!!! 올레!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을 살리는 선물가게를 열었습니다!
30만원의 후원금이 모여 아프리카 말리의 우물을 보수하여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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