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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u와 히말라야의 아이들③ 카필바스투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09-11-30 조회수 5089

지난 호에 소개했던 바그룽 사업장이 크고 작은 산으로 사방이 둘러 쌓여 있는 전형적인 미들힐즈 지역이라면, 오늘 소개할 카필바스투 사업장은 사방으로 지평선이 보이는 평야 지역인 테라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미들힐즈 지역의 땅보다 생산력이 높은 옥토로 이루어진데다가, 인도와 인접한 까닭에 네팔 인구의 50%가 살고 있는 중심지이지요. 좀 더 농사 짓기 좋은 땅을 찾아 네팔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지역의 경제 부흥을 위한 국가적 정책을 따라 미들힐즈에서 이주한 사람들도 있어, 처음에는 미들힐즈 지역보다 다양성이 보장 되는 곳 같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힌두교 신자가 압도적으로 많고, 근접성이 좋은 이웃나라 인도와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온 이유로, 카스트의 구별이나 힌두교의 금기사항이 더 엄격하게 지켜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시아 최빈국인 네팔, 그 서부에 위치한 카필바스투에 사는 아동들이 학교를 갈 수 있게 돕는 것은, 가족의 가난한 살림살이와, 뿌리 깊은 카스트의 영향 때문에 더욱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림1 학교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시와나가 VDC의 다모덜 초등학교

소를 키우는 외양간인줄만 알았던 이 곳이, 이미 백 명이 넘는 아동이 등록되어있는 초등학교라는 사실을 들었을 때 저는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미 캄보디아와 네팔의 시골 학교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학교” 시설에 대한 기대치가 아주 낮은 제게도, 이 학교는 충격이었습니다. 

원래 이 지역에는 학교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교육열이 좀 있는 가정의 아동들은 마을에서 3km 떨어진 인도의 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말 그대로 “해외 유학”을 가는 것이지요. 네팔의 국민으로써, 무료 초등교육의 권리가 있지만, 마을에는 학교가 없으니, 돈을 내고서라도 외국에 있는 학교를 다닐 수 밖에요.

그림2 인도에 있는 학교로 매일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유학파” 어린이들. 왠지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마을의 유지 한 분이 땅을 기증했고, 거기에 마을 사람들이 임시 학교를 세운 것입니다. 그리고 마을에 사는 취학 연령의 미취학 아동 100 여명을 학생으로 등록해 교육부에 학교 인가를 신청한 것이지요. 정부에서 이 학교를 인정하게 되면, 앞으로는 정부의 지원 하에 제대로 된 학교 건물이 세워지고, 교사가 파견되어 나올 것입니다. 자발적으로 학교를 지을 역량이 부족한 네팔 정부에게 이런 방법으로 학교 지원을 받아 내는 것은 이미 널리 쓰이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그 말을 듣고 희망에 들 뜬 저는, “그럼 인도로 등교하는 친구들도 이제 몇 달 후면 마을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겠군요!” 라고 물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저 처자가 모든 것이 빨리 빨리 진행되는 나라에서 온 모양이라며 웃었습니다. “빠르면 한 3년 걸릴거야” 라는 답이 듣고 저는 그 자리에서 좌절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이 마을의 주민들은 그래도 자신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급하게 우리가 이 곳에 학교를 지어준다면, 지역 교육청은 주인의식을 잊고, 앞으로도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 돌릴 것입니다. “당신들이 지어 준 학교이니, 교사 수급도 당신들이 책임지고, 앞으로 모든 지원도 계속하시오” 라는 반응은 비단 네팔이 아니라도,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빈번히 목격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는 일단 지역 교육청이 최대한 빨리 이 학교를 인가하고, 지원을 시작할 수 있게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무료 초등 교육을 제공할 책임이 있는 지역 교육청과 중앙 정부를 향해 계속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저희가 할 일 중 하나입니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동시에, 현재 마을 사람들이 모은 돈으로 채용된 교사에게 다양한 훈련을 시킬 계획입니다. 교원 자격이 없는 분이지만, 학생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는 이 임시 교사는 앞으로 저희로부터 “아동친화적 교수법”과 “적극적 교수법” 등을 전달 받고, 수업 시간에 쓸 수 있는 교재도 제공받게 될 것입니다. 

그림3 수업을 받으러 모여든 아동들-오늘은 네팔 글자 중 자음을 배우는 날

어느 부모 아래서 태어났느냐에 기초해 수십, 수백의 계급으로 사람들을 구분하는 카스트의 전통이, 모든 아동이 평등하게 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돕는 저희 Rewrite the Future 프로그램의 큰 장애로 작용할 것임은 명약관화합니다. 하지만, 수천만 명의 어린이들의 미래를 미리 결정 짓고, 더 나아가 그들의 내세까지 결정하는 카스트 제도에 대항하여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바로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믿음이 우리에겐 있습니다.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우리는 수 백년 동안 이어진 그 부당한 제도와 싸우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낮은 카스트의 어린이가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자신의 인분을 먹도록 강요당하는 일이나, 높은 카스트의 친구와 다투었다는 이유로 돌팔매질을 당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힘쓰겠습니다. 대신, 모든 아동들이 카스트와 상관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고, 학교를 중심으로 아동이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되는 문화가 이 지역에 자리잡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한국국제협력단 (KOICA)과 세이브더칠드런이 함께하는 이 의미 있는 변화에 여러분도 참여하시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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