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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이의 말리이야기 ④ - 말라리아에 걸렸어요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1-08-12 조회수 6729


글: 문다운(세이브더칠드런 해외파견단원)

안녕하세요. 말리(Mali)의 현장 속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문다운입니다. 혹시 제목 보고 놀라신 분들 있으신가요? 누가 말라리아에 걸렸냐고요? 바로 접니다. 그러니까 약 2주 전, 전 세계 영유아 사망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그 말로만 듣던 말라리아에 걸렸었습니다. 3일간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이후로도 한 일주일간 고생 좀 했는데요, 그래도 그 덕분에 여러분께 생생한 말라리아의 증상 및 위험성에 대해서 이야기해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하기엔 너무 실없지만 나름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니 병이 다 낫긴 나았나 봅니다.

말라리아, 그가 저를 찾아온 건 여느 때와 다름없는 금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책상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몸살처럼 온몸이 쑤시고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속도 체한 것처럼 안 좋았습니다.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몸이 끓듯 열이 나고 구토와 설사가 밤새도록 이어져 한숨도 잘 수 없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말라리아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저녁에 먹은 것이 체했거나 단순한 몸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일단 오전에 있었던 약속 – 친한 사무실 동료인 루시앙이 지인의 전통 결혼식에 저를 초대해주어 그곳에 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 을 취소하였습니다. 마침 주말이어서 그동안 몸살 약 먹고 집에서 쉬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후가 되어도 상태가 좋아지기는커녕 먹은 것도 없이 계속 구토와 설사 증세가 이어지고 열이 올랐습니다. 그때 다행히 결혼식이 끝나고 제 몸 상태를 보러 온 루시앙이 아무래도 병원에 가야 되겠다며 저를 인근 병원으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날 루시앙과의 약속이 없었으면 아마 하루 정도 더 미련을 떨다 다음날쯤 병원을 갔을 것이고 아마 그 후 며칠 더 고생을 했을 겁니다.)

의사의 상담과 혈액검사 결과 말라리아로 진단이 났습니다. 말라리아의 3대 증상인 고열을 동반한 두통, 구토, 설사가 그렇게 분명하게 나타났는데도, 제 인생 최고의 체온인 39.5도를 기록했는데도 단순 몸살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돌이켜보면 참 어리석었습니다. 게다가 자타가 공인하는 말라리아 위험지역인 서부 아프리카 말리, 그 중에서도 말라리아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시카소(Sikasso) 지역에 살고 있었음에도 말입니다. 아무튼 덕분에 늦게나마 시카소에 온 환영식을 톡톡히 치르게 되었습니다. 현지 동료들이 시카소는 말리 내에서도 '말라리아 존'이라고 불리는 곳이라며 '비엥브뉴 아 시카소(Bienvenue à Sikasso, 시카소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생각하라며 잔뜩 겁먹어 있던 저를 위로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동료들이 말라리아를 가볍게 대하는 것을 보고 사실 많이 놀랐습니다. 처음엔, '이 친구들이 날 진심으로 걱정하지 않는 건가?'라는 오해도 했습니다. 나중에 루시앙의 누나 내외(그분들이 제가 병원에 있는 동안 감사하게도 죽을 쑤어서 갖다 주셨습니다!)에게 감사 인사를 하러 갔을 때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루시앙 누나의 남편 되는 분, 그러니까 매형은 은퇴한 의사신데 그분이 저에게 설명해 주시길, 현지 성인은 이미 몸에 말라리아에 대한 저항력이 생겨 말라리아에 걸려도 감기에 걸린 정도로만 고생하고 금방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말리의 성인에게 말라리아는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질병이 아니며 특히 제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시카소 내에서도 큰 시내에 속하는 곳이라 말라리아에 걸려도 약이나 치료를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성인이 말라리아에 걸렸다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어린이와 고립 지역에 살아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주민들입니다. 혹은 저와 같이 말라리아가 없는 지역에서 온 외국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이(특히 12세 미만의 어린이)의 경우 말라리아에 대한 저항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아 일정 시간 내에 치료약을 복용하지 않거나, 설사나 고열 같은 말라리아 증상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아니, 실제로 많은 어린이들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100만에서 300만 명이 말라리아로 사망하며 이 중 대부분이 5세 미만의 영유아라고 합니다. 이는 곧 30초에 1명의 아동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라리아로 사망하는 아동의 90%가 바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바로 제가 있는 곳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놀랍게도 말리는 전 국민이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말리의 전 국토가 말라리아 위험지역이며 더욱이 인구의 82%가 말라리아 고위험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표/ 말리의 말라리아 위험도를 기준으로 한 지역별 인구 수

제가 자주 가는 동네 식당에는 주방장 카마라 아저씨가 있습니다. 저랑 꽤 친분이 있어 저는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항상 들러 인사를 합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면 아저씨는 낯선 곳에서 혼자 지내는 이방인을 위해 꼭 작은 반찬접시를 하나 내주시곤 합니다. 그날도 인사를 하러 식당에 들렀는데 아저씨로부터 얼마 전 태어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어린 딸을 잃었다는, 차마 어떻게 위로의 말조차 건넬 수 없었던 가슴 아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원인은 말라리아였습니다. 비교적 의료시설이 발달한 시내에서도 어린이들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으니 외진 마을로 들어가면 그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출장차 마을로 들어가서 그곳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녀 중 한 명 이상을 말라리아로 잃은 부모를 어렵지 않게 만납니다. 태어난 지 채 일주일도 안된 아이를 갑작스런 고열로 손써볼 새도 없이 잃은 여인, 병원에 데려갈 돈이 없어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이는 자녀에게 나뭇잎으로 만든 약을 먹였으나 결국 아이를 잃은 부모……. 이러한 사망의 원인은 병원에서 진단받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대부분 말라리아에 의한 것이라고 현지직원이 설명해주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혹은 앞서 언급한 공식적인 통계보다 더 많은 어린이가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고 있을 수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분명 예방 가능하고 치료 가능한 질병입니다. 단지 말라리아 모기를 막을 모기장이 없어서, 말라리아를 치료할 약을 구할 수 없어서 이렇게도 많은 어린 목숨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동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마땅히 문제시 여겨야 할 가슴 아픈 진실입니다. 모기장과 약을 구입할 수 없게 만드는 빈곤도 문제지만 - 사실 말라리아와 빈곤은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에 있다고 합니다. 빈곤해서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률이 높을 수 있지만, 말라리아가 한 나라의 경제성장을 막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의료시스템과 의료서비스가 질적으로 매우 열악하다는 것이 이 문제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말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세이브더칠드런 사헬지대사무소의 조사결과 보건의료종사자의 66%는 단순 말라리아에 잘못된 처방전을 작성해 준 것으로 드러났으며 말라리아 증상을 보이는 아동의 14%만이 말라리아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에 부합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열악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이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말라리아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더 나아가 이로 인한 아동사망률을 감소시키는 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를 이루기 위해선 우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우리의 도움으로, 우리가 보내는 모기장과 우리가 짓는 보건소로 인해 이곳 어린이들이 말라리아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곳 아프리카 주민들이, 저의 동료들이, 이웃들이 말라리아로 자녀나 형제, 친구를 잃지 않게 될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 봅니다.


사진/ 지난 4월 세계 말라리아의 날 행사 모습. 말라리아 예방을 위한 모기장이 배포되었습니다.         
모기장을 받고 행복해하던 마을 주민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프로젝트 배경
세이브더칠드런이 진행 중인 시카소 지역 그 중에서도 요로쏘 지역의 보건의료서비스 개선사업은 마을보건의료센터, 모성보건센터를 건립하고, 의료장비 및 기자재를 공급하여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96개 모든 마을에 전문보건훈련을 이수한 마을보건담당을 배치함으로써 마을 단위에서 응급 처치, 질병의 초기 진단 및 환자 후송이 가능토록 합니다.

그 밖의 정보
말리는 2010년 유엔개발계획 인간개발지수(HDI) 기준 전체 169개국 중 160위에 머무르는 세계 10대 최빈국이며, 신생아 다섯 명 중 한 명이 5세 이전에 사망하는 곳입니다. 또한 일인당 GNP는 $500 이하로 대다수의 국민들이 절대 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해외아동보건/영양지원

말리 아동들에게
사랑을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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