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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The Future] 권리 주인공으로 거듭난 한 여름날의 캠프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2-09-11 조회수 5827

권리 주인공으로 거듭난 한 여름날의 캠프
- 대전지부 Change The Future 아동권리 캠프

무더운 여름 볕이 이어지던 8월 중순. 70여 명의 대전 지역 아동들이 Change The Future 아동권리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청양 숭의청소년수련원에 모였습니다. Change The Future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역사회 아동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영양 개선과 교육, 문화체험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동권리 캠프는 Change The Future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아동권리를 친구들과 한 자리에 모여 익히고 직접 실천해보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주인공인 캠프
매일 보던 대전 시가지를 벗어나 청양을 찾은 아이들. 서로 다른 6개 지역아동센터에서 온 친구들과 한 조가 되어, 강당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은 자신의 조를 상징할 깃대를 꾸미면서 서로의 이름을 나누었습니다. 캠프 기간에 지킬 약속도 직접 정했습니다.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친구와 싸우지 않기’, ‘친구의 말 잘 들어주기’. 선생님이 불러주지 않아도 2박 3일을 함께 꾸려나가기 위한 규칙이 아동들의 손에서 뚝딱 탄생했습니다.


사진/ Change The Future 아동권리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은 직접 생활 수칙을 정하고 친구들 앞에서  
발표함으로써 캠프를 즐겁게 보내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빈디 놀이, 차별 받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모든 아동에게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일상에서 실천하고 주장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말이기도 합니다. 차별을 당하기 전까지는 차별이 주는 아픔을 생생하게 느끼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동권리에 익숙하지 않으면 ‘내가 차별 받는 일은 옳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기보다 ‘나는 왜 이럴까? 왜 나는 남과 다를까?’라고 그 탓을 자신에게 돌리기 쉽습니다. 때문에 아동권리 캠프에서는 차별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별이 부당한 일이라는 점을 일깨우는 작은 놀이를 준비했습니다.

인도에서 이마에 찍는 점을 따와 이름 붙인 빈디 놀이에서 아동들은 자신의 이마에 붙은 스티커의 색깔에 따라 다른 대접을 받습니다. 눈을 감은 채 스티커를 붙였지만 친구들이 보여주는 반응으로 이내 스티커 색깔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파란색 스티커를 붙인 친구는 “오늘 기분이 참 좋아 보인다. 좋은 일 있니?”라는 상냥한 말을 들었지만 빨간 스티커를 붙인 친구는 “저리 좀 가”, “너한테 이상한 냄새가 나”와 같은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놀이가 끝나고 아이들은 자신의 이마에 붙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스티커 색깔 별로 섰습니다. 놀랍게도 모든 아이들이 정확하게 자신의 스티커 색깔을 맞추었습니다.

빨간색 스티커를 붙였던 박예원(13세) 양은 “놀이라서 일부러 하는 말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친하지 않은 친구가 ‘못 생겼다’라고 하니 기분이 안 좋았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파란색 스티커를 받았던 송은경(13세) 양은 “예쁘다는 칭찬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스티커 때문에 해주는 거짓말이라고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빈디 놀이 속에서 차별을 겪어 본 아이들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이 무엇인지,                    
주변에서 일어나는 차별에는 무엇이 있는지 함께 써 내려갔습니다.                              

아이들은 빈디 놀이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이 무엇인지, 주변에서 어떤 차별이 일어나고 있는지 머리를 맞대고 써 내려갔습니다. 고정된 성 역할에 따른 차별, 나이에 따른 차별, 성적에 의한 차별, 외모로 인한 차별 등을 적은 아이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벌어지는 차별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친구들과 나누었습니다.

배운 것도 다시 한 번! 도전, 아동권리 골든벨
이 날 저녁, 아이들은 강당에 모여 옹기종기 모여 지금까지 배운 아동권리를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피곤이 몰려올 법도 한 시간이었지만 따분해하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퀴즈를 맞추는 ‘골든벨 놀이’에 저마다 자신만만하게 도전에 나섰습니다.

Change The Future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권리에 익숙해진 아이들이었지만 어려운 전문 용어가 잔뜩 담긴 UN아동권리협약에 대한 문제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만으로 나이를 세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아동을 규정하는 나이인 만 18세를 18살, 만 19세 등으로 혼동해서 아쉽게 틀리기도 했습니다. 일찍 탈락한 아이들은 강당 뒷 편에 앉아 함께 문제를 풀며 패자부활전을 주장하는 등 아동권리 퀴즈의 열기는 점점 더 뜨거워져 갔습니다.


사진/ ‘도전, 아동권리 골든벨’의 패자부활전에서 문제를 풀고 있는 아이들.                                      
       퀴즈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아동권리에 대한 지식을 되짚어 볼 수 있었습니다.

예원 양은 ‘도전, 아동권리 골든벨’ 활동에 대해 UN아동권리협약에 대한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였다라며 단순히 협약 내용을 외우는 것보다 이런 활동을 통해 아동권리를 배우는 것이 기억에도 더 잘 남고 좋다고 말했습니다.

아동권리,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캠프 둘째 날에는 전날 배운 아동권리 지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내 생각은 이래요’ 활동에서 아이들은 사생활을 주제로 지켜지지 않는 자신의 권리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해보고, 이를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면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차현주(13세) 양은 부모님이 일기장을 보는 것을 문제로 제기했습니다.
“엄마 아빠께서 글을 잘 썼는지 봐주겠다며 제 일기장을 보세요. 일기는 제 하루 이야기를 쓰는 거잖아요. 그런데 제 일기를 보면서 잔소리를 하시니 일기 쓰기가 싫어져요.”


사진/ 침해 받고 있는 사생활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 김지연(11세) 양은 휴대전화를             
검사하는 일이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 사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통 수단이 된 휴대전화에 대한 의견도 많았습니다. 김지연 양은 “휴대폰 검사를 하지 말아주세요. 휴대폰에는 저의 사진과 비밀이 들어 있어서 보이고 싶지 않아요” 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실제 일어난 사건을 아동권리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활동도 이루어졌습니다. 학교가 끝난 이후에 홀로 집을 지켜야 하는 ‘나홀로 아동’과 성폭력 피해를 입은 아동, 당장 먹을 끼니를 마련하기 위해 학교 대신 일터로 나서야 하는 가난한 나라의 아동 등 국내외에서 일어난 사건을 재구성한 사례가 각 조에 주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예시에 나온 아동이 빼앗긴 권리는 무엇인지, 그 아동이 처한 위험이 어떠한 것인지부터 조목 조목 따져보았고 나아가 이러한 친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 지도 의논했습니다.


사진/ 김진아(12세) 양이 조원들을 대표해 방과 후 혼자 집을 지키는 ‘나홀로 아동’이 어떤 권리를        
침해 받았는지, 어떤 위험에 처했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아 양이 속한 사과나무 조에서는 나홀로 아동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없고               
위험한 상황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캠프 파이어보다 더 뜨거웠던 눈물
해질 무렵, 식사를 마친 아동들이 숙소 근처 야영장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별로 준비한 장기자랑을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 친해진 아이들은 잘하는 친구는 잘하는 대로, 미처 준비해오지 못한 친구들의 어설픈 몸짓에는 그 나름대로 함께 장단을 맞춰주며 어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캠프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이 손을 잡고 둥그렇게 둘러섰습니다.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친구와 함께 장난도 치면서 캠프 마지막 날 밤이 무르익어 갔습니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 아이들과 선생님이 두 손을 입에 모으고 서로에게 소리쳤습니다.
“캠프 기간 동안 잘 따라줘서,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마워.”
“선생님, 사랑해요!”
호랑이 모양 옷을 입고 가장 적극적으로 무대를 누비던 서민영(15세) 양이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그 모습을 본 김영신 선생님은 “월요일이면 또 만날 거면서 주책이다”라면서도 연신 눈물을 훔쳐냈습니다.

이 날 밤을 인상 깊게 기억하는 친구는 민영 양만이 아니었습니다. 캠프가 끝난 뒤에도 김준범(11세), 김윤범(11세) 형제는 즐거웠던 이 때를 기억하며 서툰 솜씨로나마 정성껏 그림을 그려 보내주었습니다.


    그림/ 김준범, 윤범 형제가 아동권리 캠프를 되돌이켜 보면서 그린 그림. 왼쪽이 준범 군이 그린 장기자랑,
     오른쪽이 윤범 군이 그린 캠프파이어 모습. 여름 밤 공기 속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며 나눈 정이
아이들 마음에 깊이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윤주(11세) 양은 캠프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이지현 씨에게 감사 편지를 써 보냈습니다.
“2박 3일 동안 선생님이 저희 조 지킴이 선생님이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해서 정말 재미있었고 즐거웠어요. 선생님께서 캠프파이어 때 우셔서 너무 슬펐고요, 마지막 날에 우실 때는 훨씬 더 슬펐어요. 선생님, 우리 언젠가는 꼭 다시 볼 수 있을 거예요. 사랑해요!

자신의 권리를 배우고, 낯설었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법을 배운 2박 3일. 아이들은 9월에 열릴 Change The Future 체육대회 때 다시 만나자며 아쉬운 마음을 접고 집으로 가는 차에 올랐습니다. 차가 떠나는 순간에도 아이들은 남은 선생님들을 보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_작성: 고우현(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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