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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The Future] 엄마와 간식을 빚으며 배우는 건강한 삶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2-10-05 조회수 5739

엄마와 오물조물 간식을 빚으며 배우는 건강한 삶
-스스로함께 지역아동센터의 Change The Future 영양 수업 참관기

지난 9월 21일 저녁, 안산 스스로함께 지역아동센터의 거실이 작은 사랑방이 되었습니다. 오늘 열리는 영양 수업에 함께하기 위해 아이들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이 영양 수업은 아동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영양과 신체활동, 독서지도, 아동권리교육, 개별 가정 상담 등을 지원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Change The Future 프로그램 중 하나로, 부모를 비롯한 보호자와 아동이 건강한 식생활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마련됐습니다.

아이들이 엄마와 할머니에게 오늘 있었던 일에서부터 지역아동센터에서 하는 활동, 영양 수업 때 만들 간식에 대한 이야기까지 조잘조잘 나누고 있는 사이 선생님들이 밤과 잣, 대추, 계피가루 등 간식 재료가 담긴 쟁반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엄마, 할머니와 함께 빚는 간식
오늘 만들 간식은 으깬 밤을 먹기 좋은 한입 크기로 뭉친 뒤 고물을 얹어 완성하는 우리나라 전통 간식 율란입니다.
아이들은 엄마, 할머니와 함께 밤을 음식 보관용 봉투에 넣어 손으로 쪼개고, 으깼습니다. 혹시 큰 알갱이가 남지는 않았을까, 크고 작은 손이 부지런히 오갑니다.


사진/ 스스로함께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임태형(13, 오른쪽) 군과 어머니 박성자 씨가                 
율란을 만들기 위해 함께 밤을 으깨고 있습니다. 박성자 씨는 “간식을 만들면서 자연스레
아들과 신체접촉을 할 수 있어 영양 수업이 더욱 유익했다”고 말했습니다.                   

밤이 어느 정도 곱게 으깨지자 이번에는 손으로 밤을 뭉쳐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오늘 이 시간의 요리사는 아이들이에요. 어머니와 할머니는 아이들이 한 입 크기로 밤을 뭉치되, 마음껏 모양을 낼 수 있도록 곁에서 북돋아주세요”
영양 수업을 진행하는 나우 보건연구소 김경숙 대표의 말에 용기를 얻은 아이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율란을 빚기 시작했습니다.

“어머, 그것 참 예쁘게 만들었다.”
“이거요? 할아버지 드릴려고요.”
할머니와 영양 수업에 참여한 조예원(9세) 양은 할머니의 칭찬에 웃으며 말했습니다.  기특한 손녀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습니다.


사진/ 조예원(오른쪽) 양이 할머니 이명숙 씨와 함께 만든 율란에 대추와 잣으로 고명을 얹고 있습니다.
예원 양은 정성껏 만든 율란을 할아버지께 드리겠다고 말해 할머니를 미소 짓게 했습니다.

“엄마, 이것 보세요! 얼굴 모양으로 만들었어요.”
“계피 가루는 얼마큼 뿌려야 안 매워요?”
아이들은 동그랗게 빚은 밤 위에 대추와 잣을 얹고 계피 가루를 뿌리면서 엄마와 할머니에게 자랑도 하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엄마와 할머니도 그런 아이들이 마음껏 율란을 만들 수 있도록 서두르지 않고 아이의 서툰 손놀림을 기다려주었습니다.

함께 먹어 더욱 달콤한 영양 간식


사진/ Change The Future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스스로함께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만든 다양한 모양의
율란.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아동센터를 기반으로      
영양 간식과 영양 수업, 신체활동, 독서지도, 아동권리교육, 개별 가정 상담 등을 포괄하는   
Change The Futur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모든 율란이 완성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손끝에서 빚어진 율란은 갖가지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박미나(8) 양 자매가 만든 로봇 모양 율란(사진 오른쪽 위)은 입체적인 형상으로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습니다.

이제 완성한 율란을 맛 볼 시간. 아이들은 율란을 집어 먼저 엄마, 할머니의 입에 넣어 드렸습니다. 엄마와 할머니도 아이들에게 율란을 먹여주었습니다. 서로 먹여 준 밤을 오물거리며 마주 보는 태형이와 엄마 박성자 씨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합니다.

성자 씨는 태형이에게 율란을 하나 더 집어주며 말했습니다.
“오늘 영양 수업 해주시는 선생님께 가져다 드리렴. 지역아동센터 선생님께도 하나 드리자.”
태형이는 곧장 일어나 자신이 만든 율란을 선생님께 쑥스러운 듯이 내밀었습니다.
“어머, 선생님 주는 거니? 고마워.”
엄마 옆으로 돌아와 앉은 태형이는 씨익 웃어보였습니다.

‘잘’ 먹기, 행복한 삶의 바탕
잠시 남은 재료와 접시 등을 정리하고 나자 김경숙 대표의 수업이 이어졌습니다. 이 영양 수업은 ‘어떤 영양소를 먹어야 하는가?’, ‘어떤 음식이 좋은 음식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에 나아가 ‘어떠한 식생활이 우리에게 행복한 삶을 가져다 주는가?’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실제 사례와 통계 자료를 이용해 질문의 답에 다가섰습니다.

폭력적이고 불안정하던 영국 아이가 자연 식품을 위주로 식단을 바꾸면서 정서적 안정을 되찾은 사례, 우리나라 아동의 실제 비만율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신체 이미지와의 간극, 거식증과 폭식증을 불러오는 마음의 상처 등의 이야기에 엄마도, 할머니도, 아이들도 귀를 기울였습니다.


사진/ 어머니 박성자 씨와 함께 영양 수업을 듣고 있는 임태형(왼쪽) 군. 이날 수업을 진행한
  나우 보건연구소 김경숙 대표(오른쪽 위)는 참여자들과 행복한 삶을 가져다 주는
 식생활이 무엇인지 함께 살펴 보았습니다.                                                   

수업을 마친 뒤 태형 군은 “거식증이나 폭식증과 같은 식습관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나의 식생활 점수는 85점 정도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나물과 김치, 특히 묵은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피자와 탄산 음료도 좋아해서 15점은 뺐다”라며 이유도 밝혔습니다. 곁에서 그 말을 들은 어머니 박성자 씨는 “그럼 이제 탄산 음료 줄일 거지?”라며 대견한 듯 태형 군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박 씨는 이어 “간식을 만들며 아이와 더욱 친해져서 오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수업도 매우 유익했다”라며 “아침에 바빠서 가족이 따로 식사를 했는데 이제 바쁘더라도 한 자리에서 같이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야기를 마친 박성자 씨는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 글·사진: 고우현(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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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의 Change The Future는
국내 아동이 신체적 ·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영양 및 교육, 신체활동, 심리정서, 문화체험, 환경 개선 등을 지원하는 통합지원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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