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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를 통해 아이들이 바라보는 난민촌의 일상 ②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4-06-18 조회수 6949

세계적인 사진작가 아그네스 몬타나리 인터뷰
- 아그네스 몬타나리와 함께하는 요르단 자타리 난민촌 시리아 아이들의 사진 수업 2편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은 시리아 아이들에게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고향 그리고 소중한 일상을 앗아갔습니다. 그러나 고향을 떠나 정착한 난민촌의 비좁은 텐트 안에서도 아이들의 삶은 계속 이어집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난민 아이들이 전쟁으로 입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사진 수업과 같은 예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입니다.(렌즈를 통해 아이들이 바라보는 난민촌의 일상①)

특히 사진은 난민촌에서의 일상을 기록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내비치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세상과 다시 소통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도 합니다. 요르단 자타리 난민촌에서 2013년 2월부터 세이브더칠드런과 ‘청소년을 위한 사진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진작가 아그네스 몬타나리 씨는 그래서 이 사진 수업을 (아이들의) 눈으로 찍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찍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 사진 수업을 위해 자타리 난민촌을 찾는 아그네스 몬타나리 씨로부터 그곳 아이들의 삶과 사진 수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프랑스 출신인 그녀는 시리아를 비롯 세르비아, 코소보, 그루지아 등 세계 각지의 분쟁 현장을 기록하고 방글라데시와 예멘 등지에서 여성과 아동을 비롯한 소외 계층의 목소리를 사진에 담아온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작가입니다. 이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진/ 시리아에서 활동하던 아그네스 몬타나리 씨의 모습                         


Q : 자타리 난민촌 사진 수업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건가요? 사진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말씀해주세요.

A : 2년 전 자타리 난민촌이 막 만들어질 때 요르단에 왔어요. 난민촌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을 만났고 함께 아이들을 위한 사진 수업을 구상하게 됐죠.

사진 수업은 일주일에 두 번, 1시간 30분씩 진행돼요. 아이들이 찍은 사진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사진으로 이야기를 만들거나 설명을 써보기도 해요. 사진 촬영 과제를 내기 전에는 반드시 아이들과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요. 아이들이 제출한 과제에 대해서도 다 같이 토론을 하고요. 

Q : 난민촌에서 사진 수업을 하시는 것은 처음인가요? 평범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과 난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에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 강렬함의 정도에 차이가 있어요. 난민촌 아이들은 이미 폭력과 상실감, 불안함을 경험한 아이들입니다. 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이전에는 상상도 못한 방식으로 바뀔 수밖에 없고 이러한 변화가 아이들을 평범한 아이들과 다르게 만들었지요.

그래서 이곳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의 강도는 더욱 강렬할 수밖에 없고 수업 중에도 아이들의 그런 모습과 대면하게 돼요. 이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는 것이 제 역할이고요.


사진/ 세이브더칠드런의 청소년친화공간에서 사진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Q : 아이들이 찍은 사진 중에 인상적인 사진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어요?

A : 인상적인 사진들은 아이들의 틀에 박히지 않은 사고에서 나오는 예상하지 못했던 사진들인 것 같아요. 아이들은 비, 구름과 같이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적인 사물을 특별한 방식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난민촌에서는 보기 힘든 식물의 사진을 찍어 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배급 받은 음식이나 향기를 사진으로 표현하기도 하고요. 이런 사진들은 “난민촌에서 지내는 일상이 예전의 살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졌지만 여전히 그들에게는 인생”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특별히 더 인상 깊은 사진을 꼽자면, 2년 전에 가족들과 자타리 난민촌에 온 파라(Farah, 가명)라는 소녀가 찍은 아버지의 가게 사진이 기억에 남네요. 난민으로 사는 것을 원망하거나 슬퍼할 겨를도 없을 만큼 늘 바쁘게 지내는 아이예요. 파라의 아버지는 시리아에서 목수로 일하다가 생계를 위해 이곳에서 향수 가게를 열었고요. 파라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가게를 무척 자랑스러워하고 학교가 끝나면 아버지를 도와서 가게 일을 하곤 해요. 아주 현실적이고 솔직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아이예요.




사진/ 파라(Farah, 가명)가 촬영한 사진                                                                                     


라미(Rami, 가명)가 찍은 웨딩드레스 사진도 인상적입니다.
1년 6개월 전에 라미는 혼자서 시리아를 떠나 자타리 난민촌으로 왔어요. 라미의 형이 시리아에서 전쟁 중에 목숨을 잃었는데, 군인들이 라미까지 찾아낼 까봐 가족들이 아이를 혼자 이곳 난민촌으로 보냈죠. 라미는 난민촌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과는 다른 사물들을 많이 발견해내고 사진을 찍는답니다.


사진/ 라미(Rami, 가명)가 촬영한 웨딩드레스 사진                                  


Q : 사진 수업을 진행하면서 참여한 아이들에게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A : 사진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행동에서 놀랄 만큼 긍정적인 변화를 보았어요. 사진은 아이들에게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전쟁으로 놓쳐버린 자아를 다시 생각하게 도와주기도 해요.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느낌을 표현하면서 내가 누구인가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이를 통해 아이들은 이전보다 더 집중력을 갖고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Q : 사진 프로젝트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A : 간단히 말하면 아이들이 단지 눈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찍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 장의 사진에서 중요한 것은 촬영한 사람의 느낌이 어떻게 전달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에요. 이러한 점에서 난민촌에서 진행 중인 사진 수업 프로젝트가 중요하지요. 학생들은 사진을 통해 제대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가능한 한 긍정적인 방식으로 말이지요. 사진은 아이들에게 전쟁으로 인해 잃어버린 감수성을 회복하게 해주고 완전한 인격체가 되도록 도와줍니다.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지요.

Q : 마지막으로 한국의 후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A : 눈앞의 삶이 당장이라도 끝나버릴 것 같은 순간에서조차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스스로 인생을 일으켜 세우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늘 감탄해 왔습니다. 인간의 본성이 어떤 상황에든 적응하려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이들을 위해 우리도 지원과 관심, 함께하는 연대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정리: 김지연(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아그네스 몬타나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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