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의 세이브더칠드런② 캄보디아 크라체, 김윤정 단원(4) |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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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8-12-22 조회수 4991 |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에서 음식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이런 식당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나 부유층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현지 물가에 비해 음식 가격이 매우 비싼 편입니다(보통 최소 5달러 이상부터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보통의 프놈펜 주민들은 50센트에서 2달러 사이로 한끼를 해결합니다. <:캄보디아 직장인의 전형적인 아침 식사>콩나물을 팍팍 넣은 라면과 기름에 튀긴 밀가루 반죽, 연유를 듬뿍 넣은 아이스커피는 커피맛 우유를 연상시킵니다. <프놈펜 사무실 현지 직원들과 노점에서 먹는 점심>뱀처럼 생긴 정체를 알 수 없는 민물 생선과, 파파야 샐러드, 배추국을 곁들인 한끼 식사가 1.5불! 특히 처음 캄보디아에 도착했을 때는, 금전적인 제약 때문이기도 했지만, 최대한 빨리 현지인화되기 위해 현지 직원들과 늘 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보통 현지인들은 아침으로 길거리에서 베트남 쌀국수와 비슷한 국수를 먹는데, 이 국수가 쌀국수가 아닌 태국산 라면이며 라면스프로 국물 맛을 낸다는 것을 깨달은 후부터, 집에서 우유와 콘플레이크를 먹고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점심에는 사무실 밖의 포장마차에서 현지 직원들과 함께 위의 사진과 같은 식단으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저녁은 집에서 외로이 라면을 끓여먹거나 스파게티를 해 먹는 등 전혀 화려할 것 없는 삶이었습니다. 사무실 뒷골목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국집을 발견하기 전까지만 해도 말입니다. 집에서는 절대로 해 먹을 자신이 없는 짜장면과 짬뽕을 파는 곳을 발견한 그날부터 연달아 3일 동안 중국집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원래 그렇게 중국집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해외에 나와있으니, 중국인이 운영하는 중국 음식점에서는 찾을 수 없는 한국화된 중국음식이 어찌나 그립던지, 사무실 동료가 제게 양파냄새가 난다고 건의할 때까지 계속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업장이 있는 크라체에 나가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버스터미널과 시장이 있는 중심가에는 겨우 두 개의 퓨전 음식점이 있습니다. 한 곳은 알코올 중독자인 미국인 아저씨가 본인이 술을 마시기 위해 만든 술집 겸 식당으로, 샌드위치와 카레를 파는 곳이고, 다른 한 곳은 이 가게에서 일하던 직원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미국 아저씨 식당과 똑같은 메뉴를 똑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곳입니다(너무나 창의적입니다!). 어쨌든 크라체에 있는 동안에는, 이 식당 근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기 때문에, 늘 저녁은 여기서 먹곤 합니다. 사업장에서의 생활은 이렇습니다. 일단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한 후, 집 앞의 식당에서 앞서 언급한 쌀국수스러운 라면을 사먹습니다. 6시 반쯤 KAFDOC이라는 현지 파트너 NGO 사무실에 출근을 하면 그날 할 일에 대한 짧은 미팅을 합니다. 그리고 7시쯤, 30분에서 45분 정도 오토바이를 타고 17개의 마을 중 한 마을로 들어갑니다. 보통 11시가 시골 주민들의 점심 시간이기 때문에 저희들도 그 때에 맞춰, 미리 출근길에 사온 1달러짜리 도시락을 나누어 먹습니다. 식초와 설탕에 조린 오이냉채, 계란후라이, 구운 쇠고기나 돼지고기 약간, 생강과 요리한 닭고기 등이 주 메뉴입니다. 그리고 음료수로는 준비해 간 생수나 마을 어귀에서 120원에 파는 사탕수수 주스를 마십니다. <그날 마을에 같이 나간 동료의 반찬이 다양할수록 흐뭇흐뭇> 점심을 준비하기가 여의치 않거나, 또는 마을 주민과 미리 합의를 본 경우, 저희가 점심값을 내고, 마을 주민 집에서 점심을 먹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저희 점심값은, 마땅한 벌이가 없는 가정에 약간의 경제적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간혹 우리가 당신들을 위해 구호사업을 하니 감사의 뜻으로 절대로 점심값을 받지 않으려는 마을 주민들이 있지만, 그 마음은 감사히 받되 공과 사를 분명히 해서 민폐를 끼치지 않는 자세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번은 점심시간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사무실로 돌아오지 못하고 시골 마을에서 급히 점심을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저희 사업을 위해 힘써주시는 초등학교 선생님 댁이 가까워 그 곳으로 가게 되었고, 따로 음식을 준비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급히 식사를 준비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부엌 벽에 걸어놓은 새총을 꺼내 집 주위를 뛰어다니는 닭한마리를 기절시킨 후, 목을 비틀어 죽인 다음, 뜨거운 물을 붓고, 털을 손으로 뽑으시더군요. 사실 털을 먼저 뽑으셨는지 목을 먼저 비트셨는지 기억도 잘 안납니다. 5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충격적인 5분이었습니다. 불을 때는 과정도 간단치 않았습니다. 어디선가 주워서 보관하고 있던 자동차 타이어 조각과 지푸라기를 합쳐 불씨가 오래갈 수 있게 한 후, 급히 마당의 장작들을 작게 패서 불씨 속으로 집어넣는 일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방목해서 키워서 그런지 살보다는 근육이 많은 닭이 익는 동안, 부엌벽에 친 못에 가지런히 달려있는 식자재를 꺼내어 파파야 샐러드도 만드셨습니다. 이 곳에는 가스레인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장작불을 사용합니다. 냉장고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날 먹을 음식 재료를 그 날 사서 요리합니다. 간혹 아이스박스를 가지고 있는 집은, 장에 나가 얼음 조각을 200원어치 사서 아이스박스를 채웁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신선한 재료를 가지고, 하나하나 손으로 정성스레 준비한 점심을 먹으면서, 한국의 전자상가를 가득 채우고 있을 신제품의 냉장고, 가스레인지, 압력밥솥과 그들이 제공하는 편리함이 전혀 그립지 않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KOICA와 SUN의 지원을 받아 2008년 2월부터 캄보디아 크라체 지역의 17개 마을에서 아동의 기본권리인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의 증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사업은 아동들이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능동적인 참여를 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게 돕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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