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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리온을 덮친 에볼라의 공포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4-10-02 조회수 5954



시에라리온을 덮친 에볼라의 공포




댄 스튜어트(Dan Stewart)
세이브더칠드런 시에라리온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에볼라의 공포를 감지할 수 있는 첫 번째 광경은 공항 청사 건물에 들어서면서부터 입니다. 수도꼭지가 달린 커다란 물통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 있습니다. 모든 승객들은 실내에 들어가기 전 그 곳에서 차례로 손을 씻습니다. 본인의 차례가 다가올수록 수영장에서 맡았던 것보다 강한 소독약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겁니다.

이제서야 에볼라 전염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에라리온에 도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 광경은 출입국 관리소를 지나자마자 접하게 됩니다. 한 직원이 작은 플라스틱 손잡이가 달린 장치를 지나가는 모든 사람의 관자놀이에 갖다 댑니다. 그가 퉁명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면 다음 사람의 차례입니다. 제 차례가 되고, 디지털 화면에 36.4°C가 표시된 것이 보입니다. 정상입니다. 이렇게 저는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에볼라가 서아프리카를 헤집어 놓고 있습니다. 전염성이 강하고 치명적인 병입니다. 감염된 사람 가운데 거의 절반이 사망합니다. 죽고 사는 문제가 동전 던지기의 확률이나 다름 없는 것입니다. 시에라리온에서만 1,500건 이상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공항은 수도인 프리타운에서 배로 20분 정도 떨어진 섬에 있습니다. 새벽 5시. 비가 퍼붓고 강한 바람에 배가 출렁이는 가운데 배에 오르는 제 머리 위로는 칠흑 같은 하늘만 펼쳐져 있습니다. 가장 앞 자리에 앉아있어도 눈 앞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파도가 칠 때마다 뒤로 밀려나며 나아가고 있다는 것만 느낄 수 있을 뿐입니다.

에볼라에 관해 수많은 글이 쓰여지고 사람들의 입에 에볼라가 오르내리고 있지만 정작 이곳의 상황은 베일에 가려져있는 느낌입니다. 저는 에볼라의 징후도, 증상도, 그리고 안전 수칙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볼라가 점점 더 세력을 뻗치며 사회의 목을 조르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안전한지 아닌지를 가늠해야 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합니다.

배가 프리타운에 가까워지자 하늘이 천천히 밝아옵니다. 어둠 속에서 해안가를 따라 넓게 펼쳐진 도시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앞으로 에볼라의 어둠도 걷히고 이곳에 빛이 보이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에볼라에 대한 미신을 없애고 정확한 정보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무지와 공포, 오해는 질병을 번식시키는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듭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금까지 3,000명 이상의 지역 보건 종사자를 훈련시켜 이들이 집집마다 찾아 다니며 질병이 퍼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에볼라 사태는 확산 일로에 있습니다. 매일 감염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반면 에볼라를 막을 수 있는 기회는 작게만 열려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곳에서 에볼라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세 번째 광경은 누군가를 만날 때입니다. 미세하게 손이 움찔하고 어색한 눈빛이 오갑니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는 몸을 닿으려 하지도 않고 하물며 악수도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광경들은 바람직한 모습입니다. 에볼라가 번지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더욱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에볼라 사태로 기초 서비스들이 중단되면서 임산부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문을 닫아 아이들은 공부하는 것도, 미래에 대한 꿈을 꾸는 것도 미루어둔 상태입니다. 에볼라로 위험에 처한 지역의 주민과 더 넓게는 국제 사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주고, 질병의 확산을 막아야만 합니다.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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