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이 숨쉬는 ‘다양한국’에 다가선 사람들 |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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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11-14 조회수 7761 |
다양성이 숨쉬는 ‘다양한국’에 다가선 사람들 “교수로서 여러 곳에 다양한 자문을 해왔지만 이 사업처럼 자문을 현실로 만들고 오래 지속하면서 성과를 내는 일은 드물었어요.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난 10월 30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 세이브더칠드런 이중언어지원사업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의 평가연구위원인 세종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박현선 교수가 사업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날 세이브더칠드런은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와 함께 ‘다문화인식개선 「다양한국 만들기」’ 사업의 실천 과정과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다문화 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다양한국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사업 발표회에는 두 사업에 참여한 여러 사람이 찾아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평가 결과 : 다양한국은 한 걸음 가까워졌습니다.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는 만 4세에서 8세까지 다문화 가정 유아가 전래동화를 통해 한국과 엄마 나라의 말과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다문화인식개선 「다양한국 만들기」’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고 일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차별을 되돌아보는 프로그램입니다.
2008년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사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자문을 맡아왔던 박현선 교수는 이 사업을 “ ‘다양성을 인정받는 것이 아동의 권리’라고 인식했던 세이브더칠드런의 선도적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이에게 언어 하나를 더 가르친다는 관점이 아니라 부모가 가장 자신 있는 언어, 자연스럽게 느끼는 언어로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아이가 전인적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시작한 사업이었습니다. 연구 결과 이 사업에 참여한 아이들은 엄마 나라 언어 능력이 늘었고 엄마와 상호작용 역시 의미 있게 늘어났습니다. 아이들에게 직접 엄마 나라 말과 동화를 알려준 엄마들 역시 ‘부모 역할을 잘 하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인 양육효능감이 증가했으며 실제 양육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다양한국 만들기’의 또 다른 축을 맡고 있는 다문화인식개선 교육은 전라북도 교육청과 세이브더칠드런이 협약을 맺고 다문화 교사를 양성하여 전북 지역 초등학교 58곳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평가 연구를 실행한 전북대학교 아동학과 연구진은 교육 전후로 참여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아동과 교사 45명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다문화인식개선 교육에 참여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다른 사람이나 문화를 편견 없이 동등하게 인정하는 태도, 다양한 문화적 환경에서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역량이 늘어나고 다문화 가정 친구들에게 느끼는 사회적 거리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층 면접에 참여한 한 초등학생은 교육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라고 하면 뭔가 좀 꺼림칙하고 그런 부분이 있었는데 다문화인식개선 교육을 받고 나니, 그 사람 입장에서도 우리를 그렇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똑같이 서로에게 다가가야겠다, 다른 문화를 소중하게 여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국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① - 다문화가정 부모와 자녀, 단해명 어머니와 김예원 어린이 사업발표회의 1부가 학술적으로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살펴보는 자리였다면 2부에서는 ‘다양한국 만들기’에 직접 참여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2부의 첫 문을 연 주인공은 고창에서부터 올라온 8살 김예원 어린이였습니다.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를 통해 엄마로부터 한국과 중국의 전래동화, 이솝 우화를 배워왔던 예원이는 이날 청중에게 중국어로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런 자리가 익숙하지 않아 시종 긴장된 표정이었지만 ‘기억나지 않으면 보고 해도 된다’며 엄마가 펼쳐준 동화책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발표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객석에서는 예원이를 응원하는 박수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울렸습니다. 이어 예원이의 어머니이자 동화 선생님 단해명 씨가 자신의 모국어인 중국어로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에 참여한 소감을 들려주었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받은 스트레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아이를 훌륭한 사람으로 잘 키울 수 있을까’하는 의문과 자괴감도 들었습니다. 그러던 때에 세이브더칠드런의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를 만나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쳐주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두 딸이 먼저 제게 중국어로 말을 걸기도 하고 중국에 관해서도 물어봅니다. 중국어를 가르치다 보니 저도 자괴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저도 한국의 엄마처럼 이곳 땅에서 우리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다양한국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② - 다문화인식개선 교육 교사, 김학희 선생님
“이전에는 다문화 교육에 정해진 목표나 과정, 평가 절차가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교사 재량에 따라 교육 수준이 천차만별이었지요. 저처럼 다문화에 그다지 많은 관심을 두지 않은 교사는 김치 담그기나 전통 옷 입어보기 같은 일회적인 체험으로 그치기도 했고요. 그런 면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의 교육 프로그램은 참 좋았습니다. 저처럼 다문화 수업에 큰 관심을 가진 편이 아닌 교사들도 목표를 이해하고 좋은 수업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역시 딱딱한 다문화의 정의나 단절된 체험이 아니라 스토리텔링과 모둠 활동을 통해 다양한 기준과 관점을 접해보면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지난 7월 다문화인식개선 교육을 진행했던 덕진초등학교 김학희 선생님은 참석자들에게 생생한 학교 현장을 눈 앞에 그리듯 전해주었습니다. 특히 다문화 가정 아이가 속한 학급에서 교육을 진행해오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할 때는 발표회장에 숙연함이 돌기도 했습니다. “이 수업에서 좋았던 점은 ‘다문화’라는 용어를 최소로 사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문화 수업을 한다고 ‘다문화’란 말을 하면 할수록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상처를 받거든요. 교사는 설명하겠다고 다문화가 무엇이다라고 말하지만 그럴수록 아이들은 친구들로부터 구분되는 것 같다며 숨고 싶어했어요. 그런데 이 수업에서는 ‘이게 다문화 수업이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수업을 받아들였어요. 나중에 우리 반 다문화 가정 아이가 와서 그러더라고요, 다문화 수업이 좋았던 적은 처음이라고요.” 다양한국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③ - 우리!
이날 세이브더칠드런과 다양한국 캠페인을 이끌어 온 참여자와 관계자뿐 아니라 다문화에 관심을 둔 전문가와 학생들도 사업발표회를 찾았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동대문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사회복지사 김미우 씨는 “아이들에게 엄마 나라 언어를 배우는 체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사업을 만나 무척 반가웠다”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해요. 말을 배우는 과정에서 가족 사이에 주고 받는 것이 늘어나거든요. 처음에는 이 프로그램을 반대하던 아버지가 이제는 같이 연습하기도 해요. 아이가 엄마 나라 말을 몰라도 된다는 생각에는 어쩌면 이주 여성에 대한 무시, 개발도상국에 대한 무시도 어느 정도 깔려있을 지도 몰라요. 이런 프로그램이 확대된다면 엄마 또는 아내 나라의 언어 실력뿐 아니라 그 나라에 대한 인식도 같이 높아지리라 믿어요.” 그런가 하면 ‘솔직히 다문화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대학생 민경서 씨는 다문화인식개선 교육에 깊은 인상을 받은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다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었고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낮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다문화 교육이 절실한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아이들이 다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배우는 모습이 좋아 보였어요. 전라북도 교육청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기관에서 협력해서 이 교육을 계속 진행해야 할 것 같아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날 발표한 연구 결과와 참여자들이 들려준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2015년에도 ‘다양한국’에 한 걸음 다가서는 여정에 오릅니다. 오는 12월 1일부터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를 함께 진행할 다문화가족지원센터 30곳을 공모하고 ‘다문화인식개선「다양한국 만들기」도 올해 전북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전국 6개 시도로 교육을 확대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미 우리가 숨 쉬고 있는 다문화 사회가 그저 같은 공간 안에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라 서로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다양한국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도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해주세요. 글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신은정(커뮤니케이션부), 정우철 관련 글 다문화 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다양한국 만들기’사업발표회 자료집 ▷ 엄마나라 말이 가져온 가족의 변화,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 아이들이 서로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고 존중 할 수 있도록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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