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시민으로 자라는 우리는 차일드클럽입니다 |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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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12-12 조회수 4530 |
당당한 시민으로 자라는 우리는 차일드클럽입니다 2014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1년은 길다면 길 수도, 짧다면 짧을 수도 있는 시간인데요. 아이들은 1년 동안 키가 한 뼘 이상 자라기도 하고, 미처 보지 못했던 세상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아이들처럼 ‘나’를 넘어서고 ‘우리’의 울타리를 집과 학교 너머 우리 지역사회로 넓혀가기도 합니다. 이 아이들은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영양·건강개선과 정서·문화 발달 지원, 교육 지원, 물리적 환경 개선, 아동 및 가정 개별관리를 지원하는 ‘체인지더퓨처’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차일드클럽’이라는 아동자치활동을 꾸려가고 있는데요, 차일드클럽은 아이들이 스스로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활동으로 올 한 해 대전과 부산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가 만든 신문, 시의원과 시장 아저씨가 보시면 좋겠어요 대전 지역의 차일드클럽 아이들은 신문을 만듭니다. 3월부터 지역아동센터 친구들과 함께 아동권리를 배운 아이들은 자신과 친구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주변 사례들을 고발하기도, 아동권리를 알리는 만화나 퀴즈 등 코너를 꾸미기도 했습니다. 짧은 한 문장으로 정리되는 활동이지만 사실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신문이라는 매체부터 아동권리의 의미, 기사를 쓰는 방법까지 배울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런 기술적인 면뿐 아니라 자신이 사는 곳을 ‘아동권리의 눈’으로 바라보는 법까지 터득했습니다. “차일드클럽 친구들이 신문을 준비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우리 학교나 이웃 학교, 아파트 단지에 욕이 쓰여 있는 곳, 쓰레기를 무단투기 하는 곳, 범죄 방지용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 등이요. 사실 저도 놀랐어요. 저는 늘 무심코 지나가던 길인데 친구들은 그 모든 게 우리의 권리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보았다는 거잖아요. 그 이후로는 주변에 관심을 두고 세세히 보고 있어요.” 가정지역아동센터 차일드클럽의 리더 유지현(12) 양의 이야기입니다. 지현이는 자신과 같은 변화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 글을 보고 사람들이 ‘이런 곳은 아이들에게 위험하겠구나’, ‘이런 행동은 아이들의 권리를 해치는 일이구나’하고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저 혼자, 우리 지역아동센터만으로는 바꿀 수 없지만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우리 동네가 더 안전한 곳으로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르신들 입장에서 생각해봤어요 부산 지역 차일드클럽 아이들은 올 한 해 지역 어르신들을 찾아 즐거움을 드리는 봉사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자신이 가진 권리를 주장하는 것만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가서서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 역시 아이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월 22일 부산 지역에서 체인지더퓨처에 참여하는 5개 지역아동센터의 차일드클럽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연말을 맞아 남부산교회 노인대학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을 함께 준비했습니다. 공연만이 아니라 기획과 진행을 직접 준비해온 아이들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긴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첫 공연의 음향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내 아이들은 동요하지 않고 준비해온 안무와 수화를 보여드렸고, 멋진 피아노와 오카리나 연주로 어르신들의 마음을 녹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낸 것은 연산지역아동센터 차일드클럽에서 준비해온 ‘건강 박수’. 어르신들과 함께 온 몸을 들썩이며 박수를 치는 동안 아이들과 어르신들 얼굴에 홍조가 올랐습니다. 이날 공연에 참석한 어르신들은 “이런 공연을 직접 준비했다니 기특하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건강 박수도 재미있고, 춤도 신났어요. 남자 아이가 피아노는 어쩜 그리 잘 치던지…….” 돌아가는 길 아이들은 직접 고르고 고른 선물을 어르신들께 드렸습니다. 폭신폭신한 수면양말이었습니다. 선물뿐 아니라 공연 하나하나에는 ‘나’의 입장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려는 아이들의 고민이 배어있었습니다. “겨울이잖아요. 어르신들을 따뜻하게 해드릴 만한 것을 찾았어요. 누구나 신을 수 있고 너무 비싸지 않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았어요. 다과는 이가 좋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딱딱한 음식보다는 부드러운 떡으로 준비했고요. 떡만 드시면 목 마르실 테니 음료도 준비했는데, 어르신들께서 좋아하실 것 같아 식혜로 정했어요.”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봐 온 사회복지사들 역시 이러한 변화를 체험하고 있습니다. 서미돌 부산 문일지역아동센터장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회의나 제대로 할까?’란 의문도 들었어요. 그런데 차일드클럽을 통해 아이들이 부쩍 자란 걸 느껴요. 아이라면 누구나 잠재된 역량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걸 발현하는 것 같아요.” 늘 오가던 마을을 낯선 눈으로 바라보고 기록하고, 데면데면했던 마을 어르신들과 공동의 기억을 만들어가고, 그 모든 활동을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부딪히고 소통하고 화해해온 1년. 유지현 양은 그 시간을 “자유롭고 솔직해진 시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아이들은 차일드클럽 활동을 마무리하며 ‘절대 잊지 못할, 잊어서는 안 될 추억을 만들었다’, ‘다음에 또 하면 훨씬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차일드클럽 아이들 곁에서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아이들이 보호 받아야 할 존재에 그치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재능을 주변과 나누면서 사회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 글 & 사진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강자인(부산지부) 관련글 · 기획특집① - 몸과 마음을 아우르는 돌봄 속에서 꽃피는 아이들 우리 아이들이 아동권리를 발판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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