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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3-09 조회수 5091

그 모자 뜨는 남자, GS 샵 직원이었네

―10살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캠페인, 10년 후원 GS 샵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캠페인’ 10살, 우간다와 타지키스탄 아기들을 따뜻하게 해줄 모자키트가 지난 2월 28일까지 13만8,392 개나 팔렸습니다. ‘모자뜨기’가 태어난 2007년, 시즌 10이 올 줄 몰랐습니다. ‘누가 모자를 뜰까?’ 듣도 보도 못한 캠페인이었으니까요. 첫 키트를 제작할 수 있었던 데 이 생소한 기획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한 3년차 GS 샵 사원의 눈썰미가 한몫했습니다. ‘모자뜨기’가 신생아들이 다섯 살 생일을 맞도록 돕는다면, ‘모자뜨기’가 10살 생일을 맞는 데는 GS 샵 공이 컸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 GS 샵(초록색 조끼)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캠페인’ 시즌 10에 모자들을 타지키스탄에 보내려고 차에 싣고 있습니다.


 고백하자면, ‘찬밥’이었습니다. 여러 기업에서 갸우뚱했습니다. 누가 시간 들여 다른 나라 신생아를 살리자고 모자를 뜨겠어? GS 샵에서도 처음엔 ‘까였’습니다. “당시엔 GS 샵이 국내 사업만 하고 있었는데 글로벌 캠페인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죠. 우리나라 아이들을 먼저 도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사람도 많았고요.”(임형석 GS 샵 총무팀장) 몇 달을 돌고 돈 기획이 다시 GS 샵으로 돌아왔을 때, 3년차 직원 눈에 띄었습니다. 전우정 과장(현재)이 ‘신생아 모자뜨기’를 만난 첫 느낌은 “반전의 매력이 있다”였습니다. “왜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털모자가 필요한지 궁금증이 일었어요. 또 유통업체인 GS 샵이 잘하는 게 판매잖아요. 그 강점을 살려 도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 뒤를 임형석 팀장이 받쳐줬습니다. “하고 싶은 거 해봐, 책임은 내가 져 줄게.” 다행히 쓸 수 있는 예산이 좀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당시 모자뜨기 후원을 담당했던 김영일 세이브더칠드런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장은 “그렇게 첫 키트를 만들 수 있는 종자돈이 생겼다”고 회고합니다. 그때 이후 GS 샵은 한해도 빠짐없이 키트 제작비 1억5천만원과 판매 수수료 2억원을 기부합니다. 판매 수수료는 보건소를 짓고 현지 인력을 교육하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 GS 샵 전우정 과장(왼쪽)과 임형석 팀장이 '모자뜨기'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해 줬습니다.

 2007년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엔 시즌 1이란 말이 안 붙었습니다. 시즌이 이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터졌습니다. 임 팀장은 “첫해 판매가 많이 된 건 아닌데 모든 매체에 주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많은 언론 보도에 ‘모자 뜨는 남자’로 주로 나왔던 인물이 있습니다. 이 기획을 덥석 실행하기로 한 전 과장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서 보내준 동영상을 보며 뜨개질을 배웠어요. 그때는 모든 게 엉성했어요. 영상 속 강사가 너무 빨리 떠서 멈췄다 플레이했다 해 가며 배웠어요.” 아직도 인터넷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문제의 동영상’도 있습니다. 전 과장 ‘연기 데뷔작’이라 하겠습니다. “출근길인 척하고 지하철에서 모자를 뜨는 거죠. 그러면 VJ가 ‘여기 모자 뜨는 남자가 있네요’ 하는 거예요. 이어 점심 시간인 척하며 모여 있는 GS 샵 동료들에게 가죠. 미리 짜놓은 멘트대로 손을 흔들며 ‘어서와, 같이 뜨자고’라고 말하는 거예요. 정말 어색했죠.” 당시에 전 과장은 “GS 샵 직원이냐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이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누가 짤까? 정말 짤까? 어느 날 임 팀장은 집에서 이런 광경을 봤습니다. 아내가 초등학생인 아들과 함께 모자를 뜨고 있었습니다. “가족이 시간을 함께 보내는 효과도 있을 수 있겠구나.” 그리고 할머니들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10개씩 짜는 할머니들이 많았어요. 키트는 안 사더라도 실을 구해와 그렇게 많이 짰어요. 가슴이 찡하더라고요.”(임 팀장) 


모자를 뜨고 있는 GS 샵 직원들.


 그렇게 시즌 2부터 ‘판매’도 터졌습니다. “인터넷몰에서 팔기 시작했는데 하루에 1천개씩 나갔어요. 많이 팔린 종목 순위에서 모자키트가 거의 1등을 했어요. 무한도전 달력이 나오면 2등. 물론 키트가 팔린다고 GS 샵이 이익을 보는 건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그렇게 뿌듯하더라고요.”(임 팀장)
 GS 샵의 마케팅과 물류 노하우가 모자의 첫 비행에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키트를 조립할 곳이 마땅치 않아 쩔쩔 맬 때 GS 샵 물류 인프라를 내줬습니다. 케이블 TV 광고도 만들었습니다. 모자뜨기 시즌이 시작할 때마다 GS 샵 건물 안에 부스가 섰습니다. “혼자 40개씩 뜨는 남자 직원도 있었어요. 저도 매번 2~3개씩 키트를 샀죠. 코만 만들어요.”(임 팀장) 신입사원들은 선물로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키트를 받았습니다.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캠페인’ 시즌 6 때 GS 샵 직원들이 키트를 조립하는 모습.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캠페인’ GS 샵 판매 방송.


 GS 샵과 세이브더칠드런의 협업이 항상 평화로웠던 건 아닙니다. 잘 해보자고 많이 싸웠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따지는 것도 많고 원칙도 많습니다. 전 과장은 “양쪽 다 이 사업에 굉장히 애정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서로 요구도 많고요. 부닥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니 양쪽이 마음을 맞출 수 있게 되더라고요.” GS 샵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있었습니다. 언론에는 많이 나오는데 GS 샵은 거의 노출이 안됐습니다. “한번은 다른 기업에서 신생아모자 키트를 사 떴는데 그게 대문짝만하게 신문에 나왔어요. 꼭 그 기업이 후원한 것처럼. 그러면 이걸 우리가 왜 하느냐라는 소리가 나올 만하죠. 저희 논리는 항상 같아요. ‘이제 기업이 그냥 기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살려 사회 공헌해야 한다. 모자뜨기는 우리의 판매와 유통, 마케팅 노하우를 살려 도울 수 있는 캠페인이다.’” 


GS 샵 직원들에게 모자 뜨기 키트를 사내에서 판매하는 모습.


 ‘모자’는 쑥쑥 자랐습니다. 시즌 9까지 70만415명이 신생아 모자를 짰습니다. 그렇게 152만3746개 모자가 에티오피아, 앙골라, 잠비아 등 11개 나라 아기들의 체온을 높였습니다. 키트 판매로 얻은 수익 136억원으로 보건사업을 벌여 아동 약 180만명이 의료혜택을 봤습니다. 임 팀장은 “2009년 라오스로 모자를 전달하는 데 동행해서 산파교육 현장을 봤고 이 캠페인이 정말 필요하다라는 걸 느꼈다”며 “NGO와 함께 판매까지 연결해 대표적인 캠페인을 만들어 뿌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저절로 자라는 ‘모자’가 아니냐고요? 임 팀장은 지금이 가장 고민이라고 말합니다. “10살이 됐어요. ‘모자뜨기 캠페인’은 꼭 필요한 일에 기업의 마케팅, 데이터분석 능력과 세이브더칠드런의 노하우를 결합해 만든 결과입니다. ‘모자’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지금이 중요합니다.” 


김소민(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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