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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라도 아무것도 안 하는 날 있으면 좋겠어요. 도와주세요!” -이번 여름, 전주 아이들의 어린이옹호활동가캠프 이야기

    작성일 2017-08-10 조회 613

     하루라도 아무것도 안 하는 날 있으면 좋겠어요.

    도와주세요!”
    “여러분, 모두 시장실에 초대할게요. 제가 기억하겠습니다.”

    ― 이번 여름, 전주 아이들의 어린이옹호활동가캠프 이야기 
                           

    지난 7월말 2박 3일간 세이브더칠드런 어린이옹호활동가캠프가 전북 임실에서 열렸습니다. 전주 말고도 충남, 대구, 부산, 서울 등 다섯 곳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푸른 논밭 옆에 자리한 임실군청소년수련관에 모인 전주시 초등학교 4~6학년 어린이 58명은 ‘친구들과 함께, 실컷, 맘껏 놀 수 있는 동네 만들기’를 주제로 토론하고, 마지막 날 김승수 전주시장을 만나 정책제안을 전달했습니다.
    아이들을 만난 시장님은 무척 즐거워하셨습니다. 시장실로 어린이 전원을 초대했고, 각 조의 제안에 귀 기울이며 정성껏 대답했습니다.




    ▲  다양한 활동, 게임이 펼쳐지는 옹호캠프. 사진: 박지민/세이브더칠드런


    아이들이 말하는 고민, 골칫거리, 소원 

    “잠이 부족해요!”
    “학원에서 놀면 죽어요.”
    “탈모랑 복통이 와요. 학원 스트레스 때문에…”
    “학원 안 가면 좋겠어요. 학원폐쇄 해주세요!”
    “아침에 더 자고 싶어요!”
    “수업일수도 좀 줄여주세요.”
    “학원, 레슨, 숙제 때문에 못 놀아요.”
    “일주일에 하루라도 아무것도 없는 날 있으면 좋겠어요.”
    “주말에 가족과 놀러가고 싶어요. 아빠도 일 때문에 주말에 바빠요.”


    옹호활동가 캠프, 진짜 즐거워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한 학생들도 꽤 많았습니다. 모둠별로 앉아 웃고, 그림 그리고 스티커 붙이고 토론하고…. 지역아동센터나 나눔단 친구들끼리 같이 참가한 아이들도 여럿입니다. 작년에 참가한 학생들 사이에 ‘이거 재밌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이래요. 




    “캠프파이어 진짜 좋아해요. 또 우리가 불편한 걸 시장님께 말할 수 있어서 신나고 떨려요. 무엇보다 놀이터가 금연구역이 되면 좋겠어요. 덥고 비 오면 못 노니까 실내 놀이터도 생겼으면.”-최서정, 전주 동초 6, 작년에도 참가


    “여기 친구들도 사귀고 진짜 재밌어요. 시장님 만나면 자전거도로 더 깔아달라고 할래요. 매년 한 회씩 캠프 열면 좋겠어요. 모르는 애들도 참가하면 좋겠어요. 이거, 재밌는데.”
    -김경민, 전주 동초 6, ‘아주 귀엽고 예쁘고 잘생기고 사랑스러운 김경민’이라고 이름표에 써둔 남학생


    “친구가 신청해서 같이 왔어요. 친구들이랑 같이 자고 재밌어요. 새로운 경험 하는 게 좋아요. 놀이기구 무료로 빌려달라고 의견 낼 거예요.”

    -이주아, 전주 신성초 5, 또랑또랑 발표 잘하는 소녀


    “토론이 좀 어렵지만 다른 건 다 재밌어요! 수업시간 줄여줬으면 좋겠어요. 또 수업시간 30분, 쉬는 시간 20분 됐으면! 지금은 40분 수업에 10분 쉬거든요. 수업일수도 좀 줄었으면! 나중에 경찰 되고 싶어요!”-오지훈, 전주 인봉초 5, 또 다른 꿈은 웹툰작가


    전날 저녁 늦게 친구들과 어울려 열심히 자신들 의견을 그림과 노래, 춤, 상황극으로 승화시킨 예술적 감성 충만한 아이들, 드디어 마지막 날, 시장님과 만났습니다.

    한 모둠 한 모둠 발표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이거 생각보다 무척 재밌는데요? 부모님들도 오셔서 흐뭇하게 웃고 계세요. 
    전주시장님은 그야말로 싱글벙글, 이 ‘작은 전주시민들’을 바라보시네요.
    “외국에 가든, 어른들을 만나든 그 누구를 만날 때보다 지금 더 떨립니다. 행복하게 놀고 뛰고 할 수 있게 제가 할 수 있는 노력, 더 많이 해볼게요. 정말 반갑습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발표판도 예술작품인 양 꼼꼼히 살펴보고, 발표 모습도 시장님 휴대폰으로 열심히 담았습니다. 발표판도 다 시장실에 보내주시면 두고 두고 꼭 기억하겠다고, ‘아동친화도시’인 전주가 진정 ‘아이들을 위한 도시’로 거듭나게 잘 고민하며 많은 것을 바꾸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아이들이 말한 ‘실컷, 맘껏 놀 수 있는 놀이터’란 이런 것!(feat. 전주시장님)


    제안 1. ‘놀이터가 불편해요.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세요.’
    “동네놀이터에 축구공, 배드민턴채 같은 놀이기구 빌릴 수 있는 무료대여점이 있으면 좋겠어요.” “놀이터에 물건 보관함이 있으면 좋겠어요” “놀이터에 분실함, 식수대, 와이파이가 있으면 좋겠어요.”


    놀이기구를 무료대여 해달라는 제안에 시장님도 응답하셨네요. “여러분, 공유경제 아시죠? 그것처럼 놀이기구 무료대여, 올해 시범적으로 몇 군데 해보고 확대할게요.” 무료 와이파이 설치는 “여러분이 게임하는 것보다는 뛰어노는 게 더 시장의 꿈”이라며 거절하셨어요.


    제안 2. 위급상황에서 놀이터가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어요.
    “놀이터 근처에 작은 보건실이 있으면 좋겠어요. 다칠 때마다 와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많이 노는 곳은 작은 파출소가 있으면 좋겠어요.” “엄마한테 전화해야 하니까 놀이터에 콜렉트콜 있으면 좋겠어요.” “놀이터에 전자시계 설치해주세요. 집에 가는 시간도 확인할 수 있게요.”


    전자시계 설치 역시 흔쾌히 “꼭 필요한 거네요. 전주시나 기업과 이야기해서 꼭 해보겠습니다!”란 답을 들었어요. 보건실 설치는 쉽지 않지만, 놀이터 근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비상약 비치도 생각해보신다고요.


    제안 3. 우리 나이에 맞는 다양한 놀이기구가 필요해요.
    “놀이터를 아기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우리 나이에 맞는 기구들도 놓아주세요.”
    “놀이터에 스릴 있는 미끄럼틀도 설치해주세요. 너무 단조로운 놀이기구, 질려요.”


    이 발표엔 랩이 대활약했습니다. “시장님, 우리를 도!와!주세요!” 가락에, 시장님도 답합니다. “고민 많이 해볼게요! 어른들 운동기구나 아기들 놀이기구만 많으니까요. 지금 전주는 동물원, 수목원, 숲 놀이터도 엄청나게 바뀌고 있어요.”라며 도시 공간 전체를 같이 고민하는 상황도 관심 가져 달라고 하셨습니다.


    제안 4.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해주세요.
    “담배꽁초가 많아요. 놀이터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주세요.” “어두운 골목길이 많으니 가로등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놀이터가 없어) 길에서 놀고 있는데 자동차가 들어와서 피해야 할 때가 많아요.”
     
    이번에도 힙합과 랩이 한몫!. “자리 없어, 우리도 놀고 싶어! 요! 요! 우리도 놀고 싶어! 놀이기구가 필요해! 학교에선 벌 받고 우리는 어디서 무엇으로 놀 수 있나요!” 모두 막 따라 부릅니다. 사실 수많은 놀이터가, 새로 지어진 후 관리가 더 문제예요. 여러분도 놀이터지기, 자원봉사, 스스로 안전한 놀이터 만드는 방법, 저와 같이 고민해주실래요?” 시장님 말씀에, 모두 외쳤어요! “예!”




    제안 5. 야외에서는 날씨 때문에 놀 수 없는 경우가 생겨요. 야외놀이터와 유사한 실내놀이터를 만들어주세요.
    “더운 날에도 실내에서 시원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놀이터에 그늘막 설치해주세요.”


    이번 발표는 아이들이 원하는 근사한 놀이터 그림이 시선을 확 끌었어요. 아이들은 “시장님, 저희는 이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라며 눈빛공격을 했습니다. 아주 강력한 공격이네요. 시장님도 활짝 웃으셨습니다.
    “고마워요. 이 그림은 시장실에 두고 보면서 계속 고민해볼게요. 그리고 오늘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전주시청 시장실로 여러분 모두 초대할게요! 좁으니까 두 번 나눠서. 지금 사실 전주시에 예전 공공기관 공간 비어 있는 데가 몇 군데 있어요. 공간을 기증받아 전주 곳곳에 여러분이 놀 곳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 이런 공간들 이름도 함께 지어줄 거죠?” 모두 신났습니다.



    제안 6. 놀 장소가 있어도 어른들 시선 때문에 못 놀아요. 우리가 노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아이들이나 청소년이 스트레스 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청소년센터에 노래방이나 댄스연습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초등학생들은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못 놀게 해요. 들어오지 말래요.”


    이 슬픈 항변 끝에 아이들이 노래로 외쳤습니다. “시장님, 힘을 주세요. 눈치 안 보고 싶어요. 힘내세요!” 발표판을 들고 시장님과 기념사진도 같이 찍었습니다. 자, 역사에 남을 ‘증거자료’도 만들어졌습니다! 시장님, 운동장 문제는 교육청과도 이야기해보겠다 하시네요. 



    제안 7. 다양한 놀이가 가능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방방이가 1시간에 4,000원이에요. 우리한테는 방방이 가격이 1,000원이면 좋겠어요.”
    “돈 내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무료개장 해주세요.” “엄마가 차도에서는 자전거 타지 말라고 해서 인도에서 탔더니 할아버지한테 혼났어요. 그럼 저는 어디에서 타요? 자전거전용도로 더 만들어주세요.”


    ‘자전거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자전거정책과가 전국 최초로 생겼다는 전주시입니다. 안전과 놀이, 모험과 위험, 그 사이에서 오늘 어린이들과 시장님이 같이 토론중입니다. 다양한 놀이와 살기 좋은 도시는 전주시민, 시장님, 어린이들이 모두 원하는 것, 모두의 공통과제였습니다. “암벽타기도 몇 군데 더 설치해볼게요. 청소년공간, 아동청소년센터도 만들어보겠습니다.” 시장님이 더 신나셨습니다.


    제안 8. 공부와 놀이시간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게 도와주세요.
    “수업시간 30분, 쉬는 시간 20분이면 좋겠어요. 쉬는 시간 10분은 너무 짧아요.”
    “수요일만이라도 학교 안 가는 날로 만들어주세요. 요일제로 쉬는 날 지정해 다양한 활동을 하면 좋겠어요.” “수업일수 맞춰야 해서 방학이 너무 짧아요. 나라에서 지정한 수업일수를 조금 줄여주세요.”


    수업일수 조정까지. 교육전문가나 할 이야기들 같은데 아이들이 낸 의견입니다. 클수록 학원도 더 많이 다녀야 하고 시험도 많아져서 도대체 건강할 수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 발표는 ‘어린이 질병’ 발표이기도 했습니다. “복통, 탈모가 왔어요.”라는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시장님도 같이 애통해하시네요.
    “맞아요. 사실 놀이터를 아무리 잘 만들어 놓아도, 안 와요. 왜 안 올까? 생각해보니 놀 시간이 없어서 우리 아이들이 못 오는구나, 깨달았어요. 이건 교육부, 교육청에서 정하는 거지만, 저도 잘 전달해보겠습니다.”는 시장님 답에 일단 만족해야 했어요.



    오늘 아이들은 어른만큼 동등하게 시장님과 전주의 도시공간을 만드는 토론을 신나게 펼쳤습니다. 어린이옹호활동가캠프에 시장님을 직접 만나 어린이들이 정책제안 건의하고, 민주주의와 토론을 익히는 멋진 교육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당당하게 시장님 의견에 반론도 제기하고 대등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아직은 ‘작은 시민’이지만 어른들도 훌쩍 뛰어넘는 좋은 제안이 풍성했고, 시장님의 초대도 받았습니다.
    전주 아이들의 어린이옹호활동가캠프는 아동권리옹호뿐 아니라, 건축, 공간, 놀이, 공부, 수업일수, 동물원, 미세먼지와 놀이터 온도 등 모든 것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멋진 한 판의 축제였습니다.


     이선희(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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