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나눔을 통해 만들어 가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걷고 달리며 마음을 잇는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마라톤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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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국제어린이마라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코로나시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런택트(R:untact) 마라톤으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4.2195km 미니마라톤 코스를 달리며 코로나19로 침해된 아동의 교육권 보장을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부터 가족, 또는 단체로 10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각지를 달렸던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어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달렸던 삼례중앙초등학교

지난 4년간 아이들과 아침마다 건강을 위해 달렸던 삼례중앙초등학교 이현진 선생님은 아이들의 동기부여와 성취감을 위해 삼례중앙초등학교만의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고 싶었습니다. 작년에 학교에서 참가했던 마라톤 대회는 코로나로 더 이상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죠. 고민하던 찰나,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어린이마라톤 소식을 듣고 신청하게 되었고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원하는 아이들이 함께 모여 학교 근처 만경강 제방 길을 달렸습니다.


▲ 출발점에서 포즈를 잡은 배드민턴부, 육상부 아이들(), 만경강 제방 길을 달린 삼례중앙초등학교 아이들()


결승점까지 1km마다 휴대폰으로 온 미션을 함께 뛰던 친구들과 수행하며 전 세계 아동의 교육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 우리들만의 마라톤 대회, 메달과 기념품을 수여 받는 삼례중앙초등학교 아이들


처음에는 체험 학습처럼 작게 진행하려 했는데, 학부모님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해주셨어요. 예전에 참가했던 마라톤은 손님처럼 뛰기만 하고 돌아왔다면, 이번에는 저희들끼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달리고 학교 자체 행사처럼 메달 수여식까지 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하나 되어 마라톤의 취지를 공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 삼례중앙초등학교 이현진 선생님

 



기부의 의미를 생각하며 가족이 함께 달렸던 시간

이명선 씨는 아이에게 나누는 삶의 중요성을 늘 강조해왔습니다. 내년 중학교 진학을 앞둔 딸 스와트 수리(13)와 가족이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번 국제어린이마라톤을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 우장산 공원을 달린 이명선 씨 가족 스와트 수리, 스와트 카를 피터 씨, 이명선 씨(왼쪽부터)


“우리 가족은 달리기보다는 완주가 목표였어요. 딸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했는데 어느새 4km를 뛰고 나니 저에게 고맙다고 그러더라고요. 아빠와 엄마가 같이 달려줘서 완주할 수 있었고, 내가 직접 달렸던 게 기부로 이어지니 정말 의미 있는 달리기를 한 것 같다고요. 세 사람이 모처럼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 이명선 씨

 



아장아장 영차영차 두 살 인생, 어느덧 마라톤도 2회째

두 살배기 하나(가명)와 가족들이 국제어린이마라톤 행사에 참여한 것은 하나가 태어난 2020. 벌써 하나는 태어난 지 2년 만에 두 번째 마라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아빠와 엄마 품에 안겨 달렸던 하나가 이제는 아장아장, 영차영차 열심히 걸음을 떼며 국제어린이마라톤과 함께 합니다.


▲ 완주 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2살 하나(가명)


하나의 아빠는 하나가 태어나고 특별한 가족 행사를 고민하다가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어린이마라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집 근처 광장을 돌며 마라톤에 참여했습니다.


이런 행사가 널리 알려져서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이 지구 구석구석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아이가 크면서 이런 의미를 배워갈 수 있도록 매년 꾸준히 참가할 계획이에요!”

- 윤태연 씨

 



햇살 좋던 날, 우리 가족끼리 했던 달리기 대회

나윤실 씨는 처음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했던 건 둘째 아이의 돌 기념 기부였다고 합니다. 그 뒤에도 뭐 새로운 행사가 있는 지 홈페이지를 자주 둘러보다 마침 마라톤을 발견했고, 이제는 아이 둘이 모두 걷고 뛸 수 있는 나이라서 신청 버튼을 꾹 눌렀다고 참여 동기를 전했습니다.


▲ 전주 세병호공원 국제어린이마라톤 포토존 앞에서 나윤실 씨, 윤준영 씨, 5살 윤다온, 2살 윤지온 아동(왼쪽부터)


나윤실 씨 가족은 퀵보드도 타고, 자전거도 타면서 각자의 속도로 달렸습니다. 완주를 하면 메달을 걸어준다는 소리에 첫째 다온이(5)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참여했습니다. 매 알람이 울릴 때마다 미션을 수행하며 아이들과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다온아, 어떤 친구들은 공부를 하러 가기 위해 이렇게 4km를 걷기도 한대. 이렇게 달리는 것만으로도 다온이 또래의 다른 나라 친구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단다. 라고 했더니 아이가 많이 놀라더라고요. 아이의 시선에서 이야기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나윤실 씨

 



왜 우리가 열심히 하는데 돈을 내죠? 나눔의 의미를 배우는 마라톤

제주 애월초등학교에는 6학년이 되면 특별한 도전 활동을 합니다. 바로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10km 나눔 마라톤이 그 도전입니다. 10km를 달리기 위해 한 달 동안 미션과 함께 연습합니다. 우리만의 작은 약속을 정하고 약속을 이행할 때마다 100원씩 모은 돈으로 달리기를 완주하면 기부를 하는 것이죠.


▲ 애월 한담해변을 달렸던 애월초등학교 아이들


아이들이 물어요. 우리가 열심히 하는 건데 왜 돈을 받지 않고 내는 거냐고요. 그러면 저는 나눔의 의미를 설명합니다. '나눔이라는 것은 나눌수록 더 커지고, 나눌수록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확산하며 넓어지는 것이라고요. 나눔은 습관이고, 지금 우리가 하는 것은 나눔을 연습하는 시간이란다.'고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애월초등학교 김찬경 선생님



▲ 4km를 넘어 10km를 완주한 제주 애월초등학교 아이들


이날 아이들과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는 감정이었다고 합니다. 비록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다른 나라에서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을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짧지 않은 거리 10km. 교문을 나선 순간부터 힘들었다고 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옆에서 함께 달린 친구가 계속 격려해줘서 같이 완주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대견했습니다. 저희는 원래 옷을 맞추거나 하지 않았었는데 아이들이 받으면서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또 메달이 있으니깐 마치 올림픽 금메달 딴 것처럼 막 깨물고..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지켜보던 학부모님들도 너무 좋아해서 내년에도 계속 이어지는 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로를 연결하기 위해 함께할 수 있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게 되는 요즘입니다. 화려한 개막식은 없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언제 어디서나 어플리케이션으로 연결되어 모두의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마라톤이었습니다. 달리는 것만으로 전 세계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어린이마라톤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허수임(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