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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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후기] 할아버지, 꿈을 꿔도 될까 그 후
202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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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남짓한 민호(가명)가 청소년이 될 때까지 홀로 열심히 키운 아흔의 할아버지. 경찰이 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는 민호. 많은 분들이 민호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해 주신 덕분에 민호네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민호와 할아버지가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주거환경 개선과 식사지원을 비롯해 민호의 교육비를 지원했습니다. 


민호와 할아버지 (인권 보호를 위해 대역과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단, 아동의 생활·주거환경은 실제를 촬영했으며, 방역수칙을 준수하였습니다.)


1년 만에 다시 찾아뵌 할아버지는 다행히 건강을 되찾으신 모습이었습니다.

“작년에는 진짜 죽는구나 싶었어요. 나이 먹으니 뼈에 금이 갔던 모양이에요. 한참 치료받다가 이제는 동네 병원에서 주사만 맞고 와요. 그래도 민호 대학이라도 가는 걸 보고 죽으려나 싶어요. 지금 당장 나 죽고 나면 민호가 어디 가겠어요.”


할아버지도 민호도 안전하게 생활하는 집

다시 기력을 되찾은 할아버지에게 집까지 가는 가파른 계단의 손잡이는 꼭 필요한 지원이었습니다. 

“이제 자꾸 다리 힘이 없어지니까 손잡이를 붙들고 다녀야 하는데, 봉(손잡이) 설치하고 나니까 좋아요. 계속 안 넘어지려고 해도 힘이 모자라니까 올라올 때도 내려갈 때도 꼭 잡고 내려가야 해.


손잡이를 설치하기 전(왼쪽), 후(오른쪽)


민호도 새로 설치한 손잡이가 있어 다행이라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안전하게 다니실 수 있어서 좋아요. 안전봉 없었을 때는 할아버지가 기력이 없어서 잘 못 올라오셨어요. 정정하실 때도 있는데 아무래도 한번 아프시면 심하게 안 좋으시니까요.


비가 와도 집안에 물이 새지 않도록 벽면을 보수하고 방수페인트도 칠했습니다. 

“컴퓨터 밑에 쪽이 비가 오면 심하게 젖었거든요. 진짜 비오면 엄청 축축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좀 덜해요.” 민호는 집이 오래되어 다 막을 수는 없지만 전보다 곰팡이가 확실히 덜 피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누수를 막기 위해 보수하고 방수페인트를 칠한 옥상


더 배우고 싶고 더 가르치고 싶은 마음

할아버지는 민호의 엄마, 아빠 노릇을 다 해야 한다는 마음에, 학원비를 생각하면 늘 버거운 마음이 컸습니다. 학교 성적도 좋고, 공부도 좋아하는 민호가 원하는 만큼 잘 배울 수 있도록 세이브더칠드런은 학원비를 지원하고, 고장 난 컴퓨터 대신 노트북을 지원해 가정에서도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민호 할아버지


“민호 학원을 좀 보내주고 싶더라고. 근데 지금 내 나이가 구십인데, 기력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하고 싶어서 생활비도 아껴보고, 어떤 때는 저쪽에 얄구진 거 하나 있던 것도 팔고 그랬어요. 학원비 지원받고서 내가 아유 허리가 쭉 펴지더라니까. 직접 학원 원장이랑 연락해서 그쪽으로 돈을 바로 보내더라고. 컴퓨터도 주셔서 민호가 아주 잘 쓰고요."


민호에게 지원한 컴퓨터


민호도 학원비 지원이 가장 좋았다고 합니다. 

걱정 없이 학원 다닐 수 있어서 제일 좋았어요. 못 다닐 줄 알았거든요. 아무래도 집에 좀 부담도 있고 혼자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영어 성적을 좀 많이 올릴 수 있었어요."


집에서도 든든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한창 클 나이의 민호에게는 영양가 있는 음식이 필요했지만, 고령의 할아버지가 민호의 식사를 챙기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민호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밀키트를 매주 배송했습니다.

“나는 사실 음식을 잘 못해요. 민호가 식성이 좋고 운동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밥을 잘 먹거든요. 일주일에 꼬박꼬박 음식이 오니까 민호가 그 설명서 보고 잘 해먹더라고. 가능하면 민호 혼자 다 먹으라고 하지. 아주 큰 도움이 됐어요. 민호가 일주일에 한두번이라도 좀 맛있는 거 먹으니까.


민호네 냉장고에 있던 밀키트


민호는 밀키트 덕분에 평소에 집에서 먹기 어려웠던 음식을 먹게 되어 좋았다고 합니다.

“요리를 조금씩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한정적이어서 진짜 먹을 게 없었거든요. 밀키트가 있어서 다양하게 먹고 또 편하게 먹었어요. 밀키트에다가 제가 재료 따로 추가해서 만들어 먹기도 했어요. 탕수육도 해먹어보고, 파전 같은 것도 해먹어보고.


민호와 할아버지


지금까지 혼자서 민호를 책임지고 키워야 했던 할아버지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고마워요. 이렇게 지원해주니까 민호 키울 수 있었지, 안 그러면 나 혼자서 참 정말…. 이렇게 공부시키고 하기가 어려웠을지도 몰라요. 잘 커준 민호한테도 늘 고마워요.”


혼자서 오롯이 아픈 할아버지와 어려운 가정환경을 감내해야 했던 민호도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살면서 필요한 것도 많고, 부족한 것도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하나하나 다 채워주시기 위해서, 기부해 주셔서 고맙다고 생각해요. 경찰이 되려는 것도, 나중에 봉사하고 싶은 것도 사람들이랑 잘 어우러지면서 유대해서 살고 싶어서예요. 많이 받았으니까, 저도 받은 만큼 베푸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


세상에 단둘이 남겨진 것 같아 외로운 시간에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해주신 후원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함께한 손길은 남아서 때로 할아버지의 어깨를 주무르고, 민호의 손을 잡아주고, 민호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가정의 등을 밀어줄 것입니다. 




※지원내역

항목

금액()

생계비

방한용품구입

      870,000

    3,570,000

식료품밀키트 지원 *9개월

    2,700,000

교육비

교육용 ICT기기지원

    1,500,000

    4,700,000

학원비

    3,200,000

주거환경개선비

벽면 보수계단 손잡이 설치, 옥상 방수페인트)

  11,730,000

  11,730,000

합계

  20,000,000

  20,000,000














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혼자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