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소식지 137호
네팔에서 띄운 사진 편지
201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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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띄운 사진 편지 



“상업사진 전문작가로 살아온 제게 네팔 대지진 현장 촬영 여정은 삶의 변곡점이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고백하건대 항상 앞만 보며 저돌적으로 살아왔습니다. 세상의 속도에서 벗어나 또 다른 리듬감으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마침 그때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네팔 지진 1년 후 현장에 가는데 함께해주실 수 있는지요?” 아무 런 망설임 없이 대답하였습니다. “네! 제가 더 영광입니다.”

네팔의 오지 라수와Rasuwa에서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이들이 전하는 삶의 메시지를 사진 속에 여과 없이 담아내려 노력 했습니다. 동정의 피사체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늘빛을 담은 눈과 향기로운 웃음을 오롯이 포착하려 했습니다. 생생한 삶을, 그들이 처한 어려움을 있는 그대로 담았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이 아이들의 꿈을 위해 세상 사람들의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은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네팔 여정은 삶의 속도감에 치중한 나머지, 방향성을 간과해온 저에겐 삶의 변곡점이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지진 폐허에서도 삶을 지속하는 아이들을 사진 속에 담으며 제 척박한 삶의 두터운 각질이 벗겨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글 | 사진 김영균(크리스마스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