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소식지 144호
[나누는 사람들] 후원자님, ‘손글씨 달력’ 받고 기분이 어떠셨나요?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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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님, '손글씨 달력’ 받고 기분이 어떠셨나요?

- 10년 이상 후원자에 전하는 ‘손글씨 달력’ 제작기



기획, 준비, 제작만 6개월이 걸렸습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2018 세이브더칠드런 달력 얘깁니다. ‘아니, 무슨 달력 하나 만드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냐?’ 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 달력은 국내외 아동이 직접 쓴 손글씨로 만들었거든요. 세이브더칠드런 사업장이 있는 네팔과 잠비아 아이들까지 참여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물에 만족하냐고요? 이 답변은 10년 이상 세이브더칠드런을 후원하고, ‘손글씨 달력’을 받아본 후원자님들께 직접 들어보기로 하죠.


10년 이상 후원감사선물인 세이브더칠드런 2018 손글씨 달력. 봉투에는 참여한 나라별 언어로 ‘고맙습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너무 좋다. 25일 다음이 56일인 것도 좋고”



 천진난만한 손글씨로 노승원 어린이가 쓴 5월 달력.


“세이브더칠드런 달력을 받았는데… 너무 좋다. 25일 다음이 56일인 것도 좋고 석가탄신일도 정말 석가탄신일 같고 그래.”“내 생일이 5월 26일인데, 달력에 5월 56일로 쓰여 있어서 내 생일이 5월 56일이 됐다.” 세이브더칠드런 2018 손글씨 달력을 받은 뒤 후원자님들이 개인 SNS에 올린 글들입니다. 네! 맞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10년 이상 후원하신 분들에게 전달한 손글씨 달력에는 외계어 같은 숫자도 보입니다. 반면, 전문가가 자로 잰 듯 깔끔하게 쓴 손글씨도 보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를 모았던 손글씨는 5월과 8월입니다. 그 이유가 더 재미있습니다. 5월은 진짜 어린아이가 쓴 글씨 같아서 귀엽다는 반응이었고, 8월은 정식 서체로 등록해도 될 정도로 손글씨가 예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후원자님 SNS에 직접 찍은 달력 사진과 손글씨 달력 만들기에 참여한 아동들에게 전하는 고마운 메시지를 남겨주셨습니다.



8월을 선물해준 장윤 어린이


장윤 어린이가 쓴 8월 손글씨.


"진짜요? 정말 기뻐요. 저한테 디자인에 소질 있다고 해주시고, 제 글씨 칭찬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8월 달력 글자를 써준 장윤 어린이에게 후원자님들이 세이브더칠드런 SNS에 남긴 칭찬을 전하자 수줍어하며 좋아합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이가 많이 바빴을 텐데 어떤 마음으로 달력 만들기 참여를 결심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우리 센터나 다른 나라에 사는 친구를 위해 후원에 참여해준 만큼 보답하고 싶어 신청했어요. 제가 원래 캘리그래피를 좋아해요. 좋아하는 거 하면서 선물도 해드릴 수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예쁘게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썼어요. 다른 나라 아이들이나 다른 지역 아이들이 쓴 글씨에서도 제 마음처럼 선물하기 위해 썼다는 게 느껴져 신기해요. 투박해도 달력에 적힌 글자 하나하나에 그 마음이 잘 담겨 있는 거 같아요.”



손글씨 달력, 어떻게 생겼길래?



자신이 쓴 손글씨를 들고 환하게 웃는 잠비아 아동.


도대체 어떤 달력이기에, 대체 어떻게 생겼기에 이렇게 높은 관심을 받은 것인지, 좀 더 자세히 달력을 들여다봐야겠습니다. 손글씨 달력은 10년 이상 후원하신 분들께 전하는 세이브더칠드런 후원감사선물입니다. 전 세계 세이브더칠드런 활동지역 아동의 사진과 벌이고 있는 사업, 아동이 직접 손으로 쓴 날짜, 손글씨를 직접 쓴 아동이 사는 지역, 나이, 이름이 세세하게 기록된 후원자를 위한, 후원자만의 달력입니다. 손글씨 달력에는 후원아동과 세이브더칠드런이 활동하는 지역아동의 다양한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무엇이 후원자를 뜨겁게 달궜나?


열심히 손글씨를 쓰고 있는 네팔 아동들.


“우리가 국내와 해외 사업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 전 세계 아동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그것이 후원자님의 후원으로 가능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 손길이 닿은 글씨가 후원자님께 전해지는 게 의미 있겠다’고 생각해 그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기획했죠.”손글씨 달력 제작 담당자(이효진 과장)에게 제작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을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입니다. 손글씨는 세이브더칠드런이 활동하는 지역아동을 중심으로 수집했습니다. 당연히 자발적으로 참여를 원하는 아동만 달력 만들기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현지 사업장으로 출장 갔을 때 1에서 31까지 아이들에게 직접 써달라고 했어요. 틀려도 그대로 달력에 쓸 거니 틀렸다고 다시 쓸 필요 없다고 했죠. 아이들이 글자 쓰기 편하게 A3 크기로 양식을 만들어 세이브더칠드런 국내사업장(지역아동센터, 어린이집)에 전달했고, 해외사업장(우간다, 네팔, 방글라데시, 잠비아)으로 출장 가는 직원들에게 부탁해 해외아동 손글씨를 받았어요. 국내와 해외 사업장에 똑같은 양식을 전달했죠. 아이들이 자기 이름을 직접 쓰기 어려워할 땐 직원들이 써주기도 했어요. 그림을 그리는 아이도 있었죠.”



아직 자기 이름도 제대로 쓸 수 없을 만큼 어린 친구들은 어려워서 더 열심히 썼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한글을 보고 그대로 따라 그린 해외 친구들은 몰라서 더 정성껏 썼습니다. 더 잘 쓰고싶어 더 예쁘게 그림까지 넣어가며 쓴 글씨들입니다. 이 사랑스러운 달력에 어찌 열광하지 않을 수 있나요?                       





  이정림(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