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55호
[집중조명] 우리 가족 랜선 라이프 다시 보기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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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라온 아이들 사진을 보면 자연스레 웃음이 납니다. 육아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정보를 얻기도 합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에 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리 가족 랜선 라이프 다시 보기’ 포럼을 온라인으로 열어 셰어런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김호진 대표 | 국내 1호 디지털 장의사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광고를 찍었습니다. 어른들은 귀엽게 봤지만 또래들은 그렇지 않았나봐요.나대고 설친다’라는 악성댓글이 붙었고, 안티카페까지 생겼습니다. 아이 어머니가 광고를 내려줄 수 없냐고 하는데 광고주나 광고대행사도 특별한 방법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일주일 만에 삭제했는데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아이들은 이름이나, 헤어스타일처럼 사소한 것 하나로 놀림의 대상이 됩니다. 자신의 모습과 자기가 어떻게 보이는지에 관해 아이들이 성인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부모님이 SNS에 올린 사진이 놀림거리가 되어 삭제를 요청한 초등학생도 있었습니다. 잊혀질 권리에 관한 서비스를 의뢰하는 고객 중 아동·청소년의 비율이 55%나 돼요.

저도 부모로서 아이의 모습을 자랑하고 싶고, 아이와의 추억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서 본인의 흑역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터넷에 게시되었다고 생각해 보면, 아이들의 상황이 웃어넘길 일이 아니라는 걸 이해할 수 있어요.

아이 사진을 공유하면서 격려도 얻고 보람도 느끼는 좋은 점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래서 아이 사진을 아예 올리지 말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사진을 올리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삭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민정 연구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셰어런팅은 부모가 사진을 공유하고 아이들의 일상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유관 정보를 교환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상황도 있어요.

자녀의 사진이나 주소가 소셜미디어에 공개되면서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이미지 도용의 가능성도 있고요. 심지어 소아성애 관련 사이트에 수많은 아이들의 사진이 있다고 해요. 엄청나게 끔찍한 상황이죠. 부모가 자녀의 사진을 프로필로 사용하는 경우가 36% 정도 된다고 하는데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기도 합니다.

유럽에서는 SNS에서 아동 사진 배포를 상당히 엄격하게 규제하는 편입니다. 2017년 2월에 프랑스 파리의 항소법원에서 이혼하려고 하는 부부에게 한 부모가 다른 부모의 동의 없이 아동의 사진을 SNS를 비롯한 어떤 매체에도 배포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판결이 있었어요. 또 미성년자의 초상권 보호에 관련된 법 조항들도 있습니다. 민법 제9조에는 모든 사람의 사생활을 존중할 권리가 있다고 말하고 있고, 특히 자녀의 초상권에 대해 부모가 책임을 지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모두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일상을 공유하잖아요. 미디어 교육이 단지 청소년이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보호자를 비롯한 모든 성인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포럼 다시보기

포럼은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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