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2021 연차보고서
국내사업
2022.06.18
공유하기
세이브더칠드런은 교육, 의료, 주거, 양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아동권리를 침해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하고,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활동을 지원했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동의 기본적인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아동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습니다.
아동학대 예방, 가정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아동학대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가정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체벌과 훈육에 관한 보호자의 생각을 바꾸어 아동학대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 부모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 부모 프로그램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적용하도록 조부모가정을 위해서는 ‘조손도손’ 부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양육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아동을 체벌하지 않도록 도왔습니다. 아동학대가 발생한 가정을 위해서는 ‘도담도담’ 부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대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상담과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과 세대차이로 복합적인 문제를 겪는 조부모가정에 ‘양육플래너’가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손자녀와의 대화법과 양육방법을 코칭하고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등 가정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며 안전한 양육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어머니들도 가정 안에서 상처를 받고 자랐다 보니 자녀들을 사랑으로 키우려고 하지만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늘 고민이 많으셨거든요. 이번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 교육’을 받으면서 해답을 얻으셨다고 합니다. 교육 횟수가 많아서 괜찮으실까 걱정했는데 어머니들이 교육시간 동안 휴대폰도 보지 않고 이렇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교육 후에 변화되는 어머니들과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까 제가 다 뿌듯했어요.”
– 저소득 모자가정 지원 시설 생활지도사

“주변에 손자녀 양육에 관해 의논하거나 도움받을 곳이 없어서 혼자 고민해왔던 할머니께서 양육플래너에게 고민을 얘기하실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속앓이하던 것을 얘기하고 나니 스트레스도 좀 풀리고, 양육플래너가 공감해주고 지지해주니 자신감을 많이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 양육플래너 상담원
아동에게 안전한 기관을 만들어갑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 등 아동을 보호하는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아동안전보호체계를 마련하고 아동학대와 안전사고를 예방하도록 지원했습니다. 기관 종사자에게 아동권리와 아동안전을 교육하고, 아동에게 위험한 요소를 파악해, 위험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기관별로 아동과 종사자가 함께 아동안전보호정책을 수립했습니다. 이 외에도 ‘아동에게 안전한 기관 만들기’ 사업평가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2021 아동안전 정책토론회’를 개최해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우리들의 약속, 행동강령을 만드는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지켜야 할 생활 약속들을 이야기하고 적용해보는 게 인상적이었거든요. 우리의 권리를 담은 목소리가 모여 안전한 기관을 함께 만드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안전한 돌봄은 불안과 위험에서 보호받는 편안한 쉼이 있는 공간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각을 이해해 주는 어른들의 마음이 꼭 필요해요.”
– 안산지역 공동생활가정 아동
학대받은 아이들의 회복을 지원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산하 7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학대피해아동의 회복을 지원하고 다시 아동학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학대피해아동과 가족, 학대행위자에게 심리치료를 지원했습니다. 또한 아동학대로 보호자와 분리조치된 아동을 보호하는 학대피해아동쉼터가 체계적으로 운영되며 쉼터 종사자의 전문성이 향상되도록 『학대피해아동쉼터 운영매뉴얼』을 개발했습니다. 매뉴얼을 적용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성과보고회를 개최하였으며, 관련 부처와 학계, 현장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전국 학대피해아동쉼터에서 운영 매뉴얼이 잘 활용되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아빠의 욕설과 폭력을 지켜보며 자란 유이(가명)는 우울지수도 높고 경계심도 심했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으로 치료를 받으며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시설에 오고 나서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 넘게 걸리는 어린이집을 옮길 수가 없었어요. 유이가 너무 무서워해서요. 그런데 치료를 받으면서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전에는 아빠 나이의 젊은 남자분들만 봐도 모른척하거나 숨었는데, 이제는 어느 순간 믿을만한 사람이다 싶으면 스스로 인사도 해요. 아이가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유이가 밝아졌다고 얘기하시고요.”
– 심리치료를 지원받은 유이의 엄마
경제적 위기상황에서도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세이브더칠드런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위기상황에 처한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를 누리도록 가정별로 필요한 부분을 살펴 지원했습니다.
안정적인 소득이 없고 노환으로 아동을 양육하기 어려운 저소득 조부모가정을 위해 전국 31개 종합사회복지관, 가정위탁지원센터와 협력하여 주거환경 개선, 교육비, 생활비 등 각 가정에 필요한 부분을 맞춤형으로 제공했습니다.
치료비가 없어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아동을 위해서 전국 14개 시도의 53개 협력병원을 통해 검사·외래·입원 및 수술비를 지원하여 제때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도록 지원했습니다. 지원받은 아동의 93%가 지원 후 건강이 좋아졌으며, 48.4%의 아동은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으로 검사를 받고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불안정한 체류자격과 적은 수입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배경 가정에는 8개 협력기관을 통해 보육비와 양육비, 의료비를 지원하여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양육자가 한국에 잘 적응하도록 한국문화 프로그램과 심리정서 프로그램을 제공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계가 어려워진 저소득가정에 건강하고 균형잡힌 식사를 제공해 결식 위기에 처한 아동을 지원했습니다. 전국 56개 지역사회 복지기관과 함께 주 2회, 다섯 번 분량의 도시락 또는 밀키트를 제공하여 아동이 등교하지 못하는 기간에도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했습니다.
“손주 방을 만들어 줄 수 있었던 게 제일 좋았어요. 손주도 따뜻하고 깨끗한 방이 생겨 너무 좋다고 합니다. 어려운 형편에 손주를 키우다 보니 부족함이 많아 아이 옷도 잘 사주지 못했는데 아이가 입고 싶어하던 옷과 운동화를 사주고 매달 먹을 것도 지원해 줘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 15살 아동을 혼자 키우는 이OO 할머니

“난민 가정의 경우 양육비와 보육비를 지원받으면 생활비에도 조금의 여유가 생겨 가정 내 양육 환경도 함께 좋아진다고 이야기를 해요. 또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또래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발달과정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더라고요. 가정환경을 떠나 모든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난민아동지원사업 담당자
아이들이 목소리를 내는 시간
아동·청소년 기관에서 아동의 참여를 높이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도록 실무자에게 아동 참여권 증진 교육을 진행하고, 17개 지역아동센터에서 아동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참여 프로그램을 지원했습니다. 농어촌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영양제를 구비할 때도 아동의 의견을 반영하여 먹고 싶은 영양제를 아동이 직접 고르도록 하고, 체육활동과 문화활동을 할 때도 아동의 토론과 투표를 중심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할지 결정했습니다.
“작은 활동을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질문하는 법이 생겼어요. ‘이거 하면 어때?’ 이렇게 물어봐주는 거 있잖아요. 앞으로도 아이들하고 뭔가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까 벌써부터 설레는 것 같아요. 아동이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선택하고 계획하고 이루어내는 게 아동의 이야기이고 아동의 행복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궁극적으로 실행하는 단계에서 좌절하거나 실패하는 것까지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어요.”
– 태안 상상놀이 지역아동센터 선생님
놀면서 자라나는 아이들
놀 권리는 아동의 발달에 꼭 필요한 권리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학교와 농어촌, 도시의 놀이환경을 개선하고, 아동의 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놀이터를 지켜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농어촌 지역에는 공립형 지역아동센터와 실내 놀이공간을 포함한 놀이터를 만들고, 도심에는 낡고 오래된 어린이 공원을 개선해 모든 아동이 차별 없이 놀 수 있는 통합놀이터를 조성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아동을 위한 놀이공간을 조성하고 주 40분 이상 자유 놀이시간을 확보하도록 아동의 놀 권리에 대한 학부모와 교사의 인식을 높였습니다. 놀이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아동과 지역주민이 참여하도록 하고, 놀이터 완공 이후에는 지역사회가 주도적으로 놀이공간을 활성화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아동과 성인, 지자체가 지역 내 공공어린이공원을 전수 조사하는 ‘우리동네 놀이환경진단’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여건에 맞는 놀이환경개선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원했습니다.
모든 아동이 예외 없이 놀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놀이와 돌봄을 지원하고 보호자의 인식을 개선했습니다. 장애아동의 사회성을 높이기 위해 놀이교사가 주 2회 2시간 이상 장애아동 가정을 방문해 장애아동의 특성에 맞춰 아동이 원하는 놀이키트를 선택하도록 하고, 보호자가 놀이활동을 배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업 후 척도검사에서 발달장애아동의 놀이시간이 늘어나고, 사회성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이들이 디자인해서 그런지 색감도 자연 친화적이고 아이들이 즐거워할 만한 것들이 되게 많아요.”
– 은평지역아동센터 열린학교 센터장

“지역주민들과 아이들, 그리고 실제 어린이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니까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어요. 놀이환경진단 후에 어린이공원을 단지 업무와 관련된 공간이 아닌 아이들을 위한 놀이의 공간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단 결과를 토대로 차근차근 공원을 개선해 나간다면 아이들이 찾아오는 어린이공원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 대전 대덕구 공원녹지과 담당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