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2021 연차보고서
국제사업
202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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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전쟁과 기후위기로 생존을 위협받는 아동의 기본권을 지켰습니다. 지역적 관습과 경제적 어려움에도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며 아동 삶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 지역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일에도 힘썼습니다.
아이와 엄마, 지역주민까지 모두 건강하게
태어나기 전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모든 과정에서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했습니다. 출산 전에는 임산부가 보건소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며 안전한 환경에서 출산하도록 보건소 환경을 개선하고, 의약품과 관련 장비를 제공했습니다. 응급상황에 대비하여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료진을 교육하기도 했습니다. 영양실조 예방을 위해 모유수유를 비롯한 영양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아동의 건강을 지역주민이 함께 살피도록 마을 자원봉사자를 교육했습니다. 청소년기 아동에게는 또래강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보건소를 이용하도록 안내했습니다.
“첫째를 집에서 낳았는데 아이가 태어난 후에 울지 않아서 너무 당황하고 힘들었어요. 둘째를 임신했을 때는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보건소에 갔어요. 처음 보는 기구로 아기 심장박동 소리를 듣는데 신기하더라고요. 세이브더칠드런이 새로 지은 보건소에서 둘째를 안전하게 낳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고맙습니다.”
– 방글라데시 가이반다 지역 소나로이 보건소에서 둘째를 출산한 셀리나(Selina)

“우리 마을에는 출산 후에 일주일간은 계란을 먹으면 안 되고, 한 달 동안은 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 미신이 있었어요. 첫 아이를 낳고 나서 거의 한 달간 밥이랑 소금, 야채만 먹었죠. 마을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임산부는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걸 배웠고, 둘째를 임신한 후에는 미신을 신경쓰지 않고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었어요.”
– 라오스 응오이 지역에서 두 아이를 기르는 캄(Kham)
*아동보호를 위해 국제사업에서 소개하는 모든 사례에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소외된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질병
식수위생시설이 열악한 열대지방에서 주로 발생하는 소외열대질환은 기생충·세균·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걸리는 20개 질병을 가리킵니다. 예방과 치료가 가능해 국제사회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지 않아 ‘소외’된 질병으로 불리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장애를 입거나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모잠비크에서 소외열대질환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 아동에게 구충제를 복용하도록 하고, 보건시설에 검진 장비와 진단키트를 제공했습니다. 오염된 물을 마셔서 감염되지 않도록 학교에 식수시설과 화장실, 세면대를 설치하고 지역에 깨끗한 물을 공급했습니다.
“마을보건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위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어요. 화장실이 없으면 대소변으로 물과 흙이 오염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기생충에 감염된다고 하더라고요. 보건위원이 된 후에 집에 화장실도 만들고 비누도 사 놨어요. 마을 사람들에게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위생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알려줬어요.”
– 모잠비크 남풀라 주에 사는 에스테파냐(Estefȧnia)
코로나19도 막지 못하는 교육
코로나19로 휴교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아동이 계속해서 배움을 이어가고, 다시 안전하게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캄보디아 캄퐁츠낭과 베트남 꽝남성 지역 아동을 지원했습니다. 온라인 교육이 낯선 선생님들에게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 사용 방법과 영상제작 방법, 효과적인 온라인 수업 방법을 교육하고, 온라인 수업을 위한 노트북과 컴퓨터, TV, 카메라를 전달했습니다. 또한 학습자료를 인쇄하여 나눠주도록 학교에 프린터와 잉크, A4용지를 지원했습니다. 다시 학교에 가게 된 아동이 수업 중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체온계, 소독제,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전달했습니다.
“이렇게 자주 휴교가 반복되는 상황이 처음이다 보니까 온라인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방법도 몰랐고요.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으로 교사 훈련에 참여한 이후에 실제로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게 됐어요.”
– 캄보디아 프리 노로돔 시하모니(Preah Norodom Sihamoni) 초등학교 교사 세르(Ser)
다시 학교로
에티오피아 감벨라 지역에서 아동노동과 조혼, 열악한 교육 환경으로 학교에 입학하지 않거나, 학교에 다니다가 도중에 그만둔 학교 밖 아동이 다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새로 교실을 짓고 책상과 의자를 구비하며, 성별이 구분된 화장실과 식수위생시설을 설치했습니다. 공부가 어려워서 그만두는 아동이 없도록 선생님들에게는 기초 읽기와 쓰기, 산수를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을 교육했습니다. 학부모와 지역주민에게 아동이 학교에 다니는 중요성을 알리며, 학교 밖 아동에게 학용품과 교복, 교과서 등을 지원했습니다.
“집안일도 하고, 동생도 돌봐야 해서 학교에 계속 다닐 수가 없었어요. 가정 형편도 좋지 않아서 일도 해야했고요. 그런데 세이브더칠드런에서 가족들을 설득해서 학교를 그만둔 지 1년 만에 다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어요. 공부할 때 필요한 학용품이랑 책도 받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과목은 물리예요. 졸업하고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요!”
– 다시 학교로 돌아간 8학년 듀어(Duer)
가뭄의 위기를 딛고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 심각한 가뭄이 발생한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의 아동을 지원했습니다. 식량위기와 물 부족, 가축의 죽음으로 원래 살던 곳을 떠난 아동이 안전한 환경에서 심리적으로 회복하도록 아동친화공간을 운영하고, 학교 급식과 학습키트를 제공했습니다. 아동이 계속해서 학교에 다니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학교에 빗물을 받아 쓸 수 있는 장치와 화장실을 새로 설치하고, 여자아이 300명에게는 생리대를 포함한 위생키트를 지원했습니다.
“여기 마을로 이사 오면서 처음으로 학교에 다녀봤어요. 전에는 가축을 돌보고 물을 길어오느라 학교에 가기 어려웠거든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지원받은 것들 중에서 위생키트가 제일 좋았어요. 생리대가 없어서 학교를 그만두는 친구들이 많아서요. 저는 나중에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여자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고민상담을 할 수 있게요.”
–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에 사는 폰 왈리(Fon Wali)
방글라데시 난민캠프의 아이들
2017년 미얀마에서 발생한 로힝야족 폭력사태를 피해 방글라데시 난민캠프에 정착한 사람들은 수십만명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갑작스럽게 발생한 대형 화제, 폭우 피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난민캠프의 아동과 가정에 긴급 생계자금과 물품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위기상황에 처한 아동을 사례관리하여 어려움이 없는지 면밀하게 살폈습니다. 가정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 부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캠프 내에서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사례관리 아동인 나시마가 오랫동안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던 발목 수술을 받도록 지원하고, 정부의 장애인 혜택을 받으며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유관기관을 연계했습니다. 또한 나시마의 가정에 텃밭과 농기구를 제공하고 농사법을 교육하여 생계에 어려움이 없도록 했습니다.
“수술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어떻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평생 나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수술을 받고 나니 지금은 전보다 훨씬 자유롭게 걸을 수 있어요.”
–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 사는 16살 나시마(Nasima)
재난에도 든든한 마을
메콩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있는 베트남 까마우 지역은 최근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바닷물이 강에 유입되고 가뭄과 홍수가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 지역주민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까마우 지역에서 잘 자랄 수 있는 닭과 오리, 염소를 배분하고 소득창출을 위한 기술교육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자연재해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위생환경을 개선하도록 조난경보시스템과 학교 울타리, 물탱크, 방수가방 등을 제공하고 가정에는 빗물집수시스템과 홍수에 안전한 화장실을 설치했습니다.
“코로나가 심해진 이후에는 일을 구하지 못해 정부에서 쌀을 지원받아서 살았거든요. 그런데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오리 100마리를 지원받고 교육을 들으면서 소득이 생겼어요. 덕분에 아이들 교복이랑 책을 사고, 병원비로 생긴 빚을 갚을 수 있었어요. 계속해서 가족을 잘 돌볼 수 있게 지원받은 오리를 잘 키워보고 싶어요.”
– 베트남 까마우 지역 트란 반 토이 지역에 사는 옌(Yen)
태어날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아동이 안전한 환경에서 태어나 어른이 될 때까지 신체적·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통합적으로 지원했습니다. 아동의 영양을 관리하고 적절하게 치료하는 보건사업을 펼치고, 학교와 가정에서 필요한 교육을 지원하는 교육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청소년기에는 성교육과 아동권리교육을 비롯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니도록 교육하고, 조혼을 예방하며, 직업훈련과 창업을 지원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학교가 휴교하자 부모님은 저에게 결혼을 하라고 했어요. 저는 너무 무서워서 밤낮으로 울기만 했어요. 다행히 큰오빠가 제 결혼 이야기를 학교 교장선생님께 알렸고, 테즈라시(Tezrash) 교장선생님은 세이브더칠드런 아동보호팀에 도움을 요청했어요.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은 저희 집에 와서 부모님을 차근차근 설득했고, 결국 부모님은 저에게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덕분에 저는 의사가 되려는 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 에티오피아에 사는 14살 아르세마(Ars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