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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본법 제정 필요하다” 67.9%...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기본법 제정 촉구 토론회 개최
2026.09.21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9월 2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국민의힘 이종배 국회의원, 이만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사단법인 온율과 함께 ‘아동기본법 제정 촉구를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아동의 권리를 국가정책 전반에서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아동기본법 제정의 필요성과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나라는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하며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존중하고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우선할 것을 국제적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비준한 지 35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모든 아동의 권리를 포괄적으로 보장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하는 기본법은 마련되지 않았다. 2023년 제4차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에서도 우리나라는 아동권리협약을 국내 법제에 반영하기 위해 필요한 입법 조치를 이행하라는 권고를 받았고, 정부는 이를 수용했다. 아동기본법 제정은 이러한 국제적 약속을 국내 법과 정책 전반에서 실현하기 위한 과제로 남아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2025년 11월 전국 10~18세 아동∙청소년 1,000명과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동청소년 정책 인식 및 평가’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7.9%가 아동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아동기본법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내용을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권리침해 시 구제 절차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6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동·청소년 권리의 기본원칙 명시(58.9%), 아동·청소년 참여 및 의견청취 제도화(46.3%) 등 순이었다. 22대 국회의 우선 입법과제로 아동기본법 제정을 1·2순위 안에 꼽은 응답자가 42.6%로 가장 많았다.
이날 축사를 맡은 김재준 아동은 “어른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어린이는 혼자서 하기 어려운 일이 많다”며, “어린이들에게 중요한 일은 어른들이 정하기 전에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어보고, 직접 고를 수 있는 일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 이후 2015년부터 여∙야 구분 없이 아동기본법 제안이 이어졌고, 정부 역시 2020년부터 여러 차례 아동기본법 제정 계획을 밝혀왔으나 관련 법안이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만료로 폐기되는 일이 반복됐다. 이번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이종배 국회의원은 9월 18일 아동기본법안을 발의했으며, 법안에는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강화하고, 지역아동정책계획 수립과 평가, 아동 관련 예산 확보, 아동권리주간 지정, 국가아동인권위원회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와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선숙 교수가 발제했다. 정익중 교수는 아동 관련 법과 제도는 늘어났지만 교육·복지·보건·사법·디지털 환경 등 아동의 삶 전반을 관통하는 공통의 권리 기준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기본법은 새로운 사업을 늘리는 법이 아니라, 계획·예산·영향평가·정책 조정 등을 통해 아동권리가 실제 정책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숙 교수는 17개 시·도 아동 삶의 질 종합지수의 최대 격차가 35.1점에 이르는 등 지역에 따라 아동의 삶의 질과 정책 기반에 상당한 차이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러한 격차를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은 점을 짚으며, 지역별 아동 삶의 질 조사와 격차 해소 목표를 정책계획에 반영하고 실현시킬 국가의 책무를 아동기본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김형모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국가아동권리보장원 제6기 아동위원회 윤동건 아동위원, 사단법인 온율 전민경 변호사, 한국법제연구원 배건이 연구위원, 한국아동단체협의회 아동권리협약연구소 윤석빈 부소장, 보건복지부 박찬수 아동정책과장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아동을 보호의 대상에 한정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권리의 주체로 인정해야 하며, 권리구제와 의견청취, 예산 확보 등 아동의 권리가 실제 정책에서 작동할 수 있는 장치를 법률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동건 아동위원은 “아동들이 보호의 대상인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보호만 받아야 하는 존재는 아니다”라며 “아동기본법은 아동을 ‘오늘을 살아가는 권리의 주체’로 인정해주는 가장 강력한 선언이 되어야 하고 아동들이 매일 존중받으며 행복하게 웃을 수 있도록 아동기본법 제정에 힘을 모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종배 국회의원은 이러한 아동 당사자의 요구를 입법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의원은 “아동의 권리 보장은 어느 한 정당이나 한 부처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국가적 과제”라며 “아동기본법 제정 노력이 더 이상 국회 문턱에서 멈추지 않도록 여야와 정부,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입법의 결실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총장은 “아동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인 동시에, 자신의 삶에 관한 의견을 말하고 그 의견을 존중받아야 할 권리의 주체”라며, “아동기본법 제정을 통해 모든 법과 정책에서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 일관되게 우선하고, 지역이나 환경에 따라 권리 보장 수준이 달라지지 않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