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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엄마 솔레일 이야기
201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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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은 5월 6일 ‘2014 어머니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어머니보고서’는 세이브더칠드런이 해마다 세계 각국의 모성 사망, 영유아 사망률, 교육 수준, 여성의 정치참여, 경제 수준 등의 기준으로 ‘어머니와 영유아 복지 순위’를 평가해 발표하는 자료입니다. 17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엄마와 아이의 복지 순위가 가장 좋은 나라 1위는 핀란드, 178위는 소말리아였습니다.

이 보고서는 새로운 천 년을 시작한 지난 2000년 유엔에서 전 세계 정상들이 채택한 의제인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 중에서도 2015년까지 ‘영유아 사망률 3분의 2 감소’와 ‘산모 사망률 4분의 3 감소’를 목표로 하는 4항과 5항이 어머니보고서가 주목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번 어머니보고서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 특히 분쟁이나 자연재해 등 재난을 겪고 있는 국가들의 새천년개발목표 달성은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실제로 올해 177위를 기록한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15세 여성이 평생에 걸쳐 임신 및 출산과 관련된 원인으로 사망할 위험도를 나타내는 생애모성사망위험이 2010년 기준으로 30명 중 1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여성 30명 중 1명 꼴로 임신 및 출산 관련 원인으로 사망하는 셈입니다. 1만 2,200명 중 1명인 1위 핀란드와 비교하면 콩고민주공화국 엄마들의 열악한 현실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은 2012년 기준 1,000명당 145.7명으로 1,000명당 2.9명인 핀란드의 약 50배에 달합니다.

<핀란드 vs 콩고민주공화국 어머니보고서 주요 지표 비교>

주요 지표

핀란드

콩고민주공화국

생애모성사망위험(2010년)

12,200명 중 1명

30명 중 1명

5세미만 영유아 사망률(2012년)

1,000명당 2.9명

1,000명당 145.7명

기대 정규교육 기간(2013년)

17년

9.7년

1인당 국민 총 소득(2012년)

46,490달러

230달러

여성 정치 참여 비율(2014년)

42.5%

9.7%


그렇다면 과연 ‘어머니와 영유아 복지 순위’에서 하위권에 속한 나라의 엄마와 아기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요? 177위를 차지한 콩고민주공화국 엄마, 솔레일 씨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풀숲에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저는 20살입니다. 4살, 1살 아이의 엄마이지요. 이 두 아이 모두 풀숲에서 태어났습니다.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서 벌어진 내전을 피해 도망치던 중 아이가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피난통에 헤어진 남편은 아직까지 행방은커녕 생사도 알 수 없습니다."



사진/ 콩고민주공화국의 솔레일(20세) 씨는 그녀의 4살, 1살인 두 아이를    
    모두 풀숲에서 낳아야 했다. 당시 그녀는 마을에서 벌어진 반군과 
 정부군의 전투를 피해 도망치던 중이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세이브더칠드런의 ‘2014 어머니보고서’에서 최하위인 소말리아보다
한 단계 위인 177위를 기록했다.                                          


"막내가 태어나던 날은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풀숲에서 아이를 낳을 때, 저를 도와준 사람은 출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이웃사람이었어요. 이틀을 진통에 시달리다 낳은 아이의 탯줄은 면도칼로 잘라야 했습니다. 비가 쏟아지는데도 아기를 덮어줄 수 있는 건 비닐밖에 없었어요. 모유도 이틀밖에 먹이지 못했죠."

 


사진/ 2012년 11월, 콩고민주공화국의 사이크 마을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내전을 피해 피난길에         
나서고 있다.                                                                                                         


"저와 아이들은 고향 마을로 돌아가지 못하고 저희가 머무를 수 있도록 허락해 준 다른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저희들은 굉장히 난처한 상황 속에 살고 있어요. 갈아입을 옷이 없어요. 지금 입고 있는 옷을 빨려면 이웃에서 옷을 빌려다 입고 제 옷을 빤 뒤에 옷이 다 마르면 빌린 옷을 돌려주고 있어요. 제일 큰 문제는 음식을 만들 냄비 하나 갖고 있지 않다는 거에요. 정말 아무것도 없어요. "



사진/ 2012년 7월, 콩고민주공화국 동쪽 고마의 북쪽지역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아이를 안고 유엔 평화유지군의 보병 장갑차 근처에 앉아있다.


"또 여자들과 엄마들이 성적 폭력의 희생자가 되는 일도 많습니다. 군인이나 무장세력들, 때로는 주변사람들에 의해 피해를 당하고 있어요.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어서 심지어 시장에 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사진/ 콩고민주공화국 마시시지역 키찬카 마을의 보건의료센터에서 수술을 받은 어머니들이 회복실에   
       누워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모성 및 아동 보건의료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의약품과 의료기술,   
재정지원을 펼치고 있다.                                                                                         


건강한 아이를 무사히 낳고, 그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것은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소망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는 이런 평범하고 본능적인 소망을 이루는 것이 너무나 어려워 사랑하는 아이를 잃고 자신마저도 위험에 처하는 수많은 엄마들이 존재합니다.

특히 무력분쟁을 겪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과 같이 내전이나 자연재해 등 인도적위기에 놓여 있는 국가에서는 엄마와 아이들의 삶이 더욱 힘겹습니다. 실제로 전체 모성 사망과 아동 사망의 56%가 이러한 취약 상황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엄마와 아이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모성보건센터 건립, 의약품 지원, 조산사 양성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적위기 상황에서 보건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엄마와 아동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엄마와 아기가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 ‘어머니보고서’가 보여주는 참으로 단순하지만 중요한 진실입니다.


글/ 신은정(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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