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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레터] 2화: 바라카 작은 도서관에 모인 이주배경 아이들 - 김기학 바라카 작은 도서관 대표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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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인 1924년, 국제연맹은 최초로 아동 인권에 관한 국제 문서를 승인합니다. 바로, ‘제네바 세계아동권리선언’입니다. 에글렌타인 젭의 ‘아동권리선언문’이 초안이 되었고, 유엔아동권리협약의 모태가 된 ‘제네바 세계아동권리선언’ 선포 100주년을 맞이하여 세이브더칠드런은 평소 우리 곁에 있지만, 잘 알지 못했던 아동의 이야기를 ‘레드레터’로 전합니다. 5월(특별한 보호조치가 필요한 아이들)을 시작으로 6월(이주배경 아동), 7월(디지털 성착취 피해 아동), 8월(키즈 유튜버 아동), 9월(분쟁지역 속 아동)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바라카’. ‘Blessing’, ‘축복’을 의미하는 아랍어입니다. 김기학 대표는 ‘바라카 작은 도서관’을 찾은 이주배경 아동과 가정이 늘 행복하고, 또 그들이 행복의 통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도서관 이름을 ‘바라카 작은 도서관’으로 지었습니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동네의 이 작은 공간은 이주배경 아동에게 극장이고, 유치원이고, 놀이터이고, 학교입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 학교 생활 적응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바라카 작은 도서관 선생님들의 주요한 일은 이주배경 가정과 학교의 중간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학교와 이주배경 가정의 언어 소통이 필요한 경우엔 통역사가 되어주고, 문화의 차이로 오해가 발생할 때는 양측에 문화와 규칙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학교 측에서 보내는 공지문이나 알림장 같은 것들을 우리 선생님들이 중간 역할을 해주고, 또 언어적인 소통의 어려움을 돕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합니다.



종교를 중시하는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은 금식 기간에 학교에 시간 맞춰 가기가 어렵잖아요. 이럴 때 저희가 학교 규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부모님들을 설득하고, 이주배경 가정이 지닌 종교와 문화를 학교측에 설명하면서 중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이주배경 아동과 함께 한글 공부나 학교 수업을 예·복습하기도 하고, 나들이를 떠나기도 합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 – 출생 미등록 이주배경 아동 

한국에서 외국인 아동이 태어나면 어머니 국적의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출생등록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 자국의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없거나, 그곳에 찾아갈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부모의 자녀는 출생등록을 할 수 없거나, 등록이 매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출생등록이 가능한 대상은 국민으로 한정되어 있고, 출생등록을 하지 못한 이주배경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조치는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태어나서) 수년간 출생등록을 못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출생등록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 이 아이의 정체성은 어느 것으로도 증명될 수 없습니다. 출생등록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고, (아이가 성장하면서) 여러가지 예방 접종 같은 것들도 계속 맞아야 하잖아요… 그런 상황에 있는 이주배경 아동에 대한 출생 등록제가 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생등록이 되지 않은 아이들은 자라서 미등록 아동으로 남습니다. 또, 부모를 따라 입국했다가 부모가 체류자격을 잃어 미등록 아동이 되는 일도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미등록 이주배경 아동은 추산 2만여 명. 사회 안전망에서 벗어나 있는 미등록된 외국인 아동들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 해야 할 때는 한 없이 작아집니다.


건강보험 문제라든지, 행정적인 그런 절차를 밟아야 할 때, 여러 가지 제약이 많이 있는 상태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또, 학교 진학할 때 서류가 있어야 하는데, 서류가 제대로 발급되지 않아서 아동으로서 권리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상황을 볼 때마다 안타깝습니다.


 의료 보장과 학대 피해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

이밖에도 한국 사회의 많은 것들은 이주배경 아동의 삶을 위태롭게 합니다. 이주배경 아동은 부모의 체류 자격에 따라 건강보험 가입 가능 여부가 결정되며 경제적 문제나 언어의 장벽으로 의료 시설과 보건 서비스를 제때 이용하기 어려운 때도 있습니다.



또, 이주배경 아동들은 학대 피해를 당하고도 적절한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체류자격 때문에 신고를 안하기도 하고, 신고를 했다고 해도 아동을 가정으로부터 분리하고 보호할 시설이 없습니다. 외국인 아동은 정부 지원 대상이 아니다 보니 시설에서 입소를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2019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에 이주배경 아동의 예방접종 접근성을 개선할 것과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보장할 것, 학대피해아동쉼터 접근 보장 등을 포함한 학대 예방, 피해 아동의 회복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도록 권고하였지만 국가의 정책 변화는 더디기만 합니다. 


 아동권리협약 비준한 국가, 책임 다해야

김기학 대표는 이러한 아동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유엔아동권리협약을 국가가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이주배경 아동을 한국 사회에서 책임을 갖고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나와 있는 대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아동들을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난민 아동을 포함한 이주배경 아동을 특별한 보호조치가 필요한 아동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주배경’과 ‘아동’, 두가지 이상의 취약성을 지녀 더 다양한 형태의 차별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 국가로서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아동들이 차별 받지 않고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바라카 작은 도서관 앞 초등학교엔 빨간 장미가 한창 피어있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미나(가명)는 도서관 선생님에게 ‘전기 놀이’를 해주며 까르르 웃었고, 5학년 예지(가명)는 공부하기 싫다며 투덜대다, 공부 끝나고 떡볶이와 오징어 튀김을 먹으러 가자는 선생님의 제안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한국의 여느 초등학생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2022년 이주배경 학생 수는 약 18만명 . 이주배경 아동의 수는 2012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주배경 아동들이 마음껏 자라, 제 색을 더 짙게 뽐낼 수 있도록 어른과 학교, 지역사회와 국가가 그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인터뷰·사진 권리옹호부문 김소영   정리 커뮤니케이션부문 이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