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소식지 136호
'푸른 가뭄'을 아시나요?
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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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가뭄'을 아시나요?



2011년, 에티오피아는 기근으로 수많은 아동이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 고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에티오피아에는 가뭄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에티오피아의 가뭄이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떠들썩하고, 유난히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어도 에티오피아 가뭄은 여전히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인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에 도착한 첫날, 카일(Kyle) 씨 역시 에티오피아 가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심각한 가뭄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에티오피아에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는 속으로 외쳤습니다.


“가뭄이라며? 이게 무슨 가뭄이야?”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기후 상황을 시각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의 건조한 평야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는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3만 피트 상공의 비행기 안에서 그는 생애 처음으로 가뭄을 목격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에티오피아는 바싹 말라 있었고, 물이 전부 말라버린 강바닥과 죽은 식물들로 땅 전체가 갈색으로 보였습니다. 마치 모든 것이 불에 타버리고 재만 남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다시 한 번 에티오피아의 가뭄을 의심했습니다. 창 밖으로 바라본 베일 산맥은 우기를 맞아 무성하게 푸른 모이었기 때문입니다. 에티오피아 가뭄 위기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0~30km 이상 계곡 사이를 지나 평원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의 온도는 최소 10도 이상 상승했으며, 농작물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고, 사방은 온통 갈색 그림자로 덮여 있었습니다. 
 





베일 지역에서는 2600개 마을에 공급되는 지역용수가 전부 말라버려 15km 떨어진 곳에서 30도 이상의 뜨거운 온도를 견디며 매일 9시간 이상을 걸어 물을 길어오고 있었습니다.




에티오피아 가뭄 때문에 45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즉각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30만 명의 아이들이 식량부족으로 영양실조에 걸려 고통 받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정부의 지원에도 수백만 명에게 제공할 음식과 물은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에티오피아 일부 지역에서는 우기 때 정상적으로 비가 내렸으나, 그 외의 지역에서는 우기에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런 불규칙한 형태의 기후 변화는 가뭄의 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가뭄의 심각성은 푸른 녹지대와 메말라 버린 땅이 공존하는 이질적인 모습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든 나쁘든, 많든, 사람들은 보이는 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녹색으로 뒤덮여 있는 이 가뭄이 에티오피아 주민들에게는 정말로 잔인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가을 날씨가 정상적이지 못했던 일부 지역에서는 봄에 일반적인 우기처럼 비가 내렸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그 반대였습니다. 최근 3일간 내린 비는 잔디가 자라기엔 충분했으나 다음에 찾아올 봄 우기 때까지 농작물을 재배하기에는 너무 부족합니다. 우리의 빠른 대처와 지원이 없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심각한 가뭄의 위기는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 세이브더칠드런 직원 디그로 카일(Degraw Kyle)



정리 및 번역 이정림(커뮤니케이션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고통 속 아이들을 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