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소식지 146호
[클로즈업] 평범한 직장인에서 인도적지원활동가가 되기까지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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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르단 자타리 캠프 아동친화공간(CFS) 활동 모니터링 중, 아이들과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 2014.


‘가장 먼저 현장에 가고, 가장 마지막에 현장에서 나온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세계 각지 재난현장에 달려가 초기 단계부터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특히 아이들이 하루빨리 평범한 일상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교육, 심리·정서치료 등 다각적인 아동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기 그런 멋지고도 힘든 일에 뛰어든 인도적지원 활동가, 김아름 팀장이 있습니다. 해외사업부 인도적지원/보호팀을 이끌어가는 그녀를 소개합니다.

 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이선희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인도적지원/보호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어떤 일인가요?

인도적지원은 홍수, 태풍 등 자연재난을 포함해, 내전, 분쟁같이 인간이 만들어낸 위기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일입니다. 시리아 내전이나 아이티 지진, 홍수, 네팔 대지진, 로힝야 난민…, 이런 인도적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세이브더칠드런 연맹(세이브더칠드런 연맹체의 정관과 운영철학을 공유하는 28개 회원국과 약 120개국에 분포한 사업장으로 구성)이 지원 여부, 지원방식을 결정하고,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동참합니다.


인도적지원 활동 현장 경험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저와 잘 맞았고 인도적지원 현장 볼 기회가 많았어요. 일 년에 대여섯 번은 출장 가고, 정기적으로 사업 모니터링을 해요. 현장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매력이고요. 세이브더칠드런은 곧 100주년을 맞이하는 국제 구호개발 기구답게 전통이 오래된 기관이라 역량, 전문성 측면에서 도움받을 기회가 많아 정말 좋습니다. 특히 현장과 체계적인 구호활동 경험 등 자산이 축적된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에서 트레이닝 받을 수 있었으니까요.


긴급재난현장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떤 영역을 담당하나요?

인도적지원 대응은 7개 영역으로 나누는데요, 아동보호, 보건과 영양(둘 다 WHO, 세계보건기구), 교육(유니세프/세이브더칠드런), 급수/위생, 식량배급(WFP, 세계식량계획), 주거지/비식량물자 등이죠. 특히 이 중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유엔기구가 아닌데도 유니세프와 함께 교육 영역을 공동으로 이끄는(UN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재난 상황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을 교육 분야 주도 기관으로 지정했다) 유일한 비유엔기구입니다. (웃음) 이건 대단한 거예요.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장에서 이재민과 직접 접촉하며 위에서 말한 7개 대응 영역에서 모두 서비스를 제공해요.


"특히 재난지역이나 사업장의 아이들이 자신과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 하고 싶다, 이렇게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보람을 느껴요” 세이브더칠드런 해외사업부 사무실에서. 2018.


다른 기관과 차별된 세이브더칠드런만의 구호활동이 있다면요?

무엇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 중심 기관이에요. 휴교나 학교가 없는 상황이 대부분인 난민촌 등지에서 특히 아동친화공간(CFS), 임시배움터를 운영해요. 아이들이 그런 공간을 무척 고마워해요. 아이들은 ‘일상을 회복하게 해주면, 즉, 재난 이전에 하던 일을 계속하게 해주면’ 회복돼요. 심리적 응급처치 프로그램도 운영해서 재난의 트라우마를 최소화해요. 아이들 내부의 회복탄력성을 높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아이들의 일상이 회복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하는 CFS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크게 느껴요.


인도적지원 활동가로 꼭 지켜야 한다고 믿는 원칙이 있다면요?

인도적지원의 제1원칙이 ‘Do no harm’이에요. 즉, 해를 끼치지 말라. 제1원칙이 이거라니, 처음엔 좀 힘들었죠. 이게 무슨 의미냐, 해나 끼치지 말아야 한다면…. 회의도 들었고요. 하지만, 인도적지원 현장을 경험할수록 장기적으로 봤을 땐 이게 올바른 원칙이라고 생각하게 됐죠. 제가 존경했던 한 활동가가 이런 말을 했어요. “밥도 못 먹고 못 씻고 밤낮으로 구호활동을 했다. 그런데 그 지역의 주민-정부 모임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첫 번째 피해는 쓰나미, 두 번째 피해는 NGO 쓰나미’였다는 말을 듣고 큰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요. 즉, 쓰나미 재난이 지나자 온갖 단체가 와서 깃발 꽂고 혼란만 더 가중시켰다는 거예요. 남을 돕고자하는 마음과 열정도 중요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열정이 재난을 당한 지역사회나 국가에 피해가 되어선 절대 안돼요.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으로 어떤 부분에서 자부심을 느끼나요?

세이브더칠드런이 가진 전문성과 프로그램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이게 자부심이 됐어요. 저는 우리가 ‘아동’을 대하는 기관이라는 게, 미래를 변화시키고 보게 하는 일을 한다는 게 너무 좋아요.


▲ 에티오피아 가뭄 대응사업 모니터링 출장.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가 지원하는 보건소에서 5세 미만 아동 대상으로 제공하는 영양, 보건 서비스를 받은 수혜자와의 인터뷰 모습. 2017.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일하면서 언제 가장 행복하고 보람을 느끼는지?

저는 아이들이 고맙다는 말을 할 때보다도, 꿈이나 신념, 생각이 뚜렷이 없던 아이가 ‘꿈이 생겼다’고 할 때 정말 보람을 느껴요. 특히 재난지역이나 사업장의 아이들이 자신과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 하고 싶다, 이렇게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정말 기쁩니다. 의존적인 수혜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행동가가 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합니다.


인도적지원 활동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하신다면?

무엇보다 국제적 사안에 늘 관심을 가지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훈련이 필요해요. 열정만으로는 오지 않았으면 해요. 정말 어렵거든요. 쉽지 않은 일이에요. 무엇보다 힘든 사람들을 계속 봐야 하니까 마음이 강하고 단단해야 해요. 현실은 척박합니다. (웃음)


인도적지원 현장에서 배운 인생의 법칙이 있다면?

무엇보다 ‘전문가는 공적인 거리 유지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요. 저는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을 많이 봤잖아요. 특히 몇몇 동료 활동가들의 경우를 보면, 공황장애나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도 꽤 있어요. 힘든 상황을 많이 목격하니까요. 이럴 땐 정말 처참한 상황을 보고도 공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게 정말 필요해요. 또 늘 삶에 대한 열정이 있고, 지치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제 아버지를 보면서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그런 좋은 영향을 많이 받으려고 노력합니다.




3년째 극심한 분쟁에 휩싸인 예멘. 잇따른 공습과 겉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번지는 질병, 식량위기로 예멘 인구 75%에 해당하는 2,200만 명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이중 절반 이상인 1,130만 명이 아이들입니다. 이미 ‘지구상 최악의 재난’을 겪고 있는 예멘 아이들을 지금 바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이들에게 더 이상 미래는 없을지 모릅니다. 아이들에게는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생명을 위협받는 예멘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예멘 긴급구호/인도적지원 후원안내


후원계좌 농협 037-01-272343 (예금주 :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후원링크 www.sc.or.kr/emergency

후원문의 02-6900-4400 / www.s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