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소식지 147호
[기획특집 2] 한국에 대형 재난이 일어났다고요?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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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여기저기에서 평소와 다르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복사기에는 ‘전기 쇼크 위험’이라는 경고문구가 붙어있습니다. 깜짝 놀라 다시 살펴보니 바로 밑에 작은 글씨로 ‘실제가 아닌 재난대응 상황을 위한 표시입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지진피해를 입었다고 이야기하는 직원들의 책상에는 ‘오늘 아침 서울에서 중간 정도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당신은 사무실에 왔고 몇몇 동료들은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시작하는 미션을 써놓은 문서가 놓여 있습니다. 지진이 일어났다는 가정하에 재난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피해자들을 인터뷰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것입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한국화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  지진대응 시뮬레이션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 건물 곳곳에 붙어있는 지진피해 표시. 균열 표시 외에도 감전, 붕괴, 깨진 창문 등 다양한 상황이 설정되어 있다


▲ 지진이 발생한 건물의 위험 상황을 체크하는 시뮬레이션


세이브더칠드런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10월 23~26일, 29~30일 총 6일간 인도적지원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한국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살펴보고, 국제적으로는 어떻게 인도적지원 활동을 진행하는지, 우리는 국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각 부서의 직원들이 함께 고민했습니다. 이론적으로 배웠더라도 막상 재난이 닥치면 현장에서는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재난 상황을 가정하고 시뮬레이션도 진행했습니다. 또한 세계 각지의 재난 현장에서 인도적지원 활동을 계속해온 세이브더칠드런의 노하우와 검증된 프로그램을 한국 상황에 맞게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살펴보았습니다.


▲ 지진피해 상황을 조사하는 시뮬레이션 


그렇다면 한국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한번 맞춰보세요.

한국에 재난 발생시 세이브더칠드런의 역할은?

① 전체 재난 상황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
② 다치거나 아픈 이재민을 직접 치료하는 역할
③ 아동친화공간을 조성하고 아이들을 보호하는 역할


정답은 바로 ③번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 최우선의 관점을 가지고 재난 상황에서 아이들을 구하는 역할을 합니다. 1번은 정부에서, 2번은 전문 의료 및 보건 기관에서 담당하게 됩니다. 

재난 상황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합니다. 아이들이 아동친화공간(CFS: Child Friendly Space)에 머무르면서 재난 상황에만 몰두하지 않고 평소에 해오던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아이들은 아동친화공간에서 친구들과 함께 배우고 놀이 활동을 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찾고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친화공간을 운영하며 놀이 활동과 교육 외에도 아이들에게 특화된 물품과 환경을 제공합니다. 또한 훈련된 직원들은 재난을 겪은 아이들을 계속해서 관찰하고(Look), 아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Listen), 아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나 도움을 연계합니다(Link). 어떤 아이가 활동에 잘 참여하지 않는지 살피고, 이유를 확인하는 거지요. 예를 들어 몸이 아프다면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하고,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다면 상담을 받도록 조치를 취합니다. 아동친화공간을 운영하는 것뿐만 아닙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전체가 재난 현장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일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업합니다.


▲ 지진대응 시뮬레이션 후 결과를 발표하는 직원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아무 재난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어느 누구도 한국에 자연재해를 비롯한 대형 재난이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100년간 가장 위급한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국내의 재난 상황에도 아동 최우선의 원칙을 가지고 대응하려고 합니다. 재난 현장에서 가장 취약한 존재는 바로 아이들이기에, 우리의 단 하나의 목표는 가능한 한 더 많은 아이를 구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