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소식지 147호
[기획특집 2] "모든 아이들은 더 좋은 미래를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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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네덜란드 인도적지원 활동가 스탠 클리큰버그 인터뷰

스탠 클리큰버그는 세이브더칠드런 네덜란드에서 2002년부터 일해온 인도적지원 활동가입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해 10월 23일부터 30일까지 6일간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도적지원에 관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전 세계 곳곳의 재난 현장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구하러 달려갔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장덕현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6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직원들을 교육하면서 어떤 점을 느꼈나요?
정말 좋았어요.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와 나눌 수 있어 기뻤습니다. 6일은 물론 긴 시간이죠. 하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2시간뿐이었다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을 겁니다. 인도적지원팀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전 쓰러졌을 거예요. 처음엔 질문을 많이 안 할 줄 알았어요. 첫날에는 (참여자들이) ‘저 사람 대체 누구야’라는 표정이었지만, 갈수록 동기부여가 된 듯했어요. 질문도 많았고 워크숍을 통해 많이 배우고 얻어가려는 노력과 열정을 느꼈습니다.



인도적지원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하면서 많은 구호 현장을 다녀봤을 텐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맞아요. 정말 많은 곳을 다녔어요. 아이들은 어디에나 있죠. 팔레스타인, 콩고, 우간다, 이라크, 나이지리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전 세계 모든 아이들은 더 좋은 미래를 가질 자격이 있어요. 우리 어른들은 이 아이들이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의무가 있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결정적인 순간을 얘기해야 한다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경험이 되겠네요. 아프간에서는 여자아이들이 탈레반 때문에 학교에 갈 수 없기 때문에, 여자아이들만을 위한 학교를 짓고 그 학교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만드는 사업을 했습니다. 예산을 세우고, 사업 제안을 하고, 보고서를 쓰는 작업만 하다가 학교에 찾았을 때 아이들이 “안녕하세요. 그런데 누구세요?”라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여자아이들이 수업을 받는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여자아이들은 기초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기초교육을 받아야만 합니다. 교육은 정말 중요합니다. 사람의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긴급구호의 질이 중요하다’는게 무슨 의미인가요?
아직도 배울게 많은 분야입니다. 예전부터 우리는 ‘얼마나 많은 아이들을 지원했나’하는 양적인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지원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길게 내다보고 생각해야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클라이언트(clients)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수혜자(beneficiaries)’라는 단어를 썼었는데요, 그 단어 자체가 우리 자신을 (도움을 주는) 제공자의 입장에 놓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혜자라는 단어보다는 클라이언트라는 단어를 써서, 언제든 그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스스로 말할 권리가 있는 사람들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긴급구호의 질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필요를 이해하고 채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수단에는 1000개의 펌프가 있지만 그 중에 900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거기 사는 주민들은 그걸 고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많은 NGO들이 ‘우리들은 우물을 지어줬으니 그 뒤는 알아서 해라’라는 식으로 행동합니다. 그렇게 되면 주민들은 1년만 그 물을 사용할 수 있고 결국엔 더러운 강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사람들의 필요를 알면 펌프를 고치는 방법도 알려줘야겠죠.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장 소외받는 아동을 최우선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회비용의 문제가 있지는 않나요? 더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과 상충되지는 않을까요?
비용 문제는 당연히 있습니다. 불행히도, 모든 아이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하는 양질의 사업을 펼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어떤 단체들은 닿기 쉬운 아이들을 지원하거나, 도시에서만 지원 사업을 펼칩니다. 모든 아이들이 지원받을 권리가 있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은 더 먼 곳에 있는 아이들, 더 도달하기 어려운 곳에 있는 아이들을 지원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이 작업에는 시간도, 돈도 더 많이 듭니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이런 어려움을 이해하는 후원자가 있었습니다. 단지 더 많은 아이들을 6개월만에 지원하고 끝내버리는 것보다는 비록 돈이 더 들고 더 오래 걸릴지라도 더 소외되고 취약한 아이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구호현장을 누비는 인도적지원 활동가를 꿈꾸는 젊은 사람들이, 미래에 당신처럼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공부와 준비가 필요할까요?
이런 일을 꿈꾸는 사람이 있나요? 아무도 없을 것 같은데요. 하하.
이것은 ‘공부’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당신이 인생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적인 원동력, 비전, 아이디어에 대한 것입니다. 무엇이 당신을 동기부여 하는지 스스로 아는 것입니다. 이것이 혼자만의 성취가 아닌, 다른 사람과 관련한 것인지 자문해야 합니다.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멋진 차를 사고 편안한 집에 있는 것인지, 자신의 작은 행동으로 인해 25명의 아프가니스탄 여자아이들이 교육을 받는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와 함께 하는 후원자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먼저,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해주신 모든 후원자님께 감사인사 전합니다. 후원자님의 도움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후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아프가니스탄 등 멀리 있는 나라의 아이들을 돕는 일은 우리에게서 멀기 때문에 선명하게 느껴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어디에서나 아이들은 피해에 더 취약하게 노출됩니다. 모든 아이들은 더 좋은 미래를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후원이 중요한 이유고, 그것을 통해 세이브더칠드런은 모든 아이들에게 닿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