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소식지 150호
[기획특집] 아이들에겐 가정이 필요합니다 - 일반가정위탁 이야기
20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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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이가 있습니다. 한지붕 네 아이는 엄마도 아빠도 모두 다릅니다. 엄마가 둘인 아이, 친엄마와 친아빠를 모르는 아이,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 어린아이는 처음으로 ‘너네 엄마, 엄마가 아니라 할머니 아냐?’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요즘, 아이는 엄마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사연 많은 우리 집은 위탁가정입니다.



이재희 씨(가명)는 남편과 함께 아이 넷을 키웁니다. 고등학생인 첫째 석영이(가명)는 결혼 후 마흔 넘어 낳은 아이입니다. 둘째 현영이(가명)에게는 입양 사실을 밝혔습니다.


셋째 소영이(가명)가 집에 오던날, 현영이는 소영이 손을 잡고 ‘내 동생’이라고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자랑했습니다. 이게 벌써 4년 전 일입니다. “소영이가 처음 집에 왔을 때 이유 없이 밤새도록 소리 지르고 우는데 심해지면 몸이 꼬이기까지 했어요. 그때마다 세이브더칠드런 가정위탁지원센터에 전화해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상담원분과 직접 만나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기도 했어요. 밤마다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 아이를 뒤에서 가만히 꼭 끌어안고 있었어요. 나중엔 아이가 ‘이제 안 울게, 그만 해요’라고 하더라고요”


넷째 호영이(가명)는 재희 씨 가정에 오기 전 6개월을 다른 위탁가정에서 지냈습니다. 이전 위탁가정에 사정이 생겨 아이와 함께 할 수 없었고 태어난 지 36개월 된 호영이는 재희 씨 품에 안겼습니다. “호영이가 처음 집에 온 날 밤, 거실에 나왔다 깜짝 놀랐어요. 불이 꺼진 깜깜한 거실에 호영이가 멍하니 혼자 앉아있는 거예요. 가정위탁 부모교육 때 아동학대에 대해 많이 배웠는데, 아무래도 방임이 습관이 된 아이가 어둠에 익숙해서 했던 행동 같아요” 재희 씨는 매일 밤 호영이를 가슴에 꼭 품고 잤습니다. 아이는 이제 깜깜한 거실에 혼자 앉아있는 게 무섭단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재희 씨는 “아동이 가정 안에서 올바르게 자라는 건 사회를 위해서도 우리 모두에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크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부모와 가정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보호대상아동에게 가정위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전했습니다.

여러 사정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온전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던 소영이와 호영이는 위탁가정에서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이 안정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도록 위탁가정을 지원하고 친가정의 회복과 위탁아동의 친가정 복귀를 돕겠습니다.





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이정림   

그림 일러스트레이터 박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