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소식지 152호
[집중조명]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아동클럽
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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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아동클럽
네팔 ‘일하는 아동 통합지원사업’

아이들이 아동노동에서 벗어나 교육받을 수 있도록 아동클럽에 참여한 아이들이 직접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학교를 그만두려는 친구를 설득하기도 하고, 아동노동에 대한 원인을 분석해 사업 운영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네팔 카트만두 인근 벽돌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32%는 롤파 지역 출신입니다. 낙후된 농촌 도시 롤파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카트만두로 이주해 공장에서 돈을 벌기 때문입니다. 한창 학교에서 배우고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은 빠르면 10살부터 공장에서 일하게 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롤파 지역 아동이 배움의 기회를 되찾을 수 있도록 ‘일하는 아동 통합지원사업’을 2014년부터 진행했습니다. 롤파 지역의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아동노동 문제도 해결할 수 없기에, 생계역량 강화와 소득증대 활동을 펼쳤습니다. 벽돌공장에 일이 없어 돌아온 아이들이 다시 학교에서 정규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안교육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아동클럽 활동으로 토론하는 아이들


교육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일도 중요했습니다. 어른들과 아이들이 아동권리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도록 롤파 지역에 8개의 아동보호위원회를 만들고, 지역과 취학여부를 고려해 아동클럽을 만들었습니다. 아동클럽에는 1634명의 아이들이 참여했습니다(2020년 1월 기준). 


아이들은 아동클럽에서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동노동 외에도 조혼과 학교 중퇴, 아동폭력 등 아동권리 침해 전반에 관해 토론했습니다. 토론 후에는 친구들과 어른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아동노동에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마을을 행진하고, 웅변활동을 했습니다. 아동권리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길거리 연극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아동클럽의 아이들은 실제로 아동노동을 막는 역할도 합니다. 벽돌공장에 가기로 한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동클럽에서 먼저 그 아이를 설득합니다. 부모의 결정도 중요하기 때문에 어른들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도록 아동보호위원회에 알립니다. 아동보호위원회는 부모를 설득하고, 설득이 어려운 경우 마을 지도자가 이 문제를 함께 다루도록 합니다. 


 아동클럽 활동으로 거리행진을 하는 아이들


아동클럽에서 아이들이 토론한 내용은 아동노동의 근본적인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경제적인 어려움 외에도 학업성취도가 낮거나 수업에 잘 적응하지 못할 때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도록 하고, 학업 성취도가 낮은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한 교수법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사업에 반영했습니다. 어른들의 시각에서는 전혀 알 수 없었던 문제의 원인을 아이들이 스스로 파악한 덕분에 아동노동을 예방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그저 보호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1기 사업 결과 벽돌공장에서 노동하는 아동이 83% 감소했고, 대안교육과정에 참여한 아동 96%가 정규교육과정에 편입했습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되는 2기 사업에서도 학교 중퇴율이 13%에서 10.25%로 감소했고, 진학률은 86.9%에서 89.9%로 증가했습니다. 어른들의 노력만으로 아동노동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면 아마 더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계속 어려움에 부딪혔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의 참여는 단순히 참여권을 보장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목소리입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이정림, 한국화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