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소식지 152호
[집중조명] 실컷 놀며 배우는 아이들
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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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놀며 배우는 아이들’
<잘 노는 우리 학교 만들기> 사업, 무등초등학교

<잘 노는 우리학교 만들기>는 학교에서 쓰지 않아 비어있는 공간을 아이들의 의견과 욕구를 반영한 놀이공간으로 바꾸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사업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만큼 놀이 환경을 바꾸는 모든 과정에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학교에서 보냅니다. 정해진 수업 시간에 따라 공부하고 놀이는 공부가 끝난 뒤에 하는 부수적인 활동으로 인식하는 현실에서 아이들은 놀 곳도, 놀 시간도 없습니다. 


2019년 3월 광주 무등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은 두 가지 재미있는 소식을 접합니다. 학교에 놀이공간을 만들 계획이며 설계에 참여할 대표 아동참여디자인단을 모집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디자인단은 각 반에서 두 명씩 지원자를 받아 최종면접을 통해 꾸려졌습니다. 총 24명으로 구성된 디자인단은 무등플레이세이버(이하 ‘MDPS’)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4월 MDPS는 단원들의 투표로 단장과 부단장을 선출했습니다. 선출된 MDPS 대표는 세이브더칠드런 담당자, 담당 교사, 학부모 대표와 함께 준비운영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운영위원회 정기회의가 열리면 MDPS 대표는 단원들과 위원회의 의견을 조율하며 주도적인 아동참여활동을 벌였습니다. 또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청소년 삶 디자인 센터’를 방문해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놀이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 구령대에서 뛰노는 무등초등학교 아이들


5월 MDPS는 학교에서 어디를 놀이공간으로 개선할 것인지 논의하는 워크숍을 세 차례 열었습니다. 워크숍에 참여한 건축사는 아이들이 더 활발하게 의견을 말하도록 상황극을 제안했습니다. 두 명씩 짝지어 한 명은 건축가, 한 명은 건축주를 맡았습니다. 건축가를 맡은 아이가 ‘이 공간에서 당신은 어떤 놀이를 하고 싶습니까?’라고 물으면 건축주를 맡은 아이가 답하는 방식으로 참여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 학습하며 디자인 아이디어를 발전시켰습니다. MDPS는 원하는 놀이공간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모형으로 만들어보며 놀이공간 디자인 컨셉을 몇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되도록 모든 학생을 참여시키기 위해 등굣길에서 전교생(417명)에게 ‘좋은 점’, ‘흥미로운 점’, ‘더 좋게 할 수 있는 점’을 적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취합한 의견은 디자인을 재구성하는 자료로 활용했습니다. 그 후 4~5학년(200명) 학생과 학부모(30명)에게 놀이공간 디자인 결과물을 발표했습니다.


 놀이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 구령대에서 뛰노는 무등초등학교 아이들


구령대는 학교에서 잘 쓰지 않는 공간으로 아이들이 놀고 싶어도 놀지 못하는 곳이었습니다. 계단도 지붕도 모두 벗겨져 낡고 위험했습니다. 9~10월 MDPS는 건축사에 자신들이 정리한 아이디어를 전달해 더는 쓰지 않는 구령대를 철거하고 구름사다리와 그물망 설치를 결정했습니다. 동시에 자유 놀이 시간 확대 운영을 위해 놀 권리 인식개선 활동과 교내 홍보 활동도 꾸준히 벌였습니다. 


11월 학교에 새로운 놀이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완공식을 위한 준비 역시 MDPS가 맡았습니다. 기존 행사처럼 어른들이 준비한 행사에 참가하는 개념이 아니라 아이들이 행사 기획, 준비, 실행 과정에 참여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완공식을 열고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습니다. 무등초등학교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관리·감독하는 아동감리단을 운영하며 사업 전반에 걸쳐 아동참여 기회를 넓혔습니다. 아이들은 주도적으로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시공, 행사 기획, 인식개선 활동을 벌이며 올바르게 소통하는 법, 올바른 관계를 이어가는 법, 주어진 역할에 책임을 다하는 태도, 학교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등을 배웠고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이정림, 한국화    사진 세이브더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