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56호
나의 어린이날, 너의 어린이날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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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 어린이날은 양손이 끈적해지도록 붙잡고 먹던 달콤한 솜사탕과 풍선 강아지를 만들어 주던 삐에로 아저씨, 나뭇조각으로 만드는 곤충 DIY세트, 굉장히 멋져 보이는 언니들이 내 볼에 그려주던 페이스페인팅 같은 것들이다. 정신없고 화려한 분위기, 시끌벅적하게 들뜬 목소리들이 그날의 공기를 한가득 채웠던 기억이 난다.
1년 중 정당하게 선물을 요구할 수 있었던 날은 어린이날, 생일,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 그 중에서도 어린이날을 제일 좋아했다. 그날은 나만의 날도, 평온하고 조용하게 지나가는 날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은 나와 내 친구들, 그리고 모든 가족들이 함께 웃고 행복한 날이었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야속한 코로나19 때문에 어린이들이 어린이날을 마음껏 누리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린이들의 엄마, 아빠는 깊은 고민 끝에 아이들이 가장 기뻐할 무엇인가를 안겨주었을 것이며, 아이들은 당연하게 누렸을 것이다.
나도 올해는 어딘가에 있을 어떤 어린이에게 선물을 했다. 선이 선을 낳는다고 확신하는 낯선 청년의 말에 홀린 듯이 국내아동 후원신청서를 작성하고 첫 나눔을 실천했다. 아마 누군가를 위한 어린이날 선물에 나의 후원이 미약하게나마 보탬이 되었을 것이다. 내가 바라는 건 그 아이들이 당연하게 선물을 받고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큰사람이 되어야 한다거나 후원자에게 보답을 해야 한다는 부담은 던져버리고 모든 아이들이 그저 어린이날을 마음껏 누리기를 바란다.

-2021 봄호 소식지 '나의 후원이야기'에 참여한 유혜민 후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