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가을호(161)
놀이도 권리입니다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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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 가보면 낮 시간인데도 노는 아이들이 많이 없습니다.학원 가고 공부하느라 놀 시간이 없는 아이들 이야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애들은 놀면서 커야 한다는 말처럼, 놀이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사회성과 창의성 발달을 위해 꼭 필요한 영역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놀이가 아이들의 권리라는 점에 주목해 2014년부터 <놀이터를 지켜라> 캠페인을 펼치고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실컷, 맘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놀이터를 빼앗긴 아이들
“숙제 다 하고 놀아야지”라는 말 속에 놀이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습니다. 그마저도 스마트폰 게임과 유튜브가 놀이터를 대신해버렸습니다. 인식과 시대의 흐름뿐만 아니라 환경도 아이들의 놀이를 방해합니다. 낡고 고장 난 놀이기구, 무성하게 자란 풀, 버려진 쓰레기가 있는 놀이터는 아이들을 좁고 위험한 골목으로 몰아냈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
모든 아동은 충분히 쉬고 재미있게 놀 권리가 있다.
2014년, 세이브더칠드런 사내 스터디에서 시작된 놀 권리에 관한 공부는 평범한 아이들의 행복에 관심을 두는 일이었습니다. 150세대 이상 주택단지를 지을 때 놀이터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규정을 없애려는 예외 조항을 신설하지 못하도록 막고, 안전점검을 통과하지 못한 놀이터를 일시적으로 폐쇄하는 정책에 반대해 국회에서 법안을 개정하도록 애쓴 것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스터디 모임에서 출발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정책개선을 위한 활동 외에도 아동의 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놀이터와 놀이환경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놀이터를 아이들에게 돌려주기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자유롭게 놀 것 같은 농어촌 아이들에게는 정작 방과 후 친구들과 함께 놀 놀이터가 부족했습니다. 농어촌에 비해 도심에는 비교적 놀이터가 많이 있었지만 관리가 잘 관리되지 않거나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농어촌에 놀이공간을 포함한 지역아동센터를 짓고 도시의 놀이터를 개선해서 아이들에게 놀이를 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놀이터의 주인이 아이들이 되도록 놀이터 설계 과정에서 아이들의 의견을 듣는 디자인 워크숍을 열고, 아동감리단을 조직했습니다.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아이들이 뛰놀며 자랄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의 참여도 더했습니다.


2015-2022년 세이브더칠드런이 만든 놀이터
* 세이브더칠드런이 새로 짓거나 개선한 놀이터 개수로, 농어촌은 실내놀이터가 있는 지역아동센터까지 포함했습니다.
학교에서도 놀자
아이들이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바로 학교입니다. 학교에서 공부도 배우고, 규칙도 배우는 것처럼 놀이를 배울 수는 없을까요? 세이브더칠드런은 교사와 학부모, 아동이 놀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놀 권리와 놀이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학교놀이환경 개선사업을 펼쳤습니다. 학교 내 사용하지 않는 유휴공간을 놀이공간으로 바꾸고, 학교의 공식 시간표에 주 1회 40분간 자유놀이시간을 포함하도록 지원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을 듣고 아이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친구들과 꾸준히 노는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학교생활의 만족도, 또래관계, 학습태도, 행복감 등 여러 영역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습니다.


2016-2022년 세이브더칠드런이 놀이환경을 개선한 학교
학교에서 놀이에 참여한 아이들의 변화
출처: 『세이브더칠드런 ‘잘 노는 우리학교 만들기’ 리서치 결과보고서』
보고서 자세히 보기
누구도 놀이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놀이터에 유독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장애아동입니다. 휠체어를 탄 아동은 이용할 수 없는 놀이시설이, 사람들의 시선과 수군거림이 장애아동에게 놀이터의 높은 문턱이 됩니다. 현행법상 놀이터에 휠체어 그네와 같은 장애아동을 위한 놀이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은 장애아동을 놀이의 주체에서 배제한 현실을 드러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떤 아동도 놀이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놀 수 있는 통합놀이터의 법제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놀이공간을 만들어 비장애아동이 함께 놀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올해 초, 산업통상자원부가 장애와 상관없이 모든 아동이 이용할 수 있는 통합놀이기구의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설치 활성화를 위한 계획을 발표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지역에서 만들어가는 놀이환경
놀이터 한 곳의 변화를 넘어 지역 전반의 놀이환경이 개선되도록 놀이환경진단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만든 놀이환경진단 설문을 바탕으로 아동과 성인이 직접 지역 내 공공 어린이공원을 조사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지자체에서 지역 상황에 맞는 놀이환경 개선 계획을 수립하도록 돕는 활동입니다. 막연한 추측이 아닌 실제 놀이터를 사용하는 지역 주민이 놀이터를 전수조사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향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놀이터 전체를 다시 짓지 않더라도 한정된 예산 안에서 제초작업과 모래소독 횟수를 늘려 놀이터를 깨끗하게 하거나 인근 놀이터에 비슷한 놀이기구를 설치하지 않고 아동의 연령별 특징을 고려한 특색있는 놀이터로 만들기도 합니다.


2017-2022년 놀이환경진단에 참여한 지역, 조사한 놀이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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