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가을호(161)
우리들이 만든 100번째 놀이터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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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이 아이들과 함께 놀이터를 개선한 지 9년. 드디어 지난 10월 11일 100번째 놀이터가 완공됐습니다. 놀이터 개장식 날, 갑작스레 쌀쌀해진 날씨로 혹여 찾아오는 사람이 적진 않을까 노심초사했습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무려 200여명이 넘는 아동과 학부모들이 용마어린이공원을 다녀갔습니다.
새로 단장한 용마어린이공원의 개장식이 열리는 날, 골목 밖에서부터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동디자인단 정예원 아동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놀이터 100호의 개장을 알렸습니다. 새로 생긴 놀이기구를 타는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오랜만에 열린 잔치인 만큼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코너도 많았습니다. 한쪽에서는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비눗방울로 아이들의 시선을 끌고, 반대편에서는 달콤한 솜사탕을 나누어 줍니다. 아이들은 놀이 프로그램 미션을 완성해 선물도 받고, 고사리 같은 손에 예쁜 스티커도 붙여봅니다.

100호 놀이터에서 어떤 놀이기구가 가장 인기가 많을까요? 친구들과 함께 탈 수 있는 다인용 그네에 유독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사이좋게 서로 한 번씩 그네를 밀어주는 모습이 기특합니다. 김규 아동은 발을 구르는 만큼 하늘 높이 올라가는 시소가 가장 좋다고 하네요.

용마어린이공원에 이렇게 여러 사람이 모일 수 있게 된 데에는 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서울 송파구의 용마어린이공원은 동네에서 가장 큰 어린이공원으로 개선 이전에도 주민들이 많이 찾던 곳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동의 연령대를 고려하지 않은 놀이기구가 많고, 군데군데 바닥 파임, 낙서 등 전반적인 시설 노후화로 아이들이 놀기 좋은 놀이터의 역할을 하지 못해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용마어린이공원 디자인워크숍에 참여한 아이들은 놀이터의 아쉬운 점을 직접 찾아보고 원하는 놀이터를 입체 모형으로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주민자치단체와 학부모들로 구성된 놀세이버는 주민 디자인워크숍에서 마을 지도를 만들고 지역 놀이환경의 문제점을 파악했습니다. 또한 아동 디자인워크숍 결과물을 살피며 아이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안전성과 지속성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습니다.

디자인워크숍에서는 공원 근처에 어린이집이 많아 영유아가 자주 이용하고,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공원을 찾는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모래놀이는 모든 연령대의 아이들이 좋아하지만, 위생에 대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놀이기구 수가 적다 보니 그네나 미끄럼틀 등 인기 있는 놀이기구는 기다리는 아이들의 줄이 늘 길었다고 합니다. 가로등 수도 적어 저녁 무렵에는 아이들이 가기에 위험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여러 의견을 모아 용마어린이공원은 아동과 주민 모두가 만족하는 놀이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면서도 다양한 놀이와 모험을 즐길 수 있는 놀이 중심의 놀이터로 완성되었습니다.

“놀이는 아동의 성장 수단이며, 기본적으로 하나의 성장 기재다”라는 독일 철학자 카를 그로스*의 말처럼, 세이브더칠드런은 앞으로도 아동의 놀 권리를 지키고 지역적 차별, 장애 유무와 관계 없이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습니다.
* 카를 그로스(Karl Groos, 1861. 12. 10~1946. 3. 27): 발달 단계에 놀이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 독일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

커뮤니케이션부문 허수임
사진시그니처포토,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