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가을호(161)
폭우에도 아이들의 마음만은 잠기지 않도록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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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서울과 경기, 충청 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피해 상황을 보도하는 뉴스가 들려왔지만 아이들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자체와 협력하여 피해아동 가정을 살피고 무너진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긴급생계비를 지원했습니다.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아동이 생존하고 보호받을 권리를 함께 지켜주시는 후원자님 덕분입니다.
세탁기 하나만 건진 영우네
집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자 영우(15세, 가명) 아빠는 식구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모텔을 거쳐 구청에서 마련한 임시거주지에서 몇 달간 지낼 수는 있었지만, 살림살이를 전부 새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영우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긴급생계비를 지원했습니다.
물에 잠긴 영우네 집
INTERVIEW“가전은 거의 다 못 쓰게 됐죠. 이불도 다 버리고. 세탁기만 수리받아서 우선 옷가지 몇 벌 빨고 그랬어요. 제가 막노동 일을 하는데 밥 먹고 생활은 되거든요. 그런데 모아놓은 돈이 없어서 이것저것 다시 사야하는 게 큰 부담이었어요. 갑갑한 상황에서 도움 주는 곳도 별로 없고요.
그런데 세이브더칠드런에서 큰돈이 들어왔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정신없는 상황에서 누가 왔다 갔는지도 잘 몰랐는데…. 지원받은 걸로 냉장고도 사고, 애들 책상이랑 컴퓨터, 이불도 샀어요. 밥통도 샀고요. 현금으로 지원받아 중고로도 물건들을 살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진짜 뭐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더라고요. 저한테는 꼭 필요했거든요. 생활이 조금 안정되고 나면 세이브더칠드런에 후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진짜 고맙습니다.”
물에 잠긴 영우네 집
산사태로 무너진 집을 고치는 일
새벽 2시, 부엌에 물이 차오르는 걸 보고 주희(17세, 가명) 아빠는 급하게 식구들을 깨워 집을 나섰습니다. 허벅지까지 찬 물살을 헤치고 가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뒷산이 무너져 주희네 집을 덮쳤습니다. 열흘간 마을 회관에서 지내며 200톤에 달하는 흙을 치운 후에야 집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한 달 넘게 집을 복구하느라 농사에는 손을 댈 수 없었습니다.
INTERVIEW““저는 매주 농산물 작업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마이너스로 쓰고 있어요. 제가 귀농했거든요. 외지인이고, 크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막막했어요. 집 고치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지원해 주신다고 하니까 진짜 큰 도움이었죠.”
집을 고치는 건 단순히 무너진 건물을 복구하는 것을 넘어 호우가 남긴 두려움의 잔해를 몰아내는 일이자 안전한 공간에서 먹고 자는 기본적인 권리를 지켜내는 일입니다. 이번 긴급생계비 지원은 평소 아동의 권리를 위해 후원으로 함께해 주신 후원자님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주희 아빠의 인사와 함께 세이브더칠드런도 후원자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호우 피해로 고장난 보일러(좌), 새로 산 보일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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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