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신년호(162)
태풍을 막을 수는 없어도 맞설 수 있도록
2023.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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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영화 속에서만 나올 것 같았던 기후위기는 어느새 현재진행형이 되었습니다. 홍수와 태풍, 가뭄 등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면서 아이들에게 안전해야 할 집도, 학교도 위험한 곳이 되었습니다. 태풍이 오거나 해수면이 상승하는 걸 막을 수는 없지만, 위기상황에 맞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베트남과 바누아투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사업을 펼쳤습니다.
바닷물이 밀려와도 걱정 없는 논밭
비누아투
남태평양에 있는 바누아투는 8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은 182개국 중 132위로, 기후위기에 매우 취약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바누아투에는 기상이변으로 태풍이 자주 발생하고, 해수면도 높아졌습니다. 바닷물이 농경지까지 흘러들어오면서 농작물 수확량은 감소했고, 민물과 바닷물이 섞여 식수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기상이변은 주민들의 생계를 불안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전염병 확산과 영양실조 문제로 이어져 아이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20년 12월부터 바누아투 암바에섬 19개 마을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먼저 지역별로 위원회를 구성해 어떤 재난 위험이 있는지 살피고 재난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계획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른들의 시각에서만 재난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아이들의 일상에 미치는 어려움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지역위원회는 주민과 정부를 대상으로 기후재난의 위험을 알리고, 함께 대응할 수 있도록 인식개선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농작물 수확이 줄어든 가정에는 기후변화에 강한 작물과 상품성 있는 작물을 재배하도록 텃밭을 지원하고, 작물별 파종 방법 교육과 수확 시기를 알려주는 농사달력을 제공했습니다. 가정의 소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아이들이 경제적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거나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식수가 부족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태양광 식수펌프와 정수시설을 설치하여 아이들이 오염된 물을 마시고 질병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했습니다.
INTERVIEW
“받아놓은 물을 다 쓰고 나면 동네 산의 개울가에서 물을 길어와야 했어요. 그마저도 점점 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야만 물을 찾을 수 있었죠. 태양 에너지를 사용한 식수펌프가 마을에 설치되어서 이제는 멀리 가지 않아도 물을 구할 수 있어요. 비가 오지 않는 건기에도 사용 할 수 있어 생활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지원을 받은 지역 주민 플로렌스(Florance)씨
베트남 까마우성
베트남 최남단에 있는 까마우성은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로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최근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까마우성에서는 농경지와 마을이 바닷물에 잠기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의 등하굣길이 위험해지고, 먹고 씻을 물을 구하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또한 농업과 양식업으로 얻는 수입이 줄어들자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일자리를 구하러 나서게 되었고, 보호자와 떨어져 지내는 아이들도 늘어나 아동보호 문제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6년부터 까마우성에서 기후변화로 발생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최근 2년 동안은 폭우로 바닷물이 범람해 학교로 물이 넘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빗물차단시설을 설치하여 아이들이 안전한 학교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태풍과 홍수 발생 시 안전하게 대피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물에 빠졌을 때 구명조끼로 활용할 수 있는 홍수 안전 가방을 전달했습니다.
또한 먹고 씻을 물이 부족한 가정에서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도록 빗물을 받아 생활용수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빗물집수장치와 홍수가 나더라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 설치를 지원했습니다. 저소득가정에는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는 오리와 닭을 배분해 안정적인 생계수단을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먹고, 자고, 씻는 데 문제가 없도록 지원해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일상의 권리를 지켰습니다.
INTERVIEW
“빗물집수장치를 지원받기 전에는 가족들이 사용할 물이 항상 부족했어요. 매월 깨끗한 물을 사는데 많은 돈이 들었어요. 지원을 받게 된 덕에 훨씬 적은 비용으로 매일 충분한 물을 사용할 수 있게 돼서 정말 다행이에요.”
-세이브더칠드런 지원을 받은 지역 주민 응우옌(Nguyen)씨
기후위기대응&인도적지원팀 김휘찬, 배지연
편집커뮤니케이션부문 한국화
사진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