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여름호(163)
살아남은 아동들의 이야기
2023.08.14
공유하기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이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지진 피해 경험 아동은 발육 부진과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재건은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살아남은 아동이 생존을 넘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세이브더칠드런은 재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아동 최우선의 인도적지원을 펼쳤습니다. 그동안 아동을 구하고, 지키고, 미래를 함께 복구해 온 시간을 정리했습니다.

2월 February 재난의 시작 2월 6일 새벽, 튀르키예 남서부 지역에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이 지진으로 튀르키예 국경과 인접한 시리아 북서부까지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 발생한 탓에 하루 만에 4천여 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만 명이 다쳤습니다. 이번 대지진에서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은 피난처, 음식, 물, 위생시설 등 생존 환경이 파괴된 제2의 인도적 재난을 맞이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튀르키예 하타이, 가지안테프 임시 대피소에 도착한 아동과 가족들에게 음식, 담요, 매트리스, 신생아를 위한 이유식과 우유를 긴급 제공했으며, 시리아 구조 현장에도 생필품을 지원했습니다. “집이 흔들리고 위에서 돌이 떨어져서 저는 기절했어요. (구조된 이후에) 가족들과 삼촌 집으로 갔고, 할아버지가 우리를 병원으로 데려갔어요. 거기서 상처를 꿰매고 붕대를 감았어요. 우리집이 없어졌어요.” - 나와스(13세), 시리아 지진 피해 아동 3월 March 생존은 시작일 뿐입니다 가까스로 구조된 생존 아동은 폐허가 되어버린 세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수차례 반복되는 여진의 공포, 폭우와 홍수로 인한 추위와 수인성 질병의 위험, 끊어진 교육의 기회까지 재난은 아동에게도 예외 없이, 일상의 모든 것을 앗아갔습니다. 아동을 포함해 약 220만명의 이재민이 ‘생존모드’로 하루 하루를 버텨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식량, 주거, 생필품 지원을 신속히 진행하는 한편, 아동보호와 심리·사회적 지원, 영유아 발달 등을 지원했습니다. 특히, 세이브더칠드런은 튀르키예 교육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초등학교 재건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오랜 분쟁에 뒤이은 대지진으로 수만 명이 모여있는 시리아의 임시 대피소에는 깨끗한 식수, 식량, 겨울용 텐트, 방한용품, 위생용품 같은 생필품을 지원하고, 위생 문제 해결을 위한 급수 트럭이나 소독 약품도 조달했습니다. “동생은 매일 밤 자다가 소리를 질러요. 지진이 났을 때, 천장이 무너지는 걸 본 이후로요. 동생이 소리 지르면 엄마랑 저는 ‘우리가 옆에 있다’고 말해줘요. 지진이 나서 학교도 집도 부숴졌어요. 6학년이 되려 했는데, 이제 학교에 다닐 수 없어요.” - 아메드(12세), 시리아 지진 피해 아동 4월 April 소아과 의사를 꿈꾸는 사나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친화공간은 다시 연필을 잡는 학교이자,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안전한 놀이터이자, 심리·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담 기관 역할을 합니다. 전쟁, 지진 피해 아동의 심리·사회적 회복을 위한 예술, 체육 치료, 디지털 학습 지원, 집중 상담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랜 내전에 이어 대지진의 고통을 겪고 있는 시리아 아동 사나(8세)는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친화공간에서 꿈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나는 4살 때부터 난민캠프에서 살았어요. 난민캠프를 오기 전, 유일한 기억은 사촌과 시소를 많이 타고 놀았던 기억이에요. 나는 난민캠프에서만 지내는 게 싫었어요. 지금은 세이브더칠드런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언젠가는 캠프를 떠나 집에 살면서 학교에 다니고 싶어요. 계속 공부해서 소아과 의사가 되는 꿈을 이루고 싶어요.” -사나(8세), 시리아 지진 피해 아동 5월 May 아직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지난 100일 동안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과 가족을 구하고, 보호하며, 회복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인도적지원 활동을 펼쳤습니다. 구호를 넘어 전쟁과 지진을 겪은 아동의 마음이 건강을 잃지 않도록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존엄성 키트(생리대, 속옷 등)와 심리·사회적지원 키트(PSS: Psychological Social Support Kit)를 제공하는 등 세심한 맞춤 지원도 진행했습니다. 아동의 미래를 위해 무너진 학교의 개보수 작업도 시작했습니다. 6월 June 다시, 희망을 짓다 잠든 사이에 천장과 벽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 지진 피해 아동들은 ‘벽이 있는 공간’을 두려워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텐트 모양의 쉘터(임시 거주지)에서 두려움을 덜 느끼기도 합니다. 비록 임시 거주지이나, 가족과 함께 지내며 추위를 피하고, 생필품을 지원받고, 정서적 안정을 찾아가며 다시 학교로 돌아갈 날을 기다립니다. 폐허가 된 도시는 이제 복구를 시작했지만, 아동들은 쉘터에서 조금씩 일상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쉘터에선 10명이 함께 지내요. 아침에 일어나면 쉘터 뒤 잔디밭에 나가 햇볕에 앉아있다가 사촌 쉬메이예(7세)가 일어나면 같이 공을 차거나 언덕에 내려가서 물놀이를 해요. 심리·사회적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집, 학교를 그리곤 해요.” - 에일리(10세), 튀르키예 지진 피해 아동 아동의 미래를 위한 재건 세이브더칠드런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튀르키예 재난관리청(AFAD)와 함께 튀르키예 하타이주 내, 컨테이너 500동(약 1천만 달러, 한화 약 128억 원) 규모의 임시 거주촌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거주촌 완공과 함께 이재민들이 입주하면, 아동 보호를 위한 사례 관리, 심리·사회적 지원 및 긴급 교육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아동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아동의 일상도 미래도 지켜내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부문 문지은
사진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