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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69호 👈
밤에도 멈추지 않는 생명의 소리
202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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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보다 깨끗하지 않은 보건소, 밤에는 출산조차 어려운 산부인과. 김나래 매니저가 마주한 방글라데시 랑푸르 주의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하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은 보건소 수리를 시작으로 한 걸음씩 변화를 이끌며, 랑푸르 주를 엄마와 아기가 안심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곳으로 바꾸어놓았습니다. 김나래 매니저가 지난 2년간 방글라데시 랑푸르 주에서 마주한 변화를 소개합니다.

아이를 낳을 수 없었던 보건소

2023년, 방글라데시 랑푸르에 도착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끝없이 이어진 논밭 사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작은 건물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보건소였습니다. 누가 여기서 아이를 낳겠다고 해도 제가 말리고 싶은 심정이었지요.

보건소에서 아이를 잃은 크리슈나 씨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차마 눈을 마주치기 어려웠습니다.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던 그는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보건소를 찾았지만, 의료장비가 없어 제대로 된 진찰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큰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는 아이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보건소에서 건강한 신생아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의문과 걱정이 꼬리를 물었지만, 지난 100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가장 필요한 곳에 세이브더칠드런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금세 용기가 생겼습니다.

생명을 지키는 보건소의 변신

그리고 그로부터 2년간 세이브더칠드런은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보건소에 밤낮없이 환한 불이 켜지고, 조산사가 연중무휴 24시간 엄마와 아기들을 진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서 만났던 크리슈나 씨는 아이를 잃었던 가슴 아픈 시간을 딛고 다시 보건소를 찾았습니다. 전문성을 갖춘 조산사와 필수 장비가 갖춰진 깨끗한 보건소에서 기본 검진을 받았고 유산과 합병증 이력을 고려해 상급 병원에 연계되어 정밀 검진도 받았습니다.

밤에도 안심할 수 있는 출산 환경

샤키라 씨는 세이브더칠드런이 랑푸르 주에 도입한 응급 이송 연결망 덕분에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습니다. 예정일을 앞둔 어느날 밤, 평소와 다른 태동에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느낌이 들어 곧장 보건소로 갔어요.” 조산사 사디아 씨는 즉시 심각성을 파악하고 곧바로 큰 병원으로 긴급 이송 조치를 취했습니다. 검사 결과 샤키라씨와 태아의 안전을 위해 응급 제왕절개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신속하게 수술이 진행될 수 있었고, 덕분에 산모와 아기 모두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을 받는 40개 보건소에서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가 마침내 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원하는 마을에서는 다른 마을에 비해 보건소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태어나는 아이가 약 3배 정도 많습니다. 이 소문은 인근 마을에도 퍼져 몇몇 임산부들은 건강하게 아이를 품고, 걱정 없이 출산하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원하는 보건소를 찾아오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신생아들의 생명에 따뜻한 관심과 후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수많은 아기들이 세상에 무사히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건강한 세상에서 자랄 수 있도록 계속해서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3-27 방글라데시 랑푸르 주 모자보건 시스템 강화 사업은 세이브더칠드런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하는 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 전략형 파트너십사업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주요 활동

임산부들이 가정-보건소-상급 병원으로 이어지는 안전한 지원망 안에서 건강한 임신과 안전한 출산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

인식과 행동을 바꾸는 활동

- 출산 예정일 알기 캠페인: 임산부가 제때 검진을 받고
출산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

- 청소년 임신·조혼 예방 캠페인: 여성 청소년이 건강한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식 개선

믿을 수 있는 보건소와 병원 환경 구축

- 보건소와 병원을 안전하고 청결한 공간으로 개선

- 필수 의약품과 의료 물품 상시 구비

- 의료진이 부족한 시설에 인력 추가 지원

- 의료진 정기 교육을 통한 의료 서비스 품질 강화

- 연중무휴 24시간 운영 보장

응급 이송 체계 강화

- 고위험 산모나 긴급 수술이 필요한 산모는 즉시 상급 병원으로 연계

- 긴급 이송 시스템 및 응급 교통망 구축

- 극빈가정을 위한 응급 교통비 지원

국제사업부문 김나래   편집 후원서비스부문 한국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