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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우크라 전쟁 1,000일간 아기 50만 명 태어나”
- 아동의 신체적·정서적 고통 심각… 정상적인 발달 저해 우려
- 의료 시설 공격 1,800건, 발전소 공격으로 의료 시설 운영 차질
- “아동 세대의 장기적인 회복을 위한 인도주의적 대응 필요”
2024. 11. 20.
2022년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1,000일을 맞았다. 유엔이 지정한 세계 어린이 날(11월 20일)을 맞아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전쟁 속에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50만여 명의 아동이 폭력과 폭격, 이산가족의 고통에 놓여있다고 경고했다.
2022년 2월부터 2024년 8월 사이 아동 51만 6천 명 이상이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났다. 이들은 안전과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보장받지 못하며, 깨끗한 물과 모유 수유 등이 제한돼 즉각적인 위험에 직면했다. 특히 미사일 공격이 잦은 전선 인근에 거주하는 아동은 신체적 위험과 정서적 스트레스 역시 높은 상태다. 분쟁 지역의 부모가 경험하는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역시 아동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고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쳐 장기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무력 분쟁 위치 및 사건 데이터(ACLED)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 전면전 이후 민간인을 향한 공격이 1,000건 이상 발생했으며, 지난 한 달 동안 키이우에서 발생한 공격만 20번에 달한다.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발생한 폭발로 민간인 사상자가 많이 증가했으며, 신생아를 포함한 아동의 사망과 부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00일 동안 확인된 의료 시설에 대한 공격은 1,800건이며, 올 7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어린이 병원이 폭격을 당해 아동과 성인 144명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었다. 발전소 등 에너지 공급 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의료 시설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잦은 공격으로 인해 부모가 병원 방문을 꺼려 자녀의 필수 진료를 놓치는 경우도 잦다.
율리아(42세, 가명)씨는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셋째 딸 타티아나(2세, 가명)을 낳았다. “2022년 3월 22일이 출산 예정일이었는데 하루 종일 공습 경보가 울려 병원에 못 가고 집에 있었다. 하루를 꼬박 기다려 경보가 꺼진 뒤에야 병원에 갔는데, 아기를 낳은 직후 다시 경보가 울려, 두꺼운 벽이 있는 복도에서 기다려야 했다.”며 당시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집 근처에 폭탄이 10발 정도 떨어졌는데, 그 중 하나가 살고 있는 아파트 현관에서 불과 15미터 앞이었다. 막내 아이는 옆집 문이 닫히는 소리만 들려도 “폭발이에요. 대피소로 가요!”라고 소리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가장 추운 겨울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쟁 직전 폴리나(2세, 가명)를 출산한 발렌티나(29세, 가명)씨는 “아파트가 미사일에 맞으면 파편에 의한 부상의 위험도 있지만, 구조대가 잔해 속에서 수색 작업을 하는 동안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한파 속에 얼어 죽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우크라이나 사무소장 소니아 쿠쉬는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지난 1,000일 간 아동은 죽거나 다치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잃었으며, 한밤중에 집을 떠나 복도와 지하실 등으로 대피하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오늘은 세계 어린이의 날로, 안전과 음식, 물, 의료, 교육 등 아동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권리를 기념하는 날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에서는 아동의 권리가 지속적으로 침해되고 있다.”라며, “지금 우크라이나의 아동들은 그 어느 때보다 국제 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전 세계가 나서서 인도주의적 대응에 충분한 자금이 지원되고, 한 세대의 장기적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인도적지원 활동을 전면 확대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전쟁이 발생한 이후 인도적지원 기금 70만 달러(한화 약 9억 5천만 원)를 보탰다. 2024년 11월 기준 아동 140만 명을 포함 344만 명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의식주를 지원하고, 키리우, 하르키우, 미콜리브, 드니프로, 도네츠크, 체르니우치에서 인도적지원 전문가 350명이 상주하며, 25개 파트너 기관과 함께 인도적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아동친화공간 내 심리·사회적 지원, 교육 및 아동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긴급 현금 지원을 통해 생계를 지원한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재난·재해에 대비하여 골든타임 72시간 내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긴급구호기금을 사전에 확보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세이브원(Save One) 캠페인에 참여하면 후원금 전액이 긴급구호아동기금으로 사용되고, 후원자에게는 인도적지원 전문가와 연결된 모습을 상징하는 팔찌가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