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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가 살아남는다면" 가자지구 현지 직원과 세이브더칠드런의 편지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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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 시작된 분쟁이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보내온 현지 직원의 편지와,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잉거 애싱의 편지로 잠시나마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읽어봅니다.





 가자지구 폭격의 잔해에서 발견된 인형과 책가방



아미르, 세 아이의 아버지



“아빠!” 어린 나나가 제게 뛰어옵니다. 언제나 그랬듯 가장 안전한 품이죠. 그 순간 하늘에서 살기 가득한 드론의 포효가 울려 퍼지고, 따뜻한 추억으로 가득한 동네가 두려운 악몽으로 가득 찼습니다. 세상이 밝은 빛으로 빛나자 우리 모두는 땅바닥에 엎드려 귀를 틀어막았습니다. 서로를 꼭 끌어안고 숨을 이어가던 그 때 나나가 속삭였습니다. “사랑해요, 아빠”


곧 이어 찾아온 어둠은 화약 냄새와 피 비린내가 진동하는 지옥과 같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품에 안고 있던 아이가 애써 연약한 용기를 끄집어 내 아빠를 안심시키려 합니다. “아빠, 나 무섭지 않아요, 그냥 긴장돼요!” 온기가 느껴지는 아이의 작은 몸을 한 몸이 된 듯 꼭 끌어안았습니다. 견디기 힘든 최악의 무력감이 몰려왔습니다.


폭력적인 공습의 파도가 지나간 뒤 나나가 그린 그림에는 집, 정원, 달콤한 태양, 그리고 드론이 없는 맑은 하늘을 그렸습니다. 깨끗한 하늘을 그리고 싶다던 나나의 하늘에 새가 들어갈 곳은 없습니다. 어쩌면 드론을 연상시키는 새를 무서워하게 된 걸지도 모릅니다.


나나가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만약 우리가 살아남는다면” 이모와 할아버지 집을 찾아가서 함께 있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나는 이미 세상에서 증발해버린 이모의 집이나, 생일 잔치, 가족 모임, 기쁨과 눈물 등 따뜻한 추억으로 가득했던 할아버지의 집이 잔해만 남았다는 걸 모릅니다.


아버지로서 어떻게든 가족에게 힘을 주고 싶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벌써 한 번, 두 번, 세 번… 눈물을 터트려버렸고 우리는 다 함께 울고 또 울었습니다. 서로를 위해 울고, 지나간 과거와 현재를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하지만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며 울 수는 없었습니다. 과연 미래에 우리를 위한 자리가 있을지 알 수 없으니까요.




 드론을 연상시키는 새가 날아다니지 않는 나나의 그림








잉거 애싱,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폭력 사태가 심화된 이후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민간인 피해가 주사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최근에는 가자지구 시내에 위치한 병원이 공격당하면서 최소 50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분쟁 초기부터 모든 당사자에게 국제인도법을 준수하도록 촉구하고, 아동에 대한 심각한 폭력을 멈추고 현재까지의 행위에 책임을 지도록 요구해왔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모든 아동에 대한 살해 행위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현재 현지에서의 긴급구호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상황이 완화되는 즉시 구호 활동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세이브더칠드런 팔레스타인 사무소 중심의 선제적인 대규모 준비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단 한 명의 아동도 뒤쳐지지 않기 위한 대응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선 현지 파트너와 함께 가자지구 내에서 보급품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능한 만큼 이러한 대응을 지속할 예정이나 극도로 미미한 정도에 불과합니다. 즉각적이고 제한 없는 접근이 보장되어야 아동과 가족들이 직면한 중대한 위기 상황에 전면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현장팀은 피해 아동을 돕기 위한 식수, 위생용품, 유아용 기저귀, 식료품, 담요, 매트리스 등 필수 물품을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지금도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들과 단절된 채 가자지구에 갇힌 가족들을 도울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이브더칠드런은 이집트 라파 국경 인근에 2대의 배급품 트럭을 대기시켰으며 안전이 확보되는 즉시 가자지구 내로 운송할 계획입니다. 여성용품을 포함한 위생용품, 신생아 키트, 유아용품, 식수, 마스크 등 개인 보호 장비, 의료 소모품 등이 준비되어 있으며 더 많은 물품을 확보해둘 계획입니다.


지난 몇일 간 폭격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레바논 남부에서도 현지 단체들과 생필품을 사전 확보해 피해 지역에 배치했습니다. 레바논 남부의 티레 지역에 대피한 가족들을 대상으로 식수, 담요, 세면도구 등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장 접근이 가능해진 즉시 아동친화공간을 개설해 아동에게 심리적 지원과 더불어 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입니다. 또한, 가장 취약한 아동을 확인해 아동보호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현 상황이 확대됨에 따라 세이브더칠드런은 긴급구호아동기금에서 미화 100만 달러 규모를 아동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물품 확보에 배정했습니다. 이집트와 레바논에 각각 50만 달러와 20만 달러를 배정해 현재 위기가 확산할 시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시리아에는 50만 달러를 배정해 현재 진행중인 위기에 대응하는 한편 팔레스타인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전문성과 지리적 이점으로 무장한 이집트, 레바논, 시리아 사무소에서 대응을 이어나가겠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족들이 처한 인도주의적 위기는 이미 심각한 수준입니다. 약 245만 명이 인도적지원을 필요로 하며 이 중 아동은 120만 명에 달합니다. 현재 팔레스타인 사무소에는 71명의 직원과 11개 현지 파트너기관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생계 지원, 아동권리 거버넌스, 식량 지원, 영양, 식수 위생, 교육, 아동보호, 아동친화공간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해왔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 분쟁 지역 아동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주변 친구, 가족, 지인들에게도 현재의 상황을 공유하고 동참을 권유해주세요.






현재 세이브더칠드런은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정서 안정과 안전한 생활을 도모하기 위해

심리사회적 지원활동, 아동친화공간 설치, 음식과 피난처 및 생필품 제공, 교육 지원 등 모든 방면에서의 지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마지막 한 아이를 위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지은 (커뮤니케이션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끊임없는 분쟁으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의 아이들과 함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