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3월 21일 세계 숲의 날, 22일 세계 물의 날, 23일 세계 기상의 날을 맞아, <기후위기주간> 시리즈 나눔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우리 사회와 아동이 직면한 기후위기의 현실을 돌아보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세이브더칠드런과 많은 이들의 노력을 돌아보는 특집 콘텐츠, 그 첫번째 이야기는 바로 베트남, 네팔, 몽골에서 진행 중인 <마이 포레스트 차일드(My Forest Child, MFC)> 사업입니다.
기후위기, 그렇게 심각한가요?
기후가 변하는 것,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단순하게 날씨가 좀 더 더워진다, 비가 자주 온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기후위기는 우리의 예상보다 복잡한 피해를 낳습니다. 숲이 사라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며, 폭우와 같은 극단적인 기후가 이어지면서, 자연에 기반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전 세계 수백만 가구의 삶의 터전을 위협합니다.

▲ 1960년, 2020년 출생 아동의 기상 이변 노출 확률을 비교한 표
(출처 : 기후위기 보고서 - 기후위기 속에서 태어나다)
기후위기로 시작된 위협은 곧 지역사회 전체의 기반을 약화하는 원인이 됩니다.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교육, 보건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리며, 결국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삶을 살아갈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게 되죠. 다음 세대를 살아갈 아이들에 대한 위협, 아동권리의 위기는 우리 사회 전체의 위기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빨간나무를 심게 된 이유, <마이 포레스트 차일드(My Forest Child, MFC)> 사업
작년 여름, 더위가 한창이던 서울 한복판 등장했던 세이브더칠드런의 빨간나무, 기억하시나요?(더보기) 빨간나무는 바로 세이브더칠드런의 기후대응 사업, <마이 포레스트 차일드(My Forest Child, MFC)>를 통해 전하는 아동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었죠. 빨간나무가 전한 이야기처럼, 마이 포레스트 차일드는 기후위기에 취약한 지역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기후 적응형 생계 방식을 구축, 지역사회의 회복력을 강화하여 아동과 가족, 지역주민이 기후위기 속에서도 권리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사업입니다.

각국의 지리적,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진행하고 있는 마이 포레스트 차일드 사업은 생태계 복원과 경제적 가치를 이어, '건강한 생태계'가 결국 기후위기로부터 아동과 가족의 삶, 생계와 삶의 터전을 지키는 든든한 바탕이자, 지역사회의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것을 베트남, 네팔, 몽골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베트남 : 새우와 맹그로브 나무, 아이들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베트남 까마우(Ca Mau) 성은 메콩강 유역 가장 저지대에 있는 지역입니다. 세 면이 해안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보니,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가뭄, 폭우 같은 극단적 기후의 영향이 지역 전체에 미치고 있죠. 침수로 인해 삶의 터전이 파괴되거나, 생태계가 변하며 지역의 주 소득원인 새우 양식에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역 사회가 경제적 타격을 입으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 역시 기본적인 권리를 지키기 어려워집니다. 기후위기는 결국 아동의 삶과 미래 모두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 셈이죠. 기후위기가 극심해지며 그 위협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 홍수로 인해 범람된 강을 쳐다보는 아동
기후 변화로 인해 새우 양식에도 어려움이 닥치자, 지역 주민들은 더 많은 새우를 생산하기 위해 맹그로브 나무를 베어 양식장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새우 양식을 하며 도시로 떠난 자녀를 대신해 여섯 살 손주를 키우고 있던 켄(Khen) 씨의 생각도 같았습니다.
전에는 물이 많아야 새우가 잘 자라는 줄 알았어요.
이제는 맹그로브 나무가 물을 깨끗하고 서늘하게 만들어,
새우와 게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켄 씨는 마이 포레스트 차일드 사업에 참여하여 새우 양식장 0.4헥타르에 4,000그루의 맹그로브 나무를 심었습니다. 친환경 새우 양식 기술을 배우고, 수온이 상승해도 잘 살아남을 수 있는 우수한 새우 종자도 지원받았습니다. 무성해진 맹그로브 숲 덕분에 양식장의 생태계가 살아나기 시작하며, 단 한 번의 수확으로 약 3,000만 동(한화 약 150만 원)의 소득을 올렸습니다. 손주의 학비를 마련한 켄 씨는 "맹그로브 숲은 지역의 해안을 지키는 방패막이자, 마을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본인의 양식장이 이웃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맹그로브 숲으로 지역의 소득이 개선되고, 환경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이게 사업의 전부는 아닙니다. 마이 포레스트 차일드 사업의 핵심은 기후 변화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인식을 개선하여 '기후'가 우리 삶과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을 주도적으로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 나무심기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
인식을 개선하려면, 우리는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세이브더칠드런은 그 출발점으로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지역 내 학교 여섯 곳의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아동 코어 그룹을 만들어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기후위기 커뮤니케이션 행사를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아동의 활약에 더해, 지역 청년들도 나섰습니다. 17-28세 청소년·청년으로 구성된 코어 그룹을 조직,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2년간 학교를 기반으로 한 방과 후 기후교육,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 마을 단위의 캠페인을 비롯한 기후 변화 인식 제고 활동을 진행한 결과, 지역 아동과 주민 총 1,539명의 기후 변화 인식이 향상되었고, 기후 대응 행동을 실천하도록 독려할 수 있었습니다.
네팔 : 나무가 지키는 아이들의 내일
히말라야산맥으로 널리 알려진 네팔은 고산 지대와 저지대가 복합된 지형의 나라입니다. 고도에 따라 지역별로 기후가 다양하고, 대부분의 인구가 농업에 의존해 살아가다 보니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MFC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카르날리(Karnali) 주는 빈곤율이 높고 식량 부족이 심각한데다, 여기에 지역의 38.4%를 차지하는 산림이 자연 재해 등으로 훼손되며 주민들의 일상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산림을 잘 보전하기 위한 지역 자치 단체인 산림관리그룹(Community Forest Users Group, CFUG)을 조직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이미 지역 산림의 16%가 기후위기와 사람의 활동으로 인해 훼손되어 CFUG의 역할과 활동, 지역의 역량 강화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사업 첫해인 2024년, 지역별로 적합한 나무를 선택, 34헥타르(약 10만 평)의 산림을 조성했습니다. 과연 첫해 심은 나무는 잘 살아남았을까요? 안타깝게도 식재한 나무 중 약 64%만이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가뭄, 산사태가 이어지며 묘목에 큰 피해가 발생했고, 지역과 관리 그룹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조림지에 대한 관리가 부족해 발생한 일이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로 나무를 심고,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새로 심은 나무가 잘 뿌리 내리고 살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마련했습니다.

▲ 식재를 위해 양묘장에서 키우고 있는 묘목들
다음 해인 2025년에는 27헥타르 규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지역별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나무를 선정하여 심고, 관개시설을 개보수하고, 울타리를 설치하여 물리적인 피해를 줄이는 데 힘썼습니다. 산림 보호를 위한 인력을 고용하여 관리를 강화하기도 했죠. 덕분에 나무 생존율을 84%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나무들을 잘 관리하고 보존할 수 있도록, 25개 CFUG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고, 연간 숲 관리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또한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역의 기후위기 이슈를 반영한 교육 자료를 만들어, 열여섯 곳의 학교와 9개의 CFUG 대상 기후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교내 나무 심기, 산불 예방,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와 같은 아동 주도의 캠페인을 진행하고, 아동-지역 주민-지역 정부가 함께하는 정책 대화를 진행, 정책 수립 과정에서 아동과 주민들의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 학교에서 진행된 기후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
숲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산림 관리를 통해 아이들의 교육을 지원하고,
기후 위험으로부터 마을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게 되어 자부심을 느낍니다.
- 바하두르(Bahadur), 니파네 하리얄리 산림관리그룹 대표
니파네 하리얄리(Nipane Hariyali) 산림관리그룹의 활동은 생태계 보전이 사회적 가치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산림관리그룹은 소나무 수액 채취와 같은 산림 자원 판매로 얻은 이익을 지역 아동 환경클럽 활동 지원과 저소득 가정 아동을 위한 장학금으로 환원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부터 환경을 지키고 보전하는 일은 곧 지역 주민과 아동의 삶을 구하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그 시작은 '우리'로부터 시작된다는 걸 보여주며, 오늘도 네팔의 빨간나무는 열심히 자라고 있습니다.
📌 MBC X 세이브더칠드런 아시아 프레스투어 ② 네팔 "이게 다 기후위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링크)
몽골 : 사막화를 막는 나무와 목소리의 힘
바다와 접하지 않은 내륙국인 몽골은 일교차가 크고, 강수량이 적은 나라입니다. 춥고 건조한 기후로 인해 식물이 살기 어려워 산림 면적이 적고 단조로운 편이죠. 유목 목축업이 농촌 공동체의 중요한 생계 수단이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사막화와 과도한 방목으로 인해 토지 황폐화는 가속화되고, 수용할 수 있는 가축의 수 역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조드(Zod)라 불리는 혹한, 강풍과 눈보라, 모래 폭풍 같은 자연재해의 빈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MFC 사업이 진행되는 날라이흐(Nalaikh) 지역도 예외는 아닙니다.

▲ 몽골 정부의 국토 사막화 조사에 따르면 1992년 41.3%였던 사막화 비율은 2020년 76.9% 크게 증가했다.
과거 몽골 최대의 광업 지역이었던 이곳은, 1990년 가스 폭발 사고 이후 광산 문을 닫았습니다. 폐광으로 인해 실업률이 증가하며, 소득이 감소하고 지역은 빈곤해졌죠. 광업으로 인해 약해진 토지 탓에 날라이흐에 닥친 기후 변화는 목초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고, 토양 유실을 촉진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게다가 나라 동쪽의 유목민들이 서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날라이흐를 거쳐가며 목초지 대비 과도한 가축의 방목이 이뤄져 사막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후와 환경의 변화가 곧 아이들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지역 내 마을 절반에서 음식 소비가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되었고, 아동들의 영양 섭취 역시 제한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지역 특성상 이동에 대한 제약이 많아, 학교에 가는 것 같은 기본적인 교육도 어려운 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몽골 전반에서 아동과 청소년의 기후 관련 인식이 매우 저조한 것도 기후위기 속 어려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었습니다.
부족한 산림과 목초지를 보존하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조림지를 조성할 장소와 해당 지역에 가장 적합한 수종을 조사했습니다. 주민들과 함께 조림지의 기반을 정비하며, 필요한 인프라도 마련했습니다. 양묘장을 만들어 묘목을 키우고, 함께 나무를 심기도 했죠. 조림지 관리 역시 지역 주민들이 맡았습니다. 주민들에게 조림 기술과 관리 방법을 교육하고, 숲 관리 그룹을 조직해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 지역 공무원과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기후 교육자 훈련
환경이 마련되었다면 이를 지켜갈 사람들과 미래 세대의 인식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역 맞춤형 기후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공무원과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자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지역 주민을 위한 기후 교육, 워크숍도 여러 차례 진행하고, 아동-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기후클럽>도 운영했습니다. 총 6개, 104명의 아동-청소년이 주축이 된 <기후클럽>은 교내 환경 개선 프로젝트, 기후 변화 & 행동 세션, 지역 조림 활동 등을 전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약 1,000명의 아동-청소년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죠. 지역사회 전반의 인식 제고를 위해 오픈 마이크와 같은 대중 매체를 활용한 캠페인도 진행했습니다.

▲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오픈마이크 활동에 참여한 지역 아동과 청소년, 주민
청소년 기후클럽에 참가한 토브신자야(Tovshinzaya·16세)는 클럽 활동의 하나로 기후위기를 알리고 인식을 높이기 위한 여러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클럽에서 배운 내용을 학교에서 배운 것과 연계하여 이해하고, 가정과 일상생활에서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비닐 대신 다회용 가방을 쓰고, 물을 절약하는 것과 같은 쉬운 방법부터 시작했습니다. 소통을 통해 지역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죠.
마이 포레스트 차일드 사업이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지 몰라도,
한 사람이라도 나무를 심거나 쓰레기를 줍기로 결심한다면 그 자체가 성공이라 생각해요.
그게 바로 제가 사업을 통해 배운 교훈이죠.
여러분도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 토브신자야, 청소년 기후클럽 활동가
📌 [SAVE NOW EP.20] 담당자가 직접 소개하는 몽골의 마이 포레스트 차일드 사업(더보기)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지역사회의 주도적 참여가 만들어 가는 날라이흐의 변화. 오늘도 베트남, 네팔, 몽골에서는 빨간나무와 함께 지역의 환경과 아동의 미래를 지키는 변화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숲을 가꾸고, 아이들이 기후위기 속에서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글 임경은(커뮤니케이션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