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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동 행복감 14개국 중 11위… 지역 간 삶의 질 격차 여전
세이브더칠드런, 2026 한국 아동 삶의 질 심포지엄 개최
- 세이브더칠드런 ∙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20일(화) 2026 한국 아동 삶의 질 심포지엄 개최
- 전국 17개 시도 삶의 질 격차 38.9점, 1위 세종시, 17위 전라북도
- 만 10세 아동 국제비교… 아동 행복에서 디지털과 자연환경도 중요해져
- 국내 최초 만 6세 아동 삶의 질 연구 결과 발표…동네 안전·놀이공간 등 일상 경험에 주목해야
2026.10.20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2026 한국 아동 삶의 질 심포지엄: 우리 아이들은 행복한가? 국내, 국제 비교로 본 한국 아동의 삶의 질’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내외 아동 삶의 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아동의 행복 수준과 지역별 격차를 살펴보고, 아동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역 간 아동 삶의 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각 지역의 여건과 아동의 필요를 반영한 아동정책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아동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에서 유조안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전국 17개 시도의 초등학교 3·5학년과 중학교 1학년 아동 7,951명 및 양육자 7,9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아동의 삶의 질 지표와 영향요인을 발표했다. 건강, 주관적 행복감, 관계, 물질적 상황, 위험과 안전, 교육, 주거환경, 바람직한 인성 등 8개 영역의 43개 지표를 종합한 결과, 전국 평균을 100점으로 환산한 삶의 질 지수는 세종이 113.9점으로 가장 높았고 경남 111.3점, 부산 107.2점, 대구 107.0점, 서울 106.4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북은 75.0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세종과 전북의 격차는 38.9점에 달했다. 아동이 사는 지역에 따라 삶의 질이 크게 다른 만큼, 지역별 여건과 아동의 경험을 반영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심층분석에서는 부모·또래와의 긍정적인 관계, 시간 사용에 대한 만족도, 학교 만족도 등 아동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요소가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이 체감하는 지역사회의 안전 수준과 지역사회 정신건강 지표도 주요 영향요인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역 수준에서 정신건강이 좋지 않은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의 경우, 삶의 만족도나 긍정적인 정서가 정신건강 수준이 더 좋은 지역에 사는 아동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낮은 수준을 보였다. 유 교수는 아동이 실제로 경험하는 관계와 생활환경을 중심으로 학교와 지역사회의 지원체계를 연계하고, 통학로와 놀이공간의 안전 역시 시설 현황뿐 아니라 아동이 느끼는 안전을 기준으로 살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에서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아동삶의질조사(Children’s Worlds) 자료를 활용해 만 10세 아동의 행복감과 가정·학교·지역사회, 디지털 환경 및 자연환경의 관계를 국가별로 비교했다. 분석 결과 한국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은 10점 만점에 8.47점으로, 비교 대상 14개국 가운데 11위였다.
가족과의 유대감은 14개국 모두에서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과 긍정적인 관련성을 보였다. 한국 아동의 경우 또래 유대감이 행복감과 관련성이 컸으며,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은 행복감과 부정적인 관계를, 자연과의 유대감은 긍정적인 관계를 보였다. 유 선임연구위원은 아동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전통적인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를 넘어 디지털 및 자연환경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아동권리 보장을 위해 관련 법과 제도의 범위도 이러한 변화를 포괄할 수 있도록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김선숙 한국교통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안재진 가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국내 최초로 만 6세 아동의 응답을 바탕으로 한 삶의 질 측정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자신이 사는 동네가 안전하고 놀 곳이 있다고 느끼는 지역사회 경험이 만 6세 아동의 행복감과 가장 큰 관련성을 보였다. 친구와의 관계, 교사의 관심과 학교에서의 즐거움·안전 등 학교 경험, 물질적 소유도 행복감과 유의한 관련이 있었다.
연구진은 어린 아동의 행복을 이해하려면 가족 관계뿐 아니라 동네와 학교에서의 일상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만 6세 아동은 일부 추상적이거나 부정형으로 제시된 문항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발달 수준에 맞는 조사 문항을 마련해 아동의 경험과 목소리를 정확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봉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김석호 서울대학교 교수, 류정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 Robert Rudolf 고려대학교 교수,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최선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사무총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동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과제를 논의했다.
아동 대표로 발언한 노은성 아동은 “아동이 어렵고 놀 공간이 부족해 휴대폰만 보게 되는 환경에서 단순히 ‘공부하라’는 말보다 마음껏 배우고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동의 삶을 바꾸는 가장 좋은 시작은 아동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총장은 “아이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이 어디인가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기회와 행복의 크기가 달라진다면, 이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라며 “세이브더칠드런은 앞으로도 아동의 일상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현장과 정책을 잇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