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소식지 145호
[클로즈업] 10년 동안 잘 커준 결연아동,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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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10년 동안 잘 커준 결연아동,

지금 만나러 갑니다

- 홍선주 팀장의 해외결연아동 방문기



2009년, 나눔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 해외결연 후원자로 출연한 것을 인연으로 세이브더칠드런에 입사해 IMC팀에서 일하고 있는 홍선주 팀장. 당시 후원 1년차였는데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러 다섯 살이던 결연아동이 열다섯 청소년이 되었습니다. 


해외결연 사업장도 그간 변화를 일구어 자립할 시기를 맞았습니다. 방글라데시 메헤르푸르에서 처음으로 후원아동과 만나고 온 홍선주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하산(가명·홍선주 팀장의 왼쪽)이 다니는 학교에 방문해 반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


얼마 전 10년 해외결연 후원자로서 방글라데시 사업장에 다녀오셨죠? 9년 전에 방송에도 출연하셨더라고요.

방글라데시 메헤르푸르에 해외결연사업을 막 시작했을 때 제가 후원을 시작했어요. 두 달에 한 번 꼴로 아이에게 편지를 썼었는데, 편지를 자주 보낸 후원자로 선발되어 방송에 출연하게 됐어요. 그 당시에는 직원이 아니었는데 방송출연을 계기로 구호기관에 근무하는 것에 관심이 생겨서 이직 후 지금껏 일하고 있고요. 꾸준히 결연후원하고 있었는데 사업장이 자립한다는 소식을 듣고 더 늦기 전에 아이를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장을 방문하게 됐죠.


개인방문으로 다녀오셨다고 들었어요. 개인방문은 어떻게 할 수 있나요?

개인방문은 항공권, 숙소를 개인이 부담하고 사업장에서 직원이 아동과 만나는 스케줄을 잡아주는 형식이에요. 사업장까지 이동하는 교통비를 자비부담해요. 수도인 다카에서 국내선을 타고 또 서너 시간 차로 이동해 메헤르푸르 사업장에 도착했죠. 


▲ 훌쩍 자란 결연아동 하산, 아버지(오른쪽)와 홍선주 팀장(가운데).


세부 일정과 가장 마음에 들었던 프로그램이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아이와 이틀 정도 만났어요. 개인 방문 시 방문자 일정에 맞게 스케줄을 조율해줘요. 첫날에는 사무소에서 하산(결연아동·가명), 가족들과 식사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은 후원아동이 후원자와 만날 때, 가족들, 직원들과 함께 만나도록 하는데요. 아이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후원자를 만나도록 배려한다는 점이 좋았어요.

메헤르푸르 사무실에는 후원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가 있어서 사업장 방문 일정 동안 묵을 수 있어요. 이날 식사도 사무실에서 준비해줬어요. 학기 중이라 하산과는 하루에 1~2시간 정도 만나서 놀고, 다른 시간에는 해외결연 후원금으로 변화한 지역사회, 학교 등을 둘러봤어요. 

둘째 날 하산이 다니는 학교에 방문했던 게 가장 마음에 남아요. 아이가 과묵하고 진중한 성격이어서인지 낯을 가렸는데 학교에 가니 자신감이 넘쳤어요.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후원자를 소개한다는 것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나봐요. 아이들 앞에서 제 이야기를 통역해주기도 하고 아이가 신나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가길 잘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나를 만나느라 수업에 방해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그건 기우였어요.


▲ 만들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하산과 홍선주 팀장.


하산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떠셨어요?

처음에는 어색했어요. 외국인인 저를 처음 만나니 낯설어 하더라고요. 가기 전에 아이와 함께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고민해 가길 잘한 것 같아요. 가볍고 작은 입체퍼즐과 나무잠수함 만들기 등을 들고 갔는데 아이 눈이 반짝이더라고요.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함께 만들기를 하면서 가까워졌고, 또 제가 준비해 간 것을 아이가 좋아하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마을주민들 앞에서 소감도 말씀하셨다던데.

해외결연사업을 진행하는 여학교에서 자립마을 송별회를 하는데 일정이 맞아서 가게 됐어요. 결연후원이 좋은 경험이었고 사업 종료 후에도 지역사회가 잘 유지되고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어요.


▲ 작별인사를 하는 하산과 홍선주 팀장(왼쪽). 9년 전 방송에 출연한 모습(오른쪽 상단)과 현재 모습(오른쪽 하단).


직원이면서 후원자이다보니 해외결연에 대한 시야가 달랐을 것 같아요.

저는 90% 후원자 마인드로 다녀왔어요. 그저 ‘아이 보러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다녀왔고 직원인 것을 알리지 않고 가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제가 직원인 걸 사업장 직원들도 알게 됐어요. 그래서인지 더욱 사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려고 했어요. 궁금한 것 있으면 질문하라고 하고.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업을 잘하고 있구나. 직원분들이 프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신뢰감이 더 생겼어요. 이건 사업장 방문하시는 후원자

분들은 다 공통으로 느끼는 부분일 거예요.


사업장 방문을 고민하는 후원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

정말 갔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10년을 후원한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들…. 제 인생에 의미 있는 결정이었던 것 같아요. 다녀와 보니 방문 시기도 중요한 것 같아요. 결연 초반에 가게 되면 사업이 자리잡는 중이라 변화를 많이 못 느낄 수 있고요. 사업한지 5~6년 후에는 후원금으로 지역사회가 변화한 모습, 아이가 성장한 모습이 잘 느껴지실 거예요.



2008년 해외결연사업을 시작한 방글라데시 메헤르푸르 지역은 2018년 4월 자립마을이 됐습니다. 초등학교 진학률은 2008년 24%에서 2016년 80%로 향상되었고, 학교중퇴율도 2008년 67%에서 17%로 대폭 감소됐습니다. 지역사회 전체에 식수정화시설을 짓고 지역 내 공립학교에 깨끗한 화장실과 수도시설을 설치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교육 커리큘럼은 방글라데시 정부로부터 인정받아 전국 초등학교 정규과정에 반영됐습니다. 아동권리 프로그램을 진행해 청소년들이 스스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생겨났습니다. 아이들이 꿈을 키우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마을, 후원자님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김하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