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소식지 146호
[기획특집 Ⅰ] “아동기 그 자체의 행복을 연구합니다” - 이봉주 교수 인터뷰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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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삶의 질’ 책임 연구자 이봉주 교수(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Q 처음 ‘아동 삶의 질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아동의 주관적인 행복감이나 삶의 질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없다시피 했어요. 어른의 입장에서 본 아동의 삶이 아니라 아동 스스로가 인지하고 지각하는 아동 삶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게 됐죠.


Q 아동의 삶의 질을 지수로 데이터화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수치로 제시되는 지역별 격차나 삶의 질 추이를 통해서 아이들의 삶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거든요. 여론을 환기하고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아이들의 삶에서 격차를 줄이고 전반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데이터가 중요한 것이죠.


Q 국내 조사가 벌써 4번째입니다. 이번에 특히 주목해야 할 결과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아동의 삶의 질은 전반적으로 조금 향상되었어요. 다만, 도지역과 대도시 지역의 격차가 지속되고 있어요. 크게 상위, 중위, 하위 그룹으로 갈라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 안에서 약간의 순위변동은 있지만, 그룹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Q 지역 간 격차가 공고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건가요?
A 지금까지 조사를 보면 그래요. 도지역은 아동 인구가 감소하는 경향을,보이면서 아동에 대한 투자가 저조해지는 것으로 보여요. 시도별로 재정자립도나 복지 분야에 쏟는 역량이 다른 것도 영향을 미칠 테고요. 도지역이 (재정적으로나 인프라 측면에서) 열악하기 때문에 아동 삶의 질도 열악하게 나오는 거죠.


Q 그 밖에 올해 연구의 주요 결과는 무엇인가요?
A 아동 삶의 질이 지속적으로 낮게 나온 전북 지역이 추가적인 노력을 통해 올해 굉장히 향상된 결과를 보였어요. 울산은 지역경제 어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물질적인 충족도가 낮게 나오면서 전반적으로 삶의 질이 많이 떨어졌고요.


Q 정부나 세이브더칠드런과 같은 NGO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요?
A 아이들이 시간을 활용하는 데 있어 선택권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경쟁에 대한 압박도 높고요. 학업 스트레스나 경쟁을 줄여주는 방안이 정부 정책뿐 아니라 세이브더칠드런과 같은 NGO에서 같이 노력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해요.


Q 삶의 질 연구와 관련해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A 지표, 지수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해서 추세를 보여주고 정책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에요. 이번 연구는 네 번째이지만 해외 비슷한 연구들은 몇십 년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요.
연구의 지속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국외 데이터와 비교해 아동의 삶의 질에 대한 국가적인 정책 함의를 끌어내고 싶습니다.


Q 심포지엄에서 ‘아동기는 성인을 준비하는 시기가 아니다. 아동기에 행복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행복해지기 어렵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삶의 질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A 아동 삶의 질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지는 것이에요. 정책을 결정하거나 아동에 대한 투자를 할 때 어른의 시각이 아니라 아동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거든요. ‘성인기에만 행복이나 삶의 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동기 삶의 질도 중요하다. 아동기를 단순히 성인기를 준비하는 기간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시기 자체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키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