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신년호(158호)
후원으로 그린 변화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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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동안 세이브더칠드런은 위기상황에 처한 국내 아동과 가정을 지원해왔습니다. 각 가정이 처한 상황은 다 달랐지만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었다면 지원 후 다시 만난 아동과 보호자에게서 작지만 희망적인 변화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함께 해주신 후원자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일,후원으로 그린 작은 변화의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신변 보호를 위해 각 사연에 등장하는 아동의 이름은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스스로 걷는 힘이 생긴 재진이

재진이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강직성 뇌성마비 판정을 받았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아빠가 떠난 후 엄마는 혼자 재진이를 돌봐왔습니다. 주변의 도움 없이는 몸을 가눌 수 없는 재진이를 곁에 두고 돈을 벌러 나갈 수도 없는 상황에 엄마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습니다.

다시 만난 재진이에게는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혼자 걷기 어렵던 재진이가 조금씩 스스로 걷기 시작한 것입니다.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재진이는 언어치료, 물리치료, 작업치료를 꾸준히 받을 수 있었고, 지원받은 보조기구로 집에서도 걷는 연습, 서 있는 연습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재진이는 ‘엄마, 나 걸어볼래요’ 라고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아영이 가정에 찾아온 변화

4년 전 엄마가 아영이를 할머니 집 앞에 두고 떠난 후로 아영이와 할머니에게 집은 아픈 기억이 있는 장소였습니다. 좁고 오래된 집은 겨울이면 찬바람이 들어와 아영이와 할머니의 마음을 더 시리게 했습니다. 간간이 식당 파트타임 일을 하며 혼자서 손녀를 키워온 할머니는 코로나19로 일자리마저 잃어 생계까지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후원자님의 도움으로 아영이네는 생계비를 지원받고 더욱 안전하고 넓은 집으로 이사했습니다. 새로운 집에서 할머니는 마음의 여유를 얻었고, 아영이는 온전한 자기만의 방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영이에게 집은 더는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 아닌,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입니다.

조금씩 마음의 힘을 기르고 있는 유이

태어날 때부터 아빠의 가정 폭력을 지켜보며 자란 유이는 여섯 살이 됐는데도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점점 심해지는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엄마는 유이를 데리고 집을 나왔습니다. 남편의 채무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파산신청을 한 엄마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좌절할 때도 있었지만, 유이가 행복한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사연이 소개된 후 모인 후원금으로 유이는 일주일에 두 번씩 꾸준히 언어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지금은 음악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엄마’, ‘물’ 처럼 단순한 단어만 얘기하던 유이는 치료를 받으면서 말할 수 있는 단어의 개수도 늘어났고, 정서적으로도 많이 안정되었습니다. 유이 엄마도 유이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일상으로 회복하는 힘을 기르고 있습니다.

이예진, 한국화, 허수임(커뮤니케이션부)

사진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