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여름호(163)
효과적인 인도적 지원을 위해 한국정부에 바란다
2023.08.14
공유하기

점점 커지는 인도적지원의 수요 우크라이나, 시리아, 미얀마 등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분쟁지역에 가뭄, 지진, 사이클론 등 재앙적 자연재해들이 겹치면서, 현재 전 세계 약 3억 6천만 명 이상이 인도적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들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은 작년 대비 25%가량 늘어난 548억 달러(한화 약 75조 원)1에 달한다고 추산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시리아, 미얀마, 수단 등 전 세계 약 44개국에서 약 3천만 명 가량의 아동과 지역주민을 위한 약 8억 달러(한화 약 1조 1천억 원) 규모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1 UN OCHA(United Nations 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 2023 Global Humanitarian Overview (GHO) mid-year update 정부의 늘어난 예산 만큼이나 중요한 민관협력 사업 최근 대한민국 정부는 국제사회 위기에 기여를 확대한다는 방향 하에 인도적지원 예산을 큰 폭으로 확대했습니다. (2017년 900억 원 ⇀ 2023년 4,036억 원). 국제개발협력분야의 실무자로서 이러한 변화가 반가운 한편, 이 예산 중 민간NGO를 대상으로 한 예산 규모는 5년째 40억 원(전체 예산의 1%) 수준으로 제자리걸음인 상황은 안타깝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내 민간NGO의 사업 경험 역사가 짧고,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갖춘 단체의 수가 적다 보니, 그간 예산 규모를 확대하는데 소극적이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민간후원금 증가에 힘입어 국내에서 활동하는 주요 민간NGO의 인도적지원 자체사업 규모와 역량이 대폭 성장했습니다. 또한, 분쟁 지역과 같은 곳에서는 정부보다 민간NGO가 신속성, 접근성, 독립성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가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도적지원 사업 수행에는 복잡한 상황을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풀어낼 역량이 필수적이며, 국제아동권리 민간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의 경우에는 이러한 역량과 경험을 무려 100년간 축적해왔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다섯가지 역량 세이브더칠드런은 분쟁 지역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첫째, 기술적 전문성입니다. 보건, 영양, 교육, 식수 등 분야별로 구동되는 대규모 현장에서 비유엔기구로는 유일하게 ‘교육 분야’를 리드하고 있으며, 교육 이외에 아동보호, 쉘터(임시 거주지) 등 주요 분야에서 현지 정부와 함께 현장을 지휘합니다. 둘째, 적시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물적기반입니다. 긴급구호기금(Child Emergency Fund)에 후원해 주시는 후원자님들 덕분에 연간 약 2억 달러(한화 약 2,500억 원) 규모의 인도주의 유연기금(Humanitarian Fund)을 운영함으로써 재난 발생 이후 48시간 이내 현장 기반의 의사결정을 통하여 가장 필요한 곳에 신속하게 기금을 집행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인도적지원 전문인력 급파(Surge) 플랫폼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문가들을 플랫폼에 등록시키고, 재난 발생 시 현장에 파견하여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수년간의 훈련과 경험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조율할 수 있는 역량과 각 국가의 문화와 전통, 관습 등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고 있습니다. 넷째는, 현지의 파트너쉽 기반입니다. 전 세계 정부와의 신뢰관계에 기반하여 사전에 현장 접근성을 확보하고, 로컬 단체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대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재난 복구 단계 이후에도 현지 주체들이 지속가능한 사업을 하고, 분쟁과 자연재해가 복합된 현장에서 보다 통합적인 사업2이 전개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운영·지원 시스템입니다. 긴급하게 돌아가는 인도적지원 현장에서 후원자와 지역사회에 책무를 다하기 위한 내부 준법감시 규정과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2 ‘인도적지원과 개발-평화(HDP Nexus)’: 2019년 OECD DAC 고위급회의에서 채택된 개념으로 인도적지원과 개발, 평화 분야에서 분절적으로 사용하는 상이한 활동과 재원조달 방식을 조율하여 통합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연계 협력하는 방식 국내 인도적지원 생태계 육성을 위한 바램 올해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늘어나는 인도적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하여 약 15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특히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수행 중인 ‘임시 정착촌 조성 및 이주민 지원사업’은 인도적지원 민관협력 역사에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사업 기회를 통해 지난 100년간 전 세계 인도적지원 현장에서 쌓은 전문성과 활동 경험이 국내 인도적지원 생태계 변화와 성장에 쓰이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이제 정부가 민간NGO를 인도적지원 사업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민관협력 사업을 확대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부와 소통하여 변화된 정책을 만들겠습니다.

국제사업부문 강민지
사진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