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가을호(164)
[기획특집]'아이들이 바꾼 학교'에서 키워가는 꿈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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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꽝빈성의 학교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재난으로 문을 닫거나, 홍수로 등굣길이 막혀버리기도 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재난이 아동의 성장을 가로막지 않도록 학교를 안전하게 바꿔나갔습니다. 꿈을 키워나갈 학교를 더 안전하게 만들고, 학교와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꽝빈성 초등학교의 아동클럽 이야기를 전합니다.
세상이 멈춰도 배움은 멈추지 않도록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대부분 학교가 문을 닫았을 때, 베트남 꽝빈성의 아동들과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꽝빈성에는 기본적인 의료 시설과 장비조차 부족해 무시무시한 질병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멈춰도 아동의 꿈까지 멈출 수는 없기에 12개 초등학교에서 세이프백투스쿨(Safe Back to School)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베트남 꽝빈성 아동이 집에서도 배움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태블릿과 카메라를 지원하고, 학습 자료를 디지털로 전환했습니다. 비대면 교육이 익숙하지 않은 선생님들의 수업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부모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더불어 팬데믹이 끝난 후, 아동들이 학교로 돌아왔을 때 더욱 안전한 공간이 되도록 위험한 철조망은 담장으로 바꾸고, 화장실과 손 씻기 시설도 새 단장 했습니다.
그러나 팬데믹에도 멈추지 않았던 학업은 기후재난으로 다시 위기를 겪었습니다. 베트남은 겨울에 눈이 내리는 북부지역부터 일 년 내내 무더운 날씨의 남부지역까지 다양한 기후를 보입니다. 특히 북부의 차가운 공기와 남부의 뜨거운 공기가 만나는 베트남 중부지역 꽝빈성은 극심한 기후변화로 지난 2020년, 12만 명이 긴급 대피할 정도의 큰 홍수가 발생했으며 올해도 여러 차례 마을이 모두 잠길 정도의 홍수피해를 입었습니다. 팬데믹 이후에도 감염병, 홍수 등에 이유로 아동들은 배우고 성장하는 당연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위기를 겪었습니다.
아동의 말과 생각으로 안전해진 우리 학교
반복되는 위기 상황에 학교는 아동을 보호하고, 아동은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세이프백투스쿨 사업이 진행되는 12개 학교에 아동클럽을 만들어 아동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지역 교육부와 선생님, 학부모, 아동클럽과 함께 만든 위기 상황 대응 매뉴얼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는 지역 교육부로부터 그 중요성과 활용도를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표준대응절차를 뜻하는 SOP는 비상 상황 시(화재, 학교 내 폭력 등) 아동이 안전하게 대처하기 위한 순서를 글과 그림으로 알기 쉽게 표현한 매뉴얼입니다. 다른 지역 학교에서 공유 요청을 받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아동클럽의 활약은 이뿐만 아니라, ‘손 씻기와 위생’, ‘젠더’, ‘아동 보호’, ‘정신 건강’ 등 아동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알아야 할 주제들로 연극, 그림, 발표 등을 만들어 공유했습니다. 이처럼 주체적으로 스스로와 친구를 지키는 방법을 배우며 더 안전한 학교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제 생각을 말하는 게 두렵지 않아요
아동클럽에서는 친구, 어른들과 소통하며 생각을 표현하고 협업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도시에 비해 아동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나 체험 기회가 적은 꽝빈성 아동들은 아동클럽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갑니다. 이 경험은 아동을 변화시키고, 자신의 미래를 기대하게 합니다. 아동클럽 중의 하나인 리틀탤런트(Little Talent)클럽 회원인 응우엔은 친구들을 위해 그림, 이야기, 노래를 만들며 달라졌습니다.
응우엔은 *행동변화이벤트(BCC,Behaviour Change communication)에서 학생 리더로 참여하였고, 200명이 넘는 친구와 어른들 앞에서 아동클럽 활동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함께여서 가능한 꿈
2년간의 세이프백투스쿨(Safe Back to School)사업을 통해 꽝빈성 12개 학교에 아동클럽과 학부모클럽이 만들어졌고, 12,078명의 아동, 학부모, 선생님이 더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를 향한 발걸음에 함께했습니다. 이들과 101번의 세션을 진행하고, 아동의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전달하는 행동변화이벤트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행동변화이벤트는 골든벨, 그림 전시, 게임 등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아동 5,931명, 학부모 5,042명, 선생님 324명 등 여러 구성원이 참여했습니다.
여전히 극심한 기후위기는 전 세계 아동과 이웃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리의 일상을 멈추게 하는 어떤 재난 상황에도 학교가 안전하고 즐거운 공간으로 아동을 지키고, 꿈을 향한 아동들의 발걸음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넘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학교와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오늘의 경험을 토대로 함께 일어나 각자의 여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 주세요!
국제사업2팀 정다정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