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완성된 작은 모자. 그 모자로 체온을 지키고 첫 숨을 이어갈 수 있었던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후원자님의 손끝으로 전해졌던 따뜻한 마음은, 지금, 이 순간에도 케냐의 작은 생명을 지키는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4월 7일, 세계 보건의 날을 맞이하여, 세이브더칠드런이 진행하고 있는 보건 사업을 시리즈로 소개해 드립니다. 그 첫 번째 편은 케냐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자보건 서비스 접근성 및 활용 강화 사업>입니다. 조용히 반복되는 위기 속에서도 시작된 변화의 이야기, 현장에서 전해 온 이야기를 함께 전해드립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속 여전히 목숨이 위태로운 아이들
세이브더칠드런이 <모자보건 서비스 접근성 및 활용 강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농촌 인구의 도시 유입이 가속화되며, 인구가 과밀화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많은 사람이 깨끗하지 않은 물과 위생 환경,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비공식 정착촌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가 모자로 아이들의 삶을 지켰던 그때처럼, 열악한 환경 속 산모와 신생아가 생명의 위협 속에 놓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 케냐 나이로비의 비공식 정착촌
케냐에서는 매년 약 8만 3천 명*의 아이들이 다섯 살이 되기 전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매일 200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난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나이로비는 신생아 사망률이 높은 지역으로,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 질병으로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른 발견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면 살릴 수 있는 질병으로 아이들을 매일 잃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출처 : Silent Emergency: Women Dying, to Give Life / Save the Children(2024)

▲ 비위생적 환경에 노출된 비공식 정착촌의 모습
세이브더칠드런이 <모자보건 서비스 접근성 및 활용 강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마카다라(Makadara)와 카무쿤지(Kamukunji) 지역은 나이로비에서도 비공식 정착촌이 밀집한 구역으로, 이주민 유입이 활발하고 저소득층이 많습니다. 보건 시설을 비롯한 인프라가 부족하고, 아동 질병 진료 역량 역시 부족하다 보니 의료 서비스의 질 역시 현저히 낮죠.
이에 따라 예방할 수 있는 질병으로 인한 임산부, 신생아와 아동 사망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세웠습니다.
위기 속 시작된 가장 쉽고, 가장 큰 변화, 캥거루 마더 케어(Kangaroo Mother Care)
신생아 중에서도 이른둥이와 저체중 신생아의 경우, 저체온증 등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여러 상황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적절한 처치와 의료적 도움도 필요하지만, 또 한 가지, 가장 쉬우면서도 큰 변화를 불러올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캥거루 마더 케어(Kangaroo Mother Care) 입니다.
캥거루 마더 케어는 보호자의 가슴에 아기를 밀착시켜 체온을 유지하고, 호흡을 안정시켜, 신생아가 출생 직후 겪을 수 있는 위험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캥거루 마더 케어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병원 내 캥거루 마더 케어 공간을 개선하고, 의료진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보건시설 네 곳에 캥거루 마더 케어 공간을 마련하고, 총 779명의 신생아가 이 공간에서 엄마와 함께 캥거루 마더 케어를 진행했습니다.

▲ 보건 시설에서 태어난 신생아를 안고 있는 엄마
생명을 지키는 작은 선물, 마마키트의 힘
그리고 신생아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꼭 지켜져야 할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아기의 엄마, 산모의 건강입니다. 신생아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사업에서,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만큼 엄마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여러 지원은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하는 요소입니다.
특히 사업을 진행하는 나이로비의 두 지역같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 거주하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산모들은 그렇지 않은 임산부에 비해 출산 전 검진을 받거나 병원 출산을 하는 비율이 낮고, 이로 인해 응급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산모들이 병원을 편안한 마음으로 올 수 있다면, 병원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게 된다면, 우리는 엄마와 아이 두 생명을 모두 잘 지킬 수 있지 않을까요?

▲ 지역 보건시설에서 마마키트를 받은 산모
우리는 그 연결고리로 <마마키트>를 선택했습니다. 마마키트는 신생아 모자, 속싸개와 포대기 같은 물품들로 구성된 꾸러미입니다.
작지만 출산 직후 꼭 필요한 물품들로 구성되어 엄마가 아이를 건강하게 양육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이 키트를 의료 시설에서 나눠줌으로써 산모들이 병원에 한 번 더 방문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2천 명의 산모들이 받은 이 마마키트는 겉보기엔 작은 선물이지만, 산전 진료의 필요성과 의료 시설 출산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며, 실제 변화가 실현되도록 만드는 커다란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 지역 보건시설에서 산전 검진을 받는 산모
더 정확하게✔️ 더 안전하게✔️ 디지털 진단 도구(Think MD)
현지 보건시설에서 마주하는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바로 숙련된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에도 진단과 검사, 치료가 적절히 진행되기 어렵고, 그렇다 보니 치료 시기를 놓쳐 위험에 빠지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디지털 진단 도구인 Think MD를 도입했습니다. 디지털 진단 도구는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에 따라, 아기의 발열 등 증상을 단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의료진이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기술입니다.
Think MD는 태블릿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제작되어, 의료진이 아동을 진료할 때 보조 도구로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숙련된 의료 인력이 부족하고, 의료진의 업무가 가중는 상황 속에서도 일관되고 정확한 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의 보건시설에 55개의 태블릿과 디지털 진단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했습니다. 디지털 진단 도구를 활용하여 2천 명이 넘는 아동이 진료 과정에서 이 도구를 활용했고,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다했습니다.

▲ 디지털 진단 도구(Think MD)와 함께 진료 중인 의료진과 엄마, 아기
산모와 아이 곁,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
진료가 이뤄지는 보건시설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위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것도 신생아와 산모의 생명을 지키는 데 있어 중요한 일입니다. 아기가 아픈 경우 이상 신호는 병원이 아니라 집에서 먼저 나타나기 때문이죠. 병원에 가기 전, 일상에서의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마을보건요원은 지역 사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산모와 아이를 만나고, 위험 신호를 먼저 발견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산모와 아이들이 겪고 있는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마을보건요원 200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과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마을보건요원을 통해 지역 사회에서 보건시설로 연계된 사례도 모두 8,725건에 달합니다. 이렇게 수많은 생명이 오늘도 지켜졌다고 생각하면, 산모와 아이 곁,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명을 지키는 마을보건요원의 역할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 보여줍니다.

▲ 마을보건요원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산모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생아-산모 사망 대응 활동
신생아-산모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적절한 진료, 충분한 치료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더 중요한 건 이유에 대해 고민하는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어디서 중요한 치료를 놓쳤는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분석하는 것은 또 다른 비극을 막는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의료진들은 신생아와 산모의 사망 사례를 함께 분석하고, 개선점을 도출하여 예방할 수 있 사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지역 보건시설에서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
이를 토대로 모성 사망은 2024년 3월 대비 2025년 12월 13건에서 5건으로 감소하였고, 임신 후기부터 출생 후 7일 이내의 주산기 사망도 372건에서 250건으로 감소했습니다. 비극이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아픔을 되새기고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오늘도 산모와 아이의 생명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한 아이가 건강하게 숨을 쉬는 순간, 엄마가 안심하고 아이를 품는 기쁨, 이러한 일들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후원자님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만들어낸 커다란 변화죠.
우리가 떴던 작은 모자 하나가 아이의 체온과 내일을 지켜온 것처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은 아이들의 '첫 숨'을 지키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가장 소외된 곳일지라도, 어떤 곳에서든 태어난 아이들이 건강하게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세이브더칠드런은 앞으로도 함께하겠습니다.
모든 아이가 건강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변화의 여정에 함께해주세요.
글 정진실(국제사업부문) 정리 임경은(커뮤니케이션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