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지나간 자리, 감은색 절망만이 가득합니다

'괴물 산불'로 불리며 2025년 3월 21일 발생해 경북 5개 시·군을 자비없이 태운 이번 산불의 주불은 발화 149시간 만인 3월 28일에야 꺼졌습니다. 불길에 타버린 땅은 여의도 156배에 달하는 규모, 31명이 사망하고 52명이 부상당했으며 3,550명이 살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대학민국 정부 수립 이래 발생한 단일 산불 중 가작 큰 규모의 산불이였습니다.


*중앙 재난안전대책본부 4. 16 기준

전쟁통 같았던 날

일부 지역에는 전기와 통신이 끊기고,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으며, 경북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수치는, 한계치까지 치솟았습니다.


잿더미가 되이버린 은우·은석이(12세·10세/가명)의 집

넉넉하지 않아도 화목하게 지내온 가족의 소중한 집. 40여년을 살아온 터전, 아이들을 낳고 기르며 가꿔온 집이 단 20분만에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동네가 연기로 가득했어요. 대피하라고 해서 밥 먹고 숟가락 내려놓자마자 아무 것도 못 챙기고 맨몸으로 나왔죠. 다음 날 아침이면 집에 돌아올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집 철거한다고 이것저것 확인하느라 어제도 갔는데 벽돌이랑 기둥만 남은 거 보고 또 눈물 밖에 안나서..." 은우·은석이 아버지 창섭 씨(가명)는 참았던 눈ㄴ물을 훔칩니다.


3월 22일 오전 07시
은우·은석이 아버지 창섭 씨가 전소된 자신의 집을 직접 찍은 사진

단란하던 가족의 보금자리를 흔적도 없이 삼킨 화마 하나둘 모았던 살림살이도, 어려운 형편 중 성실히 기록해온 아이들 성장 앨범도, 저녁 무렵 마당에서 늘 아이들이 삐걱대며 타던 자전거도,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뼈대만 남은 집, 자전거와 툭 치면 잿가루가 되어 흩어지는 책과 연습장

불길이 남긴 깊은 상처, 여전히 그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

"4학년 때 제가 돈이 모자라 가지고 학교 선생님이 사주신 인형이 있었는데요. 이제 그게 없어서 좀 슬펐어요." -형 은우


인근 교회의 배려로 교회에서 지내고 있는 가족. 집 아닌 곳에서 밥을 먹고 잠드며 불만 한 마디 없는 아이들이지만 막내가 "집에 언제 가?" 하고 물을 때면 마음이 철렁한 창섭 씨. "이제 새집 구해서 살자, 설득하고 있어요. 산불로 마음을 다칠까 봐 제일 걱정이야. 오래 남을 것 같아서... 내가 어떻게든 들어가서 불을 꺼 봤어야 하나 이 생각만 자꾸 들고...


교회 공동주방에서 세면하고 양치하는 아이들
은우·은석이를 돕고 싶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산불발생 직후,
빠르게 지자체와 연락하여 즉시 현장 피해 현황과 아동의 수요를 조사하였으며
임시대피소의 아동과 가족에게
생수, 간식, 생리대, 물티슈, 양말, 마스크 및 기타 생필품을 지원했습니다.

화재 당일 물품지원 모습, 현장 조사 및 방송국 동행 취재

세이브더칠드런은 이제, 돌아갈 곳이 없어진 아이들의 일상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필요한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 전소·부분소 가정 긴급생계비 지원 보금자리가 사라진 아동과 가족에게 긴급생계비·생계비를 지원합니다.

  • 주거 복구 지원 주거지 일부가 파손된 가정에 복구를 위한 비용을 지원합니다.

  • 심리지원 큰 충격을 받고 밤마다 악몽을 꾸거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심리 치료를 제공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산불피해아동 지원 타임라인

  1. 산불발생 2025.03.21 긴급 물품지원(즉시)
    • 대피소 및 임시보호숙소 대피
    • 이동의 욕구기반 생필품 지원
  2. 4월 긴급생계비 지원
    • 주거지 전소가정, 83가정 대상 아동 긴급생계비 지원
  3. 5월, 6월, 12월 생계비지원, 심리정서지원
    • 연간 매월, 생계비 지급
    •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진행
  4. 6월, 12월 주거지 지원, 주택개보수비용 지원, 심리지원 성과측정
    • 주택개보수 지원
  5. 12월 모니터링 및 지원결과보고
    • 최종지원결과보고 및 26년 연속 계획

살아남은 아이들을 끌어안을 봄

아이들에게 재난은 다시,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전쟁 같은 재난에서 긴박하게 살아남은 그날 이후,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공간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시간은 그날에 멈춘 듯 머물러 있습니다. 삶의 터전을 무참히 할퀴고 간 화마가 아이들의 마음에는 상흔을 남기지 못하도록, 평범한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보내주신 소중한 후원금은 피해지역 아이들이 재난으로 인한 상처에서 회복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사업에 사용되며, 위기상황에 처한 국내아동들의 생계비, 의료비, 교육비에 쓰입니다.


산불 피해아동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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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산불 피해아동 회복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