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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이-팔 전쟁 400일, 중대한 아동권리 침해 빈번”
- 팔레스타인, 분쟁 중 아동권리 침해 행위의 4분의 1 차지
- 전 세계 군사 지출 규모 2조 4,000억 달러, 무기 판매가 전쟁 부추겨
- “의료 체계 무너져 다치면 사실상 사형 선고… 인도주의적 접근 보호해야”
2024. 11. 11.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이 400일을 맞았다. 1년 3개월 넘게 지속된 전쟁 기간 중 팔레스타인 아동에게 가해진 중대한 아동권리 침해 행위 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6대 중대한 아동권리 침해 행위는 ▲살해 및 중대한 상해 ▲납치 ▲성폭력 ▲아동 징집 ▲학교 및 병원에 대한 공격 ▲인도주의적 접근 거부가 해당된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에 대한 전쟁을 멈춰라: 평화로 가는 길(Pathways to Peace)〉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분쟁 중 발생한 중대한 아동권리 침해 행위를 분석했다. 2023년에 발생한 중대한 아동권리 침해 행위는 31,721건으로, 팔레스타인과 수단에서 큰 폭으로 상승해 2005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15% 증가한 수치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워진 기록을 뛰어넘었다.
분쟁 중 아동권리 침해 행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팔레스타인으로, 8,434건을 기록해 전체 발생 건수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콩고민주공화국(3,805건)과 소말리아(2,290건)가 뒤를 이었으며, 수단(1,759건)은 2022년(317건)에 비해 5배 증가해 상대적인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분쟁 중 아동을 살해하고 중대한 상해를 입힌 사례는 11,338건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하루 평균 31명으로 교실 하나 규모의 아동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으며, 이 중 3분의 1이 팔레스타인 아동이었다. 분쟁 중 중대한 아동권리 침해 행위 중 하나인 인도주의적 접근 거부 사례도 5,158건으로 10년 전보다 11배 이상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팔레스타인에서 3,250건의 인도주의적 접근 거부가 발생해 전 세계 분쟁 지역 중 가장 높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전 세계가 군사 지출에 사용한 비용은 2조 4,000억 달러로, 이탈리아 국내 총생산(GDP) 규모를 뛰어 넘은 반면 평화 및 분쟁 예방에 대한 투자는 감소했다. 분쟁 예방, 억제 및 사후 비용 등 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꾸준히 증가해 구매력 평가(PPP)기준 19조 1,000억 달러에 달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체 유엔 회원국 중 약 20%는 분쟁 지역 아동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법적 및 정치적 수단의 절반에도 서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제네바 협약 및 추가 의정서,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 등의 국제적 협약은 무력 분쟁 지역에서 아동 보호를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 외에도 무기 판매가 계속해서 분쟁을 부추기고 있으며 아동권리를 침해하는 분쟁 당사자에게 무기가 양도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중동지역 사무소장 제레미 스토너는 “지난 2일, 가자지구 북부의 자발리아 주택가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최소 50명의 아동이 사망했다. 구조 대원들이 지역에 접근할 수 없어 절망에 빠진 지역 주민들이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의료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파괴함에 따라 치료가 필요한 생존자는 사실상 사형 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 없다.”며 “모든 전쟁은 아동에 대한 전쟁이다. 가자지구에서 피해자의 대부분은 아동과 여성이다. 더 이상 아동권리 침해를 ‘부수적 피해’로 여겨선 안된다.”며 현장의 참상을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잉거 애싱은 “보고서는 아동이 살아가는 세상이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심의 여지없이 밝혀냈다. 전 세계 군사 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분쟁 예방에 대한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잘못된 초점의 결과는 치명적이다. 팔레스타인, 수단,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계속되는 분쟁으로 아동, 학교, 병원에 대한 공격이 끔찍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동의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지금 즉시 인도주의적 접근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953년부터 팔레스타인 아동을 지원해왔으며, 작년 10월 전쟁 발발 이후 계속해서 가자지구에 상주하며 아동의 생명을 구하는 보건, 영양, 아동보호 등 긴급구호를 진행해왔다. 신생아와 아동의 영양실조 치료와 임산부의 관리 및 치료를 지원하며 정신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도 제공한다. 또한, 비상 식량을 공급하고 깨끗한 물과 위생 용품을 아동에게 전달하기 위한 즉각적이고 제한 없는 인도적지원이 이뤄지도록 적극적인 국제 옹호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전쟁 속 아동을 돕기 위한 긴급구호 모금을 진행 중이다.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네이버 해피빈과 카카오 같이가치 모금함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